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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7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에 뼈 아픈 선거로 남았다. 서울시장·부산시장 자리를 압도적인 격차로 넘겨줬다. 내년 대통령선거·지방선거 역시 여론을 살펴보면 녹록지 않다.

민주당 앞에 수많은 고민이 놓인 지금, 지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떠올랐다. 현 상황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지난 10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인터뷰하며 생각에 빠져있다.
 지난 10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인터뷰하며 생각에 빠져있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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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영 전 의장은 2004년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대변인으로 26살에 본격적으로 정치입문, 2년 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 금정구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내리 3선을 했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선 시의원으로 당선, 전국 최연소 광역의회 의장까지 역임했다. 보수색채가 강한 부산에서, "한나라당 싹쓸이를 막아달라"며 민주당이 삼보일배해야 했던 시절부터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다.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지난 부산시장 보궐선거 땐 당내 경선에 뛰어들어, "닳아빠진" 환심성 공약이 아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에 집중하자는 기조를 내걸었다.

지난 10일 부산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박인영 시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보궐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부산을 향한 고뇌의 시간을 가진듯 했다.

"정치 안에만 갇혀서... 시민 언어로 잘 전달 못했다"

-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어느덧 4개월가량 흘렀다. 예비후보 탈락 후 어떻게 지냈는가.

"보궐선거를 하면서 굉장히 많이 느꼈던 게, 민주당이 과연 시민들의 마음을 잘 읽고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정치인들은 너무 정치 안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보통의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것에 문제를 느끼는지 잘 몰랐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는 의원 생활만 15년 했다. 정치 한 가운데에서 정치인의 시각으로 계속 부산을 바라봤다는 생각이다. 그게 나쁘단 게 아니라 이제는 (정치를) 조금 한 발 떨어져서 보는 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했다. 또한, 민주당이 하는 수많은 정책이나 의회나 시가 펴는 정책이 시민에게 시민들 언어로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걸 굉장히 많이 느꼈다. 특히 선거 막판에 우리가 골목에서 직접 시민을 만나는 활동을 통해서, 우리가 우리끼리 얘기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치 물'을 빼는 과정이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참패에 많은 언론에서 선거 분석이 이뤄졌지만, 부산시장 패인 분석은 뜸했다. 서울과는 패배 요인이 다를 것 같은데.

"그 지점은 굉장히 아쉽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우리(민주당) 스스로 선거에 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보지 못했다. 민주당이 철저하게 심판받은 선거였기에 '이게 뭐 때문이다' 평가할 필요조차 없지 않았을까. 시민들이 민주당을 향해 분명하게 경고를 하는 것이기에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분위기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에 대해 평가해야 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렇게 딱 짚는 과정, 우리 스스로 그 이유를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생각은 분명히 든다.

내가 생각하는 패배의 최대 이유는 우리가 당헌·당규를 바꿔서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당원 투표를 하고, 후보를 내는 일련의 과정들. 시민으로서는 민주당에게 왜 화났는지를 당이 귀를 닫고, 정치공학적으로 이걸 풀려고 했다고 느끼신 게 아닐까. 그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기 때문에 (졌다). 이 선거가 혼나는 선거가 돼야 했었고, 우리가 잘못을 반성했어야 했다.
   
보궐선거를 뛰면서 '아, 이 선거는 이렇게 치러서는 안 된다' 느꼈다. 나도 선거 초반엔 우리(민주당)가 비록 잘못한 게 있다고 해도 시민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장이라는 자리에 이제껏 부산을 망친 국민의힘에 맡길 수 없다는 확신이 굉장히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듣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니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시민들은 민주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솔직하게 고백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얘기를 해야 했다. 즉 상대를 향한 반대만 있었다. 반성과 전망으로 갔어야 했다."
 
부산시의회 의장 당시 선서하는 박인영 시의원
 부산시의회 의장 당시 선서하는 박인영 시의원
ⓒ 부산광역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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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지방선거가 10여 개월 남아 머지않았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현재로는 앞서 말했듯 일단 정치를 객관적으로 보는 노력 그리고 민주당을 부산에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서 내년에 내가 뭘 하겠다는 계획은 아직까진 없다.

다음 선거는 두 가지의 큰 변곡점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2년 겪고 난 후에 우리 사회는 사회·문화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데 이게 반드시 정치에도 변화가 올 거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단순히 선거 운동의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고, 경제 구조도 달라질 거라서 정치가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 변화를 어떻게 준비할 거냐,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에 정치는 어떻게 화답할 거냐는 질문에 분명히 답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이번 도쿄올림픽을 보면서도 느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에 올라섰다. 그러니까 예전처럼 올림픽 금메달 개수 몇 개해서 몇 등 하냐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그 자체로 승부를 즐기고, 승리한 선수나 패배한 선수들에게 기꺼이 격렬히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 BTS도 1등, 기생충도 1등, 방역도 1등. 이미 세계 선진국에 들어섰다면, 이다음 대한민국의 비전을 무엇으로 보여줄지 준비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건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선거에서 이런 논의가 좀 실종된 듯해서 굉장히 안타깝다. 우리 당도 지금 네거티브 경쟁, 그리고 정책 경쟁이라고 하더라도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냐 이재명 지사의 기본 소득이냐 이 정도 논쟁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 사회를 지금 정도로 어떻게 유지할 거냐는 논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 박형준 부산시장이 임기 4개월차인데, 시의원으로서 평가하자면 어떤가. 의원께서 생각하기에 부산시장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보나.

"사실 4개월은 평가하기가 굉장히 박한 시간이긴 하다. 하지만 본인 임기 자체가 이미 1년 남짓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미 3분의 1 임기를 썼다고 생각하면 조금 실망스럽다. 선거 준비할 때 본인의 시간적 한계를 이미 가지고 시작했으므로, 나는 아주 철저하게 시간을 잘 배분해서 쓰는 준비를 했을 거로 생각했다.

특히 박형준 시장이 취임하고 부산광역시 1차 추가 경정(추경)을 했다. 예산이라고 하는 건 '숫자로 된 정책', '숫자로 된 시장의 의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경 예산을 어떻게 짜는가를 보면 이제 박형준 시장이 무엇을 할 건지를 알 수 있다. 추경 예산에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시민에게 투자하는 예산이 거의 없었다. 박형준 시장이 시민들의 삶 속에 선착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매우 실망스러웠다. 아울러 임기 1년 안에 자기가 성과를 내서 재선을 가야 하는 박 시장, 마음이 너무 급하다. 

이를테면 어반루프(시속 300~400km 자기부상열차) 같은 경우 지금 부산시로 보면 시급한 사업은 아니다. 정치인 박형준으로, 차기 부산시장 후보 박형준으로서 보면 시급한 사업. 왜냐하면, 본인이 이 사업을 공약해서 당선됐기 때문에 어반루프 성과를 내서 다음 선거에 얘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 부산시 입장에서는 조금 더 공론화를 거치고 기술의 숙성 등을 보며 준비해도 가능한 사업이다. 그러나 이걸 무리하게 추진하는 상황은, 박 시장이 부산시 수장이라기보다는 재선 준비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이 더 강하게 보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 박형준 시장이 시의회를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20일 부산시청에서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연장 방침을 발표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20일 부산시청에서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연장 방침을 발표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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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의회는 구조적으로 민주당이 절대다수기 때문에, 시의회하고 협력 없이는 시장의 성과를 내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시정과 의회 간 파행은 없다. 하지만 시의회를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 같진 않다. 시민들의 대표 기구로서 인정하지는 않는 느낌이다. 주요한 의사결정 같은 경우는 일방적으로 한 경우가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본인 발등에 떨어진 불들이 너무 많아서 시의회와 협치할 여유가 없으신 것 같다.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 보궐 선거 예비후보 시절,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민생 선거"라고 할 만큼 민생에 주목했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 민생을 잘 보살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부 재난지원금 외에는 부산시의 특별한 정책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걱정이 많이 된다. 제가 보궐선거 때 했던 얘기가, 부산은 자영업자들이 비중이 높고 그렇기이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자영업자의) 피해가 어느 정도 광범위했는지 조사도 필요하다. 피해가 지금 닥치는 것도 있고, 내년에 오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예측되는 피해가 있을 텐데 이를 향한 대비는 현재 전무한 상황이다. 이 또한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현재 시민의 소득 기준을 판단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스템이 없는 셈이다. 시·구·군, 국세청, 건강보험공단이 가진 자료들이 통합돼 어떤 사람이 어느 정도의 소득이 있고, 어느 정도 피해를 보고 있는지 판단할 투명한 시스템이 아직은 미비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준비도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서 우리가 새 복지 정책을 도입한다고 한다면, 누구에게 얼마큼을 줄 것 인가 선별하기 위해서 (현 수준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재래시장에 있는 분들 중 사업자 등록증이 없는 분들은 지원을 받지 못한다. 여전히 이 문제 해결되지 않았다. 이러한 것들은 시가 준비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대비도 전혀 없다. 단순히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얼마큼 지원을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다만 우리가 이 과정을 2년 동안 겪으면서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렇게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취약한 계층이냐는 것을 분석해야 한다. 이는 거시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이며 시가 해야 하지만, 논의가 거의 없다. 정부가 주는 지원금을 전달하는 수준으로 시의 역할이 그쳤다."

한편, 박인영 전 의장은 20대부터 정치를 시작한 '청년 정치인' 출신이다. 현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능력주의로 대표되는 청년담론을 바라보는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더불어 그의 정치 비전을 더 들어보기로 했다. 

(* 다음 기사 "정치권에서 말하는 청년은 '인서울 4년제 대학생'"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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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알리 부국장, 동아대학보 선임기자, 前 동아대학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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