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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씨(56, 화산동)가 살고 있는 경기 화성시 A 아파트는 황구지천을 풍경으로 있는 518세대 아파트다. 황구지천을 지척에 끼고 풍광이 좋아서 아파트를 구매한 그는 최근 아파트 바로 앞으로 민자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접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화산동 사무소에서 '주민공청회'를 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주민은 공청회가 열렸는지, 무슨 계획이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해당 계획은 용인에서부터 오산까지 이어지는 민자고속도로로, 국토부가 현재 (가칭)경기중앙고속도로(주)를 우선협상자로 지정해 협상 진행중인 사업이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향후 실시협약 체결, 실시설계 및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창희씨는 "이미 43번 자동차 전용도로로 인한 소음피해가 심각하다. 새벽에 소음측정을 해봤더니 70db이상이 나왔다. 민자고속도로가 우리 아파트 100미터도 안떨어져서 교각이 세워져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라고 주장했다. 

민자고속도로가 들어오는 인근 아파트 주민은 경관침해, 소음피해뿐 아니라 심각한 환경파괴도 우려하고 있다. 
 
오산용인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지역개황도 ⓒ경기중앙고속도로(가칭)
 오산용인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지역개황도 ⓒ경기중앙고속도로(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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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은 수달 서식지로도 확인된 곳이다.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황구지천 본류에 위치하는 송산교 인근에서 수달의 배설물이 확인됐으며, 삵 또한 인근 대황교 인근에서 배설물이 확인됐다. 

민자고속도로 반대 추진위원회는 사업자 측과 면담을 한 결과, 황구지천 가운데 교각이 4-5개 세워진다는 내용의 진행 계획안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주민들은 황구지천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해당 사업안의 무효화, 혹은 지하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 A씨(46, 안녕동)는 "황구지천에 교각을 세워 6층 높이로 고속도로가 건설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졌다. 교각이 세워지면 우리 아파트와 거리도 가깝다. 지금도 소음이 심한데 향후 소음과 타이어 분진가루 등은 누가 책임지나. 방음벽을 높이 세운다면 조망권은 어떻게 되는가"라며 답답해했다. 

이에 시민단체에서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박혜정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사람들의 이동 공공성 부분에서 도로가 반듯이 필요한지 근거가 있어야 한다. 황구지천은 국가하천으로 멸종위기 수달이 발견될 만큼 생태계가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곳에 또 다시 교각 고속도로 공사를 한다는 것은 하천 행태계를 훼손시키는 행위다. 이것을 무시할 정도로 공공성이 있는가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안녕동 화성 구간에 기존 도로와 연결시키는 방법도 대안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사업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으로 협상 진행 중이다. 안녕동 구간 지하화는 황구지천 통과여건 및 서동탄 IC와의 간격 등을 고려시 지하화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선 단절 및 경관영향 최소화를 고려한 통로암거 및 선형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업은 2016년 12월 최초 제안서가 제출됐다. 2018년에 민자적격성 조사, 2019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제출 등으로 추진되고 있다. 오산시 양산동에서부터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까지 연결하는 민자고속도로이며 총 길이 17.3km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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