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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채무를 알리기 위해 전국을 누비는 박병열 선생 .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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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이 텅텅 비었어요. 8월 16일 기준 국가 채무는 931조를 돌파했습니다. 국민 1인당 국가 채무가 1800만 원이 넘었고요. 그런데도 국민은 어렵다는 것만 알지 정작 국가 채무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심각해요. 아주 무서울 정도로 심각합니다."

지난 16일 저녁 중고 트럭을 구입해 차량 옆과 뒤 전체에 홍보 문구 글을 적어서 전국을 누비는 서산시 해미면 거주 박병열 선생을 만났다. 선생은 10여 년 동안 국사채(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채무(빚)를 갚기 위한 운동)를 하는 이유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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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옆과 뒤 전체에 홍보 문구 글을 적어 놓고 다니는 박병열 선생 .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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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채무의 심각함을 대한민국에 알리는 국사채운동을 하는 중입니다. 살림은 누가 살고 뒤치다꺼리는 누가 합니까. 다 우리 국민이 하잖아요. 우리만 하는 겁니까? 우리가 없어진다고 끝이 아니에요. 대대손손 갚아나가야 하는 게 문젭니다.

제 몸이 지금보다 더 노쇠해지기 전에 나서는 겁니다. 그렇다고 매일 나갈 수는 없잖아요. 뭔 일이 터지면 그때 출발하는 겁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경주, 완도, 예천, 영주 등 안 간 데가 없을 정도로 다녔습니다.

트럭을 타고 가다 배고프면 누룽지 끓여 젓갈 하나로 배를 채우며 다녔지요. 시·군·도의회, 시장, 국회의원 등 누구랄 것도 없이 접견했습니다. 솔직히 대한민국에 잘나가는 사람도 국회의원을 건드리는 사람은 없잖아요. 저야 나이 들어 무서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내 후손을 위하는 일인데요.

 
제가 이러면 가장 힘든 사람은 집사람이지요. 개밥도 줘야 하고 다른 할 일도 많잖아요.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씩 집을 비우니 오죽하겠습니까. 상당히 반대했어요. 그래도 제가 마음이 바빠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인근 지역에만 안 나타나는 조건으로 묵시적으로 눈감아 주더라고요(웃음).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제가 안 그러게 생겼습니까? 국가 채무는 줄어들 기미가 없죠. 가만히 있다가는 커나가는 아이들까지도 사지로 내몰릴 지경이죠. 그걸 알면서 손 놓고 있는 것도 어른 된 도리가 아니잖아요. 이대로 있다가는 아이들 세상이 암담해서, 그래서 이 늙은이가 나서는 겁니다.


혼자 다니지는 않습니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잘 아는 동생을 데리고 다녔어요. 생활비를 줘가면서요. 제 돈 나가는 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제가 탑차에 적어서 다니는 글귀가 있어요.

▲국민이 알아야 하는 국가 채무 ▲비례대표 폐지 ▲국회의원 300명에서 150명으로 2분의 1로 줄이자 ▲군·시·도의원 1/2로 줄이자 ▲비례대표·구의원 폐지하자 입니다.

가정이 부도가 나면 가족이 풍비박산이 납니다. 가정은 가장이 책임을 지지요.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가 부도나면 나라는 망합니다. 그럼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 바로 국가는 국회의원이 책임져야 합니다.

지금 부채를 보면 국가에서 돈 받는 의원들 숫자부터 절반으로 대폭 줄여 국가 경비를 줄여야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목적은 좋은 의원을 뽑자는 취지에서 이런 주장을 들고 나갔습니다.


교육청에 찾아가 초등학교 전체를 3년으로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예전에야 초등학교 6년이 필요했지만 다들 유아원·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왜 굳이 6년을 다녀야 하냐고 건의했습니다.

또 하나 기억나는 건, 경주에 내려갔을 때입니다. 마침 첨성대를 지나가는데 아무리 찾아도 첨성대는 보이지 않고 나무와 화장실만 있는 거예요. 봤더니 나무에 가리고 화장실에 가려 정작 첨성대는 안 보였던 겁니다. 경주시청에 찾아가 건의했고. 결국 시정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냈습니다.

이처럼 저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놓친 것들, 그런 일들을 하나하나 바로 잡아나갈 뿐입니다."


박병열 선생이 홍보 문구가 가득히 적힌 차를 주차해놓은 상태에서 마이크를 들고 국회, 관공서 앞, 사람들 발길이 잦은 곳 등에서 이야기를 하면 "나는 밥줄이 있어서 못하지만 정말 대단하다"며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한 끼라도 따뜻하게 먹으며 해달라"고 밥을 사 주며 지지해 준단다.

추울 때는 따뜻한 차도 가져다주고 불볕더위에는 냉커피를 건네며 엄지척을 해주기에 힘내서 국사채운동을 외친다는 박병열 선생.

그는 "코로나 시국이라 지난해부터 다니지 못하고 있지만, 코로나가 물러가는 날이면 다시 중고 트럭을 타고 전국으로 돌 예정"이라며 "특히 '국민은 피가 말라비틀어지는 기분으로 산다'는 어느 소상공인의 말처럼 이런 분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을 받는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소홀히 할 때는 가차 없이 달려가 소리 높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태그:#박병열 선생, #국가 채무 알리기, #전국 투어, #부조리를 보면 언제든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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