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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수확한 옥수수. 옥수수를 한 여름 대표 간식 중 하나다.
 텃밭에서 수확한 옥수수. 옥수수를 한 여름 대표 간식 중 하나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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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소리가 숲을 울린다. 치르르르, 찌~딱 찌~딱, 맴~맴~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큰 동물들은 대부분 입을 통해 소리를 내지만, 곤충들은 날개나 다리를 비벼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높낮이 없이 단순하면서 경쾌한 그들의 소리로 여름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여름 더위는 사람의 본능인 식욕도 가져간다. 아이들 몸무게는 유지만 되어도 다행이다. 이런 한여름의 먹거리라면 시원한 수박, 참외 등 과일이 먼저 떠오르고, 다음으로 생각나는 것이 옥수수와 감자다.

특히 옥수수와 감자는 쌀이 부족할 때 주식을 대신할 정도로 중요한 먹거리였다. 물론 지금도 그 위상은 대단하다. 필자도 어릴 적 감자와 옥수수를 넣은 가마솥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에 아직도 텃밭에 옥수수와 감자를 심는 것인가 싶다.

강원도 찰옥수수는 여름 바닷가에서 꼭 먹어야 할 간식이다. 딱 해수욕철에 옥수수를 수확하기 때문이다. 말랑말랑하고 고소한 옥수수는 수확 시기를 놓치면 너무 영글어 딱딱해지고 맛이 없어진다. 그러면 뻥튀기로밖에 쓸 수 없다.

옥수수는 적당히 익었을 때 하루 이틀 사이에 바로 쪄서 먹고, 남은 것은 냉동 보관해야 다음에 해동해서 그 맛 그대로 먹을 수 있다. 2020년에 얼려놓았던 옥수수는 버터에 구워 지난봄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텃밭에 자주 가지 못한 필자의 옥수수는 너무 익었다. 뻥튀기로 먹어야 할 판이다. 물론 고향이 강원도라 이미 옥수수 한 상자를 먹었으니 뻥튀기가 될 옥수수가 아깝지 않다.

옥수수 속대를 끓여서 가글, 잇몸 통증에 효과

강원도 찰옥수수뿐 아니라 대학찰옥수수, 초당옥수수도 정말 맛이 좋다. 전국 모든 휴게소에서 언제나 옥수수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옥수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의 어머니는 이가 참 고르고 예쁘시고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 편이다.

그런데 근래 잇몸이 많이 아팠다. 구운 소금으로 양치하시거나 잇몸전용치약을 사용해 봐도 좋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옥수수 알을 발라낸 옥수수 속대 삶은 물로 가글하면 좋다는 말을 전해 들으시고 그렇게 했더니 많이 괜찮아졌다며 좋아하셨다.
 
아이들이 텃밭에서 잘 익은 옥수수를 따고 있다.
 아이들이 텃밭에서 잘 익은 옥수수를 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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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속대에는 항염, 항균작용을 하는 물질이 있어 그것을 끓인 물을 한동안 입안에 물고 있으면 잇몸염증을 완화해준다. 필자도 뻥튀기를 하려고 옥수수 알을 발라 놓은 옥수수 속대를 끓여서 가글을 해봐야겠다.

옥수수의 본고장은 중앙아메리카이다. 우리나라에는 16세기인 조선시대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한다.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가 되었지만, 재배량이 소비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대부분의 옥수수를 수입한다.

수입한 옥수수는 대부분 GMO(유전자변형식품)인 데 반해 우리나라 옥수수는 그렇지 않다. 수입옥수수를 먹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또 많은 양의 수입옥수수는 가축의 사료로 사용한다. 세계의 넓은 옥수수밭이 육고기의 대량생산을 위해 쓰인다는 말이 된다. 많은 숲이 사라지는 원인이다.

우리 건강과 자연을 위해서 고기를 소비하는 양을 줄여야 한다. 그렇게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것이 참 어렵다. 주중에는 아이들에게 햄과 치킨, 돈가스를 주고, 금요일 밤엔 삼겹살을 먹어야 잠이 오는 삶이 연속이다. 그래도 알고 있으면 조금씩 달라질 것이고, 언젠가는 적당한 육식에 익숙해질 것이다.

오늘도 목장갑을 끼고 말린 옥수수 알을 떼어낸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옥수수 알을 떼어주시던 것이 생각난다. 필자도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준다. 이렇게 물려주고 물려주고 하나 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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