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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우파들의 괴멸과 리마 그룹의 붕괴

사회주의자 페드로 카스티요가 이끄는 페루 신정부가 8월 7일 리마 그룹의 탈퇴를 선언했다. 언론매체 'La Jornada'에 따르면 페루의 신임 외무장관인 헥토르 베하르는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시행할 불간섭 외교 정책에 따라 리마 그룹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기존의 외교 방침을 뒤집을 것이라고 밝혀 왔었다.

그뿐만 아니라 작은 섬나라 세인트 루이스 또한 좌파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리마 그룹 탈퇴를 선언했다. 언론매체 'ST. Lucia Times'에 따르면 8월 7일 신정부 외무부 장관 알바 밥티스트는 그의 첫 번째 업무는 리마 그룹을 탈퇴하고 베네수엘라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리마 그룹을 몽구스 갱단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리마 그룹은 트럼프 정권 시절인 2017년에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국제단체다. 주로 우파 정부가 들어선 국가들이 참여하였고, 핑크타이드(분홍 물결)로 대변되던 좌파정권들이 하나 둘 무너지던 상황이었다. 우경화 돼 가는 남미에서는 리마 그룹을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2019년 초 베네수엘라 '두 대통령 사태'에서 정점을 찍었다.
 
페루의 탈퇴로 리마 그룹은 페루 수도 리마에서의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 페루의 리마 그룹 탈퇴 보도 페루의 탈퇴로 리마 그룹은 페루 수도 리마에서의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 La Jorn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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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그룹은 2019년 마두로 정권의 퇴진과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을 요구하면서 베네수엘라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성공했다. 리마 그룹을 내세웠던 트럼프 정권 시절 대 중남미 외교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불공정하고 부패한 것은 대다수 남미 우파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니, 어느 면에서는 베네수엘라보다 더 심했다. 결국 2019년 아르헨티나 정권교체 됐다. 10월부터 칠레를 시작으로 에콰도르, 페루, 콜롬비아, 브라질에서 우파 정부에 대한 대규모 항쟁이 일어났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항쟁에 불을 지폈다.

이후 칠레 정부는 사실상 무력화 되었고, 기존 피노체트 헌법이 폐지되고 제헌의회가 들어섰다. 볼리비아에서도 1년 만에 다시 좌파정권이 복귀했고, 페루도 올해 정권이 교체됐다. 좌파무풍지대였던 콜롬비아에서도 구스타브 페트로라는 좌파 후보가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브라질에서는 룰라가 사법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부활한 후 보우소나루 정권이 탄핵위기에 처해있다.

이렇게 리마 그룹의 토대를 이루던 나라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면서 리마 그룹은 그 영향력이 빠르게 축소됐다. 올해 8월부터 베네수엘라 여야간 협상이 노르웨이의 중재로 멕시코에서 재개되면서 베네수엘라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마저 흔들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리마 그룹은 베네수엘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사실상 붕괴수순을 밟고 있다.
▲ 리마 그룹 2019년 회의 모습 리마 그룹은 베네수엘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사실상 붕괴수순을 밟고 있다.
ⓒ wiki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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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 중남미 외교의 위기

이러한 리마 그룹의 실질적은 파산은 미국의 대 중남미 정책에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 남미 내 친미 세력을 통해 중남미를 제어한다는 계획이 3년도 안 돼 붕괴됐다. 이러한 계획을 이끌었던 트럼프 정권은 집권 4년 만에 물러났다.

현재 바이든 정부는 기존 대 중남미 정책을 새롭게 대체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이렇다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기존 트럼프 정권의 정책을 이어가거나, 이유 모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대 중남미 정책은 대부분 중미 3국(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와 멕시코와의 관계 특히 난민 유입 차단에만 집중돼 있다.

이러한 침묵의 이유가 석유 자원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중남미에 대한 관심의 저하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리튬과 구리 등 전기차 산업의 핵심 원자재가 페루, 볼리바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 몰려 있음을 생각하면 미국에게 중남미의 가치가 하락했을지언정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이 자원들이 러시아나 중국의 관할로 넘어가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막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대 중남미 정책이 앞으로도 수정되지 않은 채 침묵으로 끝난다면,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탈레반 승리처럼 사실상 미국 대외정책의 또 한 번의 실패로 기억될 것이다. 미국이 실패를 인정하고 중남미에 손을 땔 지, 아니면 좌파 정권들을 인정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려고 할지, 아니면 다시 친미 우파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실행할 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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