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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7일 오전 6시 21분]

대한민국 최저임금과 진짜 노동시간


2022년 대한민국의 최저임금이 2021년보다 5% 오른 9160원으로 책정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를 월 209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191만4440원이라고 한다. 일주일에 40시간을 근무하더라도 주휴수당 때문에 48시간으로 계산돼 임금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관련 기사: 주휴수당의 딜레마, '유급주휴일'은 과연 필요한가). 

40시간을 일하면 8시간 임금이 더해져 지급된다니 미국에는 없는 제도라 새롭다. 1년이 52주니까 52일의 유급 휴일이 있는 셈이다. 여기에 15일 법정 유급휴가까지 더해지면 휴일은 최소 67일이 된다. 

그런데 한국 직장의 야근 문화 때문에 주 40시간 근무 규정이 지켜지는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는 정규 근무와 야근을 합해 최대 주 52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이쯤 되자, 8시간의 유급 주휴수당은 사용자가 주는 돈이 아니라 노동자가 야근으로 일한만큼 받는 대가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주52시간 근무가 최대치가 아니라 정규근무처럼 인식되는 것 말이다. 

미국의 시급제

미국에서 시급제 노동자와 연봉제 노동자의 차이는 '근로조건'에 있다. 시급제 노동자는 시간당 약정된 금액을 받고 일한다. 필자가 현재 직장에 고용됐을 때 서명한 계약서는 기본적으로 '일주일 40시간 근무에 시급은 얼마', 이게 전부다. 풀타임은 주당 40시간, 파트타임은 24시간 일하는 것이 표준이다. 계약서에 명시된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노동시간이 곧 임금이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임의로 노동시간을 늘리고 줄인다면 노동자의 수입이 일정치 않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노동자 A의 근로조건이 주 40시간(하루 8시간, 주 5일) 풀타임에 시급 20달러라고 가정해보자.
 
20(시급) x 8(하루 근로시간) = 160달러(하루 임금) 
20(시급) x 8(하루 근로시간) x 5(주 5일 근무) = 800달러(일주일 임금) 
20(시급) x 8(하루 근로시간) x 5(주 5일 근무) X 52(일년은 52주) = 4만1600​달러(일년 임금)

이런 계산이 나온다. 미국은 격주로 2주분 주급을 받기 때문에 월급 개념이 없다.

시급제 노동자는 일터에 도착하는 순간, 시스템에 등록하고 근무를 시작한다. 이걸 미국에선 '클록 인(clock in)'이라고 한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이 순간부터 점심시간 빼고, 하루 8시간 일하고 퇴근할 때 다시 '클록 아웃'(clock out)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기준점이 되는 것이라 보면 편하다. 미국 시급제 노동자의 하루 임금은 시계(clock)에 찍힌 시간에 시급을 곱해 계산합니다. 미국에선 이걸 타임카드(timecard)라고 한다.
휴대전화 앱을 이용해 클록 인과 클록 아웃을 할 수 있다. 이미지 아래는 타임카드의 일부.
 휴대전화 앱을 이용해 클록 인과 클록 아웃을 할 수 있다. 이미지 아래는 타임카드의 일부.
ⓒ 김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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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필자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노동법은 4시간마다 유급 휴식 10분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유급이란 말은 클럭 아웃하지 않아도 된단 뜻이다. 따라서 8시간 중 근로자가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10분 휴식 두 번을 뺀 7시간 40분이다. 흡연자는 이것을 스모크 브레이크(smoke break)로 이용하기도 한다. 회사에 따라 15분 휴식을 제공하는 곳도 있어서 이 경우 하루 근무 시간이 7시간 30분인 셈이 된다.  

시급제와 오버타임(feat. 주 52시간 근무제)

만일 노동자가 하루 8시간 근무량을 초과하게 되면, 초과분은 오버타임으로 계산돼 그때부턴 시급의 1.5배를 받게 된다. 초과분은 타임카드를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A가 8시간 근무 후, 2시간 야근을 했다고 치자. 그럼 그날 임금은 이렇게 계산이 된다.
 
(8 x 20) + (2 x 20 x 1.5) = 220달러

하루 임금이 160달러인데, 2시간 야근으로 60달러를 더 벌었다면 나쁘지 않다. 그럼, 일주일에 네 번 2시간씩 야근을 하고, 마지막 금요일은 야근 4시간 해서 주 52시간 근무했다고 가정하자. 그럼, 임금은 어떻게 계산될까? 야근없는 일주일 임금은 800달러인 데 비해, 52시간 근무한 일주일 임금이 50% 가까이 증가한다.
 
[220(두시간 야근한 날 하루 임금) x 4] + [(20 x 8) + (20 x 4 x 1.5)] = 1160달러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하루 12시간 이상 초과분에 한에서는 시급의 2배를 받도록 한다. 일주일 내내 근무하고 여섯 번째 날(토요일)에도 일하러 나오면 임금 전체가 시급의 1.5배가 되고, 일곱 번째 날(일요일)에도 일하러 나오면 시급의 2배를 받는다. 따라서 미국(특히 캘리포니아) 회사는 시급제 노동자가 오버타임하는 걸 최대한 막으려고 한다. 법이 금지해서가 아니라, 야근 자주 시키면 월급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셈이기 때문에 고비용을 감수할 사용자가 없다.

노동자 입장에서 시급제가 좋아 보이는 이유는 하루 8시간 근무량을 마치면 그걸로 노동자의 하루 일과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또한 1년치 수입도 그대로 유지된다. 미국에서 오버타임은 매니지먼트가 승인해야 가능하다. 내가 더 일하고 싶다고 해도 진짜 급한 일 아니면 회사가 나서서 말린다. 따라서 노동자는 8시간 일하고 나면 정시 퇴근한 뒤 취미생활도 하고, 아이들 숙제도 도와주고, 가정을 꾸려 나가는 등 일과 사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미국의 연봉제   

시급제가 시간당 임금을 받는 조건이라면 연봉제는 일한 시간과 상관없이 약속된 금액(연봉)을 받는다. 그리고 대부분 연봉은 고액에 설정된다. 다시 말하면, 연봉을 받는 노동자는 일한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표 달성'이 우선이다. 업무를 마치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을 일해도 오버타임 수당은 없다. 따라서 이들은 시간제 노동자처럼 '클록 인(clock in)'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8시간 근무를 채우지 않아도 시급제 노동자처럼 문책받지 않는다. 

미국에서 연봉제는 주로 매니저급에 해당하는데, 이들은 관리직(Management)이라서 맡은 책임이 있다. 따라서 시간제 노동자처럼 퇴근 시간 됐다고 그냥 집에 가 버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영화같은데 손님 앞에 두고, 퇴근 시간 종이 땡 울리면 퇴근하는 직원 보신 분들 있을 거다. 이들은 시급제 노동자들이다).

쉽게 말해, 돈을 더 많이 받는 대신 맡은 책임을 다해야 하는게 연봉제 노동자들이다. 또한 업무량이 정해진 사람들 가운데 연봉을 받고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역시 근무 시간에 상관없이 맡은 바 일만 마치면 한다. 한국엔 포괄임금제라는 것이 있어 추가 근무수당이 발생하더라도 오버타임 청구를 못하고 동일한 일정 금액의 월급을 받는다고 한다. 연봉제와 비슷한 개념인거 같은데, 연봉제가 되기 위해선 업무량이 현실적이어야 하고, 월급은 좀 많아야 한다.

시급제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한 조건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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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미국의 모든 시급제 직업이 최저인금으로 책정돼 있다면 연봉제와 비교해서 딱히 좋을 게 없을 것이다. 한 집안을 이끄는 가장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한다는 설정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가장의 월급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면 그건 뭔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시간당 최저임금은 13달러(25인 미만 사업장), 14달러(25인 이상 사업장)로 정해져 있다.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은 7.25달러로 2008년 이후 변화가 없습니다. 캘리포니아주처럼 주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이 연방정부 지정 최저임금보다 높을 경우, 고용주는 주 노동법을 따라야 한다.

사실 미국엔 시급제 노동자가 연봉제 노동자보다 많다. 직종에 따라, 직업에 따라, 시간제 임금이 다양하게 책정되어 있다. 현재 미국의 평균 시급은 26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다. 또한 시급은 1년마다 업무 수행능력 평가 후, 물가상승을 감안해 매년 2~6% 정도 사용자가 올려준다. 보통 3% 대로 보면 무난하다.

하지만 시급제 노동자도 노후를 준비해야 하고, 휴가도 가야 하고, 아프면 치료받고 쉬어야 낫는다. 미국에서 시급제 노동자는 의료보험, 연금(401K), 단기장애(아프거나 다칠 경우) 보험 및 산재에 대한 혜택 뿐만 아니라, 유급 휴가 및 병가 혜택도 있습니다. 시급제 노동자와 연봉제 노동자의 차이는 근로조건일 뿐, 고용으로 인한 혜택은 동일하다.  

고액 연봉은 모든 직장인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하지만 직장생활과 사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 역시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정한 수입과 함께 하루 8시간 근무 후 개인 생활이 보장되는 시급제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개인블로그 californialife.com에도 포스팅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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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금속공예가의 미국 '속'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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