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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9일 오후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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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3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 예방 관리 안내' 개정판(제5판)을 전달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학교현장에서 코로나19 관련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운 게 개정판의 핵심이라고 한다. 이번 지침을 통해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학교가 지역 보건당국·교육청과 협의해 귀가 조치 범위와 시간 등을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고도 한다.

개정된 '확진자 발생 시 대응'의 문제점
 
교육부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안내(제5판)(배포용)의 '확진환자 발생시 대응' 부분 캡처
 교육부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안내(제5판)(배포용)의 "확진환자 발생시 대응" 부분 캡처
ⓒ 김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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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여러 학교에서는 1학기 내내 적용했던 원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개정판(제5판) 이전의 지침으로, 21년 2월경 발송한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 예방 관리 안내' 개정판(제4판)의 내용이다.

- 학교는 확진환자 발생 시 모든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귀가조치 후 등교수업을 원격 수업 체제로 전환
- 확진환자는 보건당국 격리해제 할 때까지 등교 또는 출근 중지
-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학교 정상운영(등교수업)이 가능한 경우 확진환자와의 접촉자를 제외한 학생,교직원은 등교 재개
- 확진환자와 접촉한 학생 및 교직원은 격리통지에 따라 14일간 자가격리(등교·출근 중지)


교육부 개정판(제5판)의 내용은 이전의 지침과 방법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지만, 학교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 보건당국은 학교의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를 하여 밀접접촉자와 선별검사 대상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개정판의 내용을 보면, 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언급 없이 지역보건당국과의 '협의'를 언급하고 있다. 과연 지역보건당국이 확진자 발생 시 학교와 즉각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긴밀한 협조체제가 구축되어 있는지 의문이다. 

보건당국은 학교의 학생 및 교직원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업무를 하는 곳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보건소는 업무과다로 어려움을 겪거나, 교육청 담당자 혹은 학교와 소통하기 힘든 경우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

지역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방식은 지역 혹은 담당자마다 서로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역학조사팀이 직접 학교에 방문하여 학교 내 교실, 식당 등 시설을 살펴본 후 신속하게 결과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케이스에 따라 유선상으로 학교에 역학조사 결과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또한 케이스 별로 역학조사 기간이 다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확진자 발생 시 지역 보건당국의 역할은 바로 '역학조사'이다. 그러므로 보건당국이 역학조사가 진행되는 과정 혹은 조사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와 협의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육(지원)청도 생각해보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확진자 발생 시, 학교가 교육청과 협의를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이것 또한 의문이다. 교육청 역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육부의 지침에 의거하여 학교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존에도 교육청은 학교를 돕기 위하여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조가 매우 요구되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마저도 각 기관의 산적한 업무로 인한 업무마비 그리고 다양한 변수로 인하여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교육부 개정판에 따라서 교육청이 학교와 협의를 해야 한다면, 교육청의 어느 부서, 누구를 담당자로 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학교는 매우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워한다. 

과연 학교 내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때, 교육청 담당자는 학교와 일대일로 원활한 협의를 진행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이는 교육청에서 코로나19 대응 실무를 담당했던 당사자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확진자 및 밀접접촉자 발생 등 위기학교는 매우 다양한 케이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의 상황에서 지침상 명확하게 '전면 원격수업'이라는 원칙이 있더라도, 적용여부와 방법에 대하여 도움을 받기 위해서 교육청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확진자 발생 시 학교 현장에서 보건당국 및 교육청과 협의하여 결정하고 조치를 하라는 것은 원격수업을 최소화하기 위한 학교의 유연성과 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령 교육청 누군가를 담당자로 지정하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교에 대한 협의를 하도록 업무와 권한을 준다고 한다면, 추후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문제 혹은 민원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울타리를 보장해줄 수 있는가.

국가적 재난상황인 위기상황 속에서 긴급하고도 신중해야 하는 결정을 '유연성'과 '협의'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여 전가하는 일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확진자 발생 시 개정된 내용으로 학교에 또다시 일대혼란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학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학교의 역할인 '사회성'을 배우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고 본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학교의 역할인 "사회성"을 배우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고 본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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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 관계자는 "세 학기 동안의 경험에 비춰 보면 학교에 확진자가 다녀갔어도 추가 감염된 사례가 드물었다. 그동안 역학조사관들도 노하우가 생겼다"며 "원격수업 전환 대상자 범위를 최소화해 아이들이 학교에서 또래집단과 같이 어울리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역학조사관들은 확진자의 동선을 조사하여 그들의 노하우가 아닌 관련 지침과 원칙 등 객관적 기준을 바탕으로 밀접접촉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하지만 원격수업 전환 대상자 즉 접촉자를 최소화하여 친구들과 학교에서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언급은 '주객전도'라는 생각이 든다. 즉 학생의 안전을 고려하기보다는 등교 자체에 너무 치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학교는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닫아야 하는 중요한 기관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하여 등교해도 학교의 중요한 역할인 사회성을 배우기에 부족했다고 느낄 것이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쉬는 시간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친구들과 거의 접촉하지 않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켰다는 초등학생, 학기의 반이 지나도록 옆 친구가 누군지도 모르고 지내며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킨 학생도 있다고 들었다.

한편으로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과 붙어서 마스크가 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어울리는 일부 학생들을 위해서 교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생활지도를 하느라 많은 애를 썼다. 그 노고는 학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원격수업으로 친구와 선생님과의 관계를 통한 사회성 함양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매우 엄중한 감염병 상황 특히, 가장 높은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상황에서 '학교의 또래집단과의 어울림'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씁쓸하다.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초심과 부합되지 않는 논리라고 본다. 

나는 2020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학교와 교육청에서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하였고 확진자 발생교 등 위기학교를 돕는 일을 하였다. 그럴때마다 내 품에 꼭 끼고 다녔던 것은 교육부의 지침이었다. 이것은 나에게는 나침반이자 안전판과도 같은 든든하고 소중한 존재였다. 

이번 교육부의 코로나19 개정판이 부디 우리 학교와 모든 교육구성원에게 그런 존재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최우선으로 반영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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