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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건물
 사람과사람 건물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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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존재를 규정하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이다. 사람이 어디 사는가에 따라 달라지듯, 기업 역시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진다. 강남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한 회사와 서울 외곽 주택가에 위치한 기업이 같을 수는 없다.

사회적기업 사단법인 사람과사람(이하 사람과사람)은 그 후자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재가요양 등의 돌봄 사업을 하는 사람과사람은 약 1년 전 나름 양천구의 번화가 중 하나인 신정 네거리에서 나와 신월3동 주택가에 들어갔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번화가로 가는 것이 보통인데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것이다. 그것도 자신들이 직접 건물을 지었다.

실제로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 옆 신월3동 주택가에 가면 주위와 어울리지 않는 건물 하나가 우뚝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사람과사람 건물이다. 왜 사람과사람은 번화가를 마다하고 주택가로 들어왔을까? 지난 3일 사람과사람 윤연옥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민 자산화 대신 사회적경제기업 자산화

 
사람과사람 윤연옥 이사장
 사람과사람 윤연옥 이사장
ⓒ 사람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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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사람은 왜 이전을 하게 되었나요?

"사람과사람은 2006년 양천지역자활센터 자활기업으로 출발했어요. 이후에 사단법인으로 만들고 사회적기업이 되면서 규모도 커지게 되었는데, 회의실도 있고 공간도 넓은 곳을 쓰다 보니 매월 월세가 400만~500만원이었어요. 그게 너무 아까웠죠. 그래서 2018년부터 알아보다가 이곳 건물을 매입하고, 새로 짓고 작년 9월에 들어오게 되었죠."

- 시민자산화는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요즘 시민자산화가 이슈인데.

"처음에는 지역에서 논의를 많이 했어요. 우리도 시민자산화 하자고.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다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까. 구청에서 공간을 줘도 아주 작고, 또 접근하기 힘들고, 같이 모일 수 있는 구조도 안 나오니까. 그런데 책임질 만한 기업들이 별로 안 보이는 거예요. 대게 조그맣고 한두 명 상근하고 이런 데라. 시공비, 땅 매입비, 세금까지 합쳐서 23억원 정도 들었는데 1억원이라도 분담할 만한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단독으로 진행하고 다만 공유사무실을 만들었죠. 4층에는 5개 기업이 들어가 있거든요. 사회적경제기업 자산화죠."

- 사람과사람 홀로 23억원을 책임지기 어렵지 않으셨나요?

"힘들었죠. 그동안 모아 놓았던 돈을 다 털어 썼어요. 우수 사회적기업이라 신나는조합에서 운영자금으로 3억원을 이자율 1%로 받았고, 전체 사업비의 70%, 16억원은 허그(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이자율 1.5%로 대출 받았어요. 도시재생지역에서 공간을 만드는 조건으로요. 10년 뒤부터 원금을 갚아야 하는데 열심히 모아야지요. 이자가 200만원 정도 돼요."

시세차익 대신 소셜미션
 
사회적기업 사람과사람
 사회적기업 사람과사람
ⓒ 사람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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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재생지역에 건물을 마련하는 게 많이 다른 건가요?

"와보셔서 알겠지만 여기가 토지 지가가 확 올라가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지역이 아니에요. 교통편도 안 좋고, 너무 외지고. 만약 기업의 이익만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곳에 입지를 정한 거죠. 도시재생지역에서 허그 자금으로 건물을 세우려면 자산 가치 증식은 거의 바라보면 안 돼요."

- 그럼 왜 굳이 도시재생지역으로 들어오셨죠? 단순히 허그 자금 때문에?

"그보다는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었어요. 신정 네거리에 있었을 때는 만날 주민도 없고, 다 지나가는 행인이지만 여기는 나가면 다 이웃이잖아요. 사회적기업으로서 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많거든요. 마을기업을 만들어 공영 주차장을 관리할 수도 있고, 김치공장도 만들 수도 있고. 돈 바라고 온 게 아니죠."

- 도시재생지역이긴 하지만 그래도 신월3동은 그 중에서도 외진 편에 속하는데?

"예전부터 사옥을 마련하면 목동 말고 인프라가 없는 신월동에 얻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양천구가 동서로 편향된 인프라로 유명하거든요. 사실은 건물 알아볼 때 목동역 역세권에 30억짜리 건물이 있었어요. 그걸 샀으면 아마 지금은 40억 정도 됐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 사업을 하려면 여기가 더 낫다. 기업의 내용도 풍성해지고. 이사들이 동의해 주셨죠."

주민들과 함께하는 기업
 
신월3동 도시재생지역
 신월3동 도시재생지역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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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처음에는 다들 불편해했죠. 교통도 그렇고. 그리고 이게 우리 건물이냐, 허브 건물 아니냐고 했죠. 그런데 점차 달라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이 실감이 안 났는데, 주택가로 옮겨 이웃 주민들이 들락날락하고 도시재생에 참여하다보니 느낌이 달라진 거죠. 항상 나가면 이웃이니까. 그분들이 먼저 손 내미시고 상의해 주시고. 맨날 사무실에서 일만 하면 모르거든요. 공간을 옮겨 주민들과 접촉하다보니 저절로 교육이 돼요."

- 도시재생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신가요?

"그럼요. 여기 바로 옆의 옆의 건물이 신월3동 도시재생지원센터거든요. 사회적기업이 역할을 해야 될 것 같아서 도시재생주민협의체에도 가입했고, 인원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사업 공유를 하고 있지요. 직원들에게도 본인들이 원하고 필요하면 방문요양 말고 주민자치위원회도 들어가 보라고 해요. 또 들어오라고 연락도 와요. 직원들도 그러다보니 달라졌죠."
 
도시재생지역 한 가운데 사람과사람
 도시재생지역 한 가운데 사람과사람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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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이런 건물이 왜 동네에 들어서 있냐고 하셨는데 이젠 주민들이 궁금해 하세요. 여기 뭐하는 데냐고, 뭐하는지 크게 좀 걸어놓으라고 하고. 저희가 간판을 새로 만들거나 포스터를 하나 붙이면 여기 30~40년 사신 어르신들이 이렇게 보고 있다가 그걸로 하니까 훨씬 예쁘다고 하시고. 그런 게 너무 재미있고. 초 관심의 대상이 되었죠. 공유주방도 많이 쓰시고.

또 제가 여기서 활동을 하니까 우리 어머님이 이렇다면서 방문요양 서비스 상담도 하고, 이런 것들이 점점 이루어져요. 그래서 우리 어느 이사님은 아예 여기가 좀 취약 가구들이 많이 사는 곳이니까 법률자문상담소 이런 것도 하자고 해요."

사람과사람의 도전은 현재진행 중이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에 밀착하여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부디 많은 이들이 그들과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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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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