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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에 구워낸 생선구이는 먹을수록 당기는 마성의 매력이 담겨있다.
 숯불에 구워낸 생선구이는 먹을수록 당기는 마성의 매력이 담겨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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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추억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이면 더더욱 그렇다. 하여 어릴 적부터 먹어왔던 우리네 향토 음식이 최고다. 이국적인 맛과 매운맛의 열풍도 우리 고유의 음식 맛 앞에서는 금세 잊혀진다.

이번에는 전남 고흥의 맛을 찾아 가보기로 하자. 지역마다 고유의 맛과 향토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고흥의 참맛은 단연코 이게 아닌가 생각한다. 생선구이다. 그것도 손맛 좋은 고흥의 아주머니들이 숯불에 정성으로 구워낸 숯불 생선구이다. 숯불에 구워낸 생선구이는 먹을수록 당기는 마성의 매력이 담겨있다.

전남 고흥에는 9가지 맛이 있다. 녹동 장어탕과 구이, 고흥 계절 한정식, 고흥 한우구이, 바지락회무침, 서대회무침과 조림, 갯장어 샤브샤브와 회, 전어회와 구이, 나로도 삼치회와 구이, 굴(피굴)이다.

고흥군은 이렇게 9가지를 고흥 9미로 선정했다. 숯불 생선구이가 빠진 게 참으로 아쉽다. 하지만 고흥 9미에는 없지만 전남 고흥을 대표하는 맛의 으뜸은 고흥 생선구이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숯불에 구운 생선구이는 고흥 최고의 별미로 어디 내놓아도 자랑할 만하다.

나도 모르게 숯불 생선구이 향기를 따라 왔다. 고흥 전통시장 어물전 숯불 생선구이 가게 앞이다. 생선(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옛 속담 속에 나오는 집 나간 며느리는 아마도 고흥 며느리가 아니었나 싶다.
 
고흥 전통시장이다. 5일마다 장이 열리는 고흥 장날은 4일과 9일이다.
 고흥 전통시장이다. 5일마다 장이 열리는 고흥 장날은 4일과 9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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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전통시장이다. 5일마다 장이 열리는 고흥 장날은 4일과 9일이다. 찾아간 날은 장날이 아닌 평일 오후다. 장날이 아니어서인지 숯불 생선구이 가게 역시 한산하다.

전남 고흥의 명물로 최근 인기 급상승하고 있는 숯불 생선구이에 대해 알아봤다. 고흥 전통시장 초입에 있는 한 생선구이집의 주인, 임숙자(65)씨다.

"생선을 이렇게 숯불에다가 구워요. 손질 싹 해가지고 우리가 (소금)간을 잘해서 태양(햇볕)에다 말려서 숯불에다 구워요. 생선이 다 익은 상태에서 참기름 발라 깨를 뿌려요."

임씨의 생선가게는 올해로 25년째다. 예전에는 2년마다 가게 자리가 바뀌었으나 지금은 고정이다. 한곳에서 장사를 계속할 수가 있다.

반 건조한 생선을 참숯에 구워 맛이 유별나다. 숯불에 굽는 숯불 생선구이는 생선 크기에 따라 그 굽는 시간도 다르다. 한 시간 남짓이면 맛있게 잘 구워지는데 큼지막한 생선은 무려 2시간여를 굽는 것도 있다.

"최고 잘 나가는 거는 조기, 갑오징어, 서대, 양태입니다. 돔 같은 건 제사상에 올리고, 민어도 잘 나가요. 10여 가지의 생선을 굽습니다. 생선은 고흥 앞바다에서 나오고, 여수 것도 있고, 수입해온 러시아산도 오고, 거짓말은 못 해요."

"도다리 3마리에 2만 원, 서대구이 한 무더기 3만 원, 조기와 민어 2만 원, 양태 2만 원, 갑오징어 한 마리에 2만 원, 농어 3마리에 4만 원인데 말 잘하면 3만 원에도 줘버려요."


숯불에 구워낸 생선구이 종류가 제법 다양하다. 고흥과 여수 연근해에서 잡아 온 생선부터 러시아 수입산까지 있다. 또한, 숯불에 굽는 생선은 불 조절이 중요하다고 한다. 정이 넘쳐나는 재래시장인지라 흥정도 있고 에누리도 있다.

"불 조절을 잘해야제, 은은한 숯불에 구워요. 싼 불에다 하면 고기가 우(위)에는 타버리고 속은 잘 안 익어요. 감으로 구워요."

임씨는 고흥 숯불구이 생선이 국내에서 제일 맛있다고 한다. 생선구이 장사를 해서 2남 1녀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냈다며 생선구이는 자신의 인생이라고 말했다.

"고흥 숯불 생선구이가 최곱니다. 생선구이로 2남 1녀를 키워냈습니다. 생선구이는 제 인생입니다."
 
고흥 전통시장 숯불 생선구이 가게에서 한 고객이 숯불 생선구이를 구매하고 있다.
 고흥 전통시장 숯불 생선구이 가게에서 한 고객이 숯불 생선구이를 구매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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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 생선구이에 입맛 사로잡혔다. 병어구이, 민어구이, 참돔구이에 밥을 먹어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가 있다. 또한, 갑오징어구이에 마요네즈 간장을 찍어 술안주로 먹으면 누구나 그 맛에 빠져들고 만다. 한번 맛보고 나면 숯불 생선구이 맛을 못 잊어 이곳을 자꾸만 찾게 된다.

커다란 숯불 화덕에 구워낸 생선구이는 은은한 숯 향기가 압권이다. 그 독특한 풍미 앞에서는 자칭 미식가라 자부하는 이들도 그 맛을 인정하게 된다.

양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생선 살을 발라 먹어야 찐이다. 생선구이 한 토막을 들고 갈비 뜯듯이 뜯어먹어도 좋다. 젓가락을 쓸 새도 없이 생선은 사라진다. 이렇듯 숯불 생선구이 맛에 푹 빠져든 사람들 때문에 고흥 재래시장에는 현재 숯불 생선구이 가게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맛사랑의 맛있는 세상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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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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