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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정비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주 수입원이었던 내연기관차의 엔진, 변속기 부품이 전기차에서 사라졌기 때문. 시장 변화에 따라 지역 정비업계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일반 자동차에 투입되는 부품은 대략 3만 개 정도다. 엔진부품이 6900개로 가장 많고 구동·전달 및 제동장치부품이 5700개, 차체부품 4500개, 전장품·전자부품 3천 개, 기타 5400개 순이다. 

그런데 내연기관차에서 필수로 여겨졌던 엔진부품이 전기차에선 전혀 쓸모가 없다. 전기차는 엔진이 아닌 전기모터를 주동력 장치로 사용하기 때문. 구동·전달 및 제동장치부품과 전장·전자부품도 반 수가량 불필요하다. 일본자동차부품협회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는 있는데 전기차엔 불필요한 부품이 1만1천여 개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정비업계에서는 전기차 확산이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그동안 엔진·미션 등을 정비해 생업을 유지해왔는데 전기차가 더 보급되면 이 자체가 어렵게 된 것.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에서 모두 사용되는 부품들마저도 기술이 발달해 교체 주기가 훨씬 길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제주도는 주유소와 정비업소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률이 5%에 달하는 기간(2015~2019년)에 제주도 자동차 정비업소는 59곳(12.6%)이나 폐업했다.

10년 후 상황은 더 나쁘다. 제주도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3만9951대에서 2030년 37만7217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기간 정비업소는 502곳(2019년)에서 21곳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일자리도 대폭 줄어든다. 2030년이 되면 주유소와 정비업소 등 관련 종사자가 제주에서만 6천 명 감소하기 때문. 전국으로 따져도 정비업체 종사자 9만6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 예상치는 자동차 정비업계의 생존전략이 시급히 마련돼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강원자동차검사정비 협동조합, 공동구매 통해 소비자와 상생
 
▲ 강원도자동차검사정비협동조합 임원. 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백순 이사장, 이영섭 부이사장, 유종호 감사, 김상섭 이사, 진기철 이사
 ▲ 강원도자동차검사정비협동조합 임원. 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백순 이사장, 이영섭 부이사장, 유종호 감사, 김상섭 이사, 진기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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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서도 전기차 보급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주시는 2017년부터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이로 인해 그해 말 37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7월 말 971대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차 206대, 하이브리드차량 5554대까지 합하면 총 6731대가 친환경차로 운행되고 있다. 이는 원주시 전체 차량 등록 대수 18만2711대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친환경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지역 정비업체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정비 수요가 급감했는데 전기차까지 확대되니 수익이 대폭 감소한 것. A자동차정비공장만 해도 한때 30여 명의 직원을 고용했지만 지금은 20명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주 몇몇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진광카독크(대표 성백순), 안전공업사(대표 이영섭), 중부자동차(대표 진기철), 골드공업사(대표 김상섭), 신흥공업사(대표 유종호)가 지난달 20일 강원도자동차검사정비협동조합(이사장 성백순, 이하 자동차검사정비협동조합)을 창립한 것. 

유종호 신흥공업사 대표는 "제주도 500개 정비업체가 10년 후에 21곳만 남는다고 하니 지역 정비업계가 충격에 빠져있다"며 "뜻있는 정비업체 다섯 곳이 모여 '이렇게 죽을 순 없다'고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대 변화에 따른 생존전략으로 공동사업 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자동차검사정비협동조합은 기존 정비업체는 물론 고객과도 상생 가능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동구매 및 자동차부품 관련 판매 생산사업'. 자동차 도색 안료나 오일, 배터리, 워셔액 등을 공동으로 매입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유 대표는 "가격은 낮추면서도 고객에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른 업종 협동조합과 교류도 강화해 해당 조합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별 업체들이 협동조합으로 한데 뭉치니 이에 따른 이점도 쏠쏠하다. 직원 (기술) 교육만 해도 과거엔 각각 진행했는데 이제는 한 곳에서 가르칠 수 있게 된 것. 학원 등의 교육 시설을 갖춰 최대한 지출을 절약할 것이라고 했다.

사업 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현 정비사업 외에도 중고차 매매업, 세차업, 폐차업, 환경폐기물(배출가스, 폐배터리) 처리업 등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M&A(인수합병)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비복 등의 일상용품도 OEM(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비용은 최대한 줄이면서도 인력은 효율적으로 운영해 전기차 시대에서도 살아남겠다는 계산이다. 

한편, 자동차검사정비협동조합은 소비자와 조합원 권익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개별 업체를 찾는 고객에게 자동차 안전관리나 차량 관리요령 등을 지도하기로 한 것. 보험회사 공동대응(정비수가 임의삭감)을 통해 불공정 관행도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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