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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꿈을 그대로 지켜나가고 실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환경이 변하고 마음이 변함에 따라 꿈도 변하는 것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꿈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내가 꿈을 포기하거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항상 우리의 주변에 있었지만, 어떤 이유로든 우리가 눈길을 주지 않았던 것뿐이다. 눈길이 다시 그곳에 머무를 때, 즉 관심을 두기 시작할 때 우리는 꿈이 내게 손짓을 한다고 느낀다.

그 느낌으로 꿈을 다시 펼쳐가는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필자는 지난 7월 말 SNS로 울산시에 거주하는 정홍근 시인을 인터뷰했다. 작곡가이자 교사인 정홍근 시인은 시와 디카시뿐만 아니라, 아동문학에도 관심이 많아 여러 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다.
 

- 먼저 어떠한 과정을 거쳐 다시 시를 쓰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에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초. 중. 고 시절 내내 문예부에 가입해서 활동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교지 편집부에 들어가 취재와 기사 작성도 경험해보고, 축제 기간엔 시화전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과 서로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 보면 '시'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그런 '짓'을 하고 놀면서 즐거웠으니,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겠지요.

대학생 때는 몇몇 친구들과 문학동아리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였습니다. 나름 공부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열심히 작품활동도 했으나, 또래들끼리의 공부는 당연히 체계가 부족했고, 청년기의 무질서한 열정으로 마구 써댔던 글들은 혼자만의 세계 속에서 점점 길을 잃어갔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글을 쓰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았고, 그렇게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을 당연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디카시'를 알게 되면서 맘속 깊이 숨어있던 꿈을 다시 꾸게 되었습니다."
 

- 왜 시를 쓰시나요? 시를 쓰며 사는 삶은 어떠한 의미가 있습니까?
"시를 쓰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작품의 수준을 떠나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시를 쓰는 일은 때로 힘들고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다른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쓰려면 얼마나 뼈아픈 창작의 고통을 느껴야 하는지 시인이라면 다 알 것입니다.

그런데도, 시를 쓰는 일은 보람찹니다. 작품에서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나 방향이 실제 나의 삶과 거리가 있어서 부끄럽거나, 표리부동한 사람이라는 느낌에 괴로울 때도 있긴 하지만 그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를 다진다는 점에서 인생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움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와 갈망이야말로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여깁니다."
 

- 사진문학에 관심이 꽤 많으신 것으로 아는데, 사진문학에 대한 견해와 포부가 있다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사진 전시회에 가거나, 매체를 통해 사진 작품을 접할 때마다 사진도 물론 정성껏 감상하지만, 작가가 붙인 제목이나 짧은 글을 더욱 유심히 보곤 하였습니다. 잘 붙인 제목 하나가 작품을 다른 수준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사진과 문학의 협업도 참 재미있는 작업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카시를 비롯한 사진문학을 접하고 공부하면서, 현시대에 아주 잘 맞는 문학의 방법이자 소통의 방법이며, 작가와 독자의 거리를 좁혀 더 많은 이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이왕에 사진문학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보다 가치 있는 작품을 쓰도록 정진하는 것은 물론,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학생들에게 사진문학을 알리고 나누는 기회도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 진솔한 말씀을 들으니 정홍근 시인님께서는 사진문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끝으로 애착이 가는 자신의 작품과 함께 좋아하는 타 시인의 작품도 한 편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인생'이라는 디카시와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화곡 양향숙 시인님의 디카시 '골'을 소개하겠습니다."
 
인생
 인생
ⓒ 정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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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정홍근


출연자만 정해진 무대,
어떤 악보로
어떤 연주를 할지

이미 막은 올랐다

 
 
[시작 노트]

 
지난 7월 초, 제가 활동하는 음악 단체에서 창작동요발표회를 하였습니다. 얼른 보기에는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새로 만든 창작동요를 발표하는 행사였지만, 이날 하루를 위하여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이 준비해온 과정을 안다면, 그 의미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창작동요발표회
 창작동요발표회
ⓒ 정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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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와 작곡가, 편곡자, 국악관현악단, 가창자 어린이들과 가창 선생님, 무대팀, 영상팀, 음향팀 등 수많은 이들이 서로 조율하고, 조정하면서 리허설을 거쳐도, 본 무대에서는 크고 작은 실수를 하거나 예상치 않은 변수가 생겨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찌 보면 그것이 라이브공연의 본 모습이며 나름의 묘미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인생을 하나의 긴 공연이라고 가정해 보면, 마치 출연자만 정해져 있고 다른 부분은 모두 비어 있는 미지의 무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리 짜인 프로그램도 없이, 연주할 곡목도 정하지 않은 채 막이 오르고, 떠밀리듯 올라선 무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리허설도 재방송도 없는 인생의 라이브공연을 어떻게 준비하고 즐겨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하는 날이었습니다.

   

- 양향숙


​이해가 오해로 변하는 순간
금이 가고 날 선 마음
살얼음판 위에 서게 돼

첫 마음을 생각해봐
녹아내리는 것도 순간일 거야

 
골
 골
ⓒ 양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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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근 시인 감상평]

얼음이 얼었다가 녹았다가 반복하면서 서릿발처럼 날카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시를 처음 접한 순간, 가슴이 서늘해지면서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살면서 적어도 몇 번은 경험했던 그 오싹한 느낌은 대부분 서로에 대한 오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름 가까운 사이라고 믿었던 이의 싸늘한 눈빛과 매몰찬 낱말들은 오랫동안 상처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다른 이에게 같은 상처를 줬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정신이 아득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무너뜨리는 가장 큰 바이러스는 오해이며, 이 바이러스를 예방하거나 치유하는 명약은 바로 이해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살얼음판 위에 서더라도, 오해가 이해로 변하는 순간, 금이 가고 날 선 마음 녹아내리는 것도 순간'일 거라는 그 '첫 마음'을 일깨워준 화곡 양향숙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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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백 시인, 소설가, 소설미학 작가협회장 한국사진문학협회 대표, 문예지 계간 <한국사진문학> 발행인, 문예신문 <시인투데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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