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이라도 따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 개최국 일본 남자축구대표팀이 끝내 쓸쓸하게 돌아섰다. 8강 토너먼트에서 한국을 한 수 가르친 멕시코가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까지 압도한 것이다. 1968년 10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이 개최국 멕시코를 이긴 것과 묘하게 대조되는 결과라 더 놀라웠다. 테세마 웨예사(에티오피아) 주심의 종료 휘슬 소리를 들은 일본의 에이스 쿠보 다케후사는 잔디 위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제이미 로사노 감독이 이끌고 있는 멕시코 남자축구대표팀이 6일(금) 오후 6시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3-1로 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따냈다.

'1득점 2도움' 세바스티안 코르도바의 왼발

스페인과의 준결승 연장전 후반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분루를 삼켰던 일본이 야심차게 동메달에 도전했지만 이 목표까지 어그러졌다. 일본은 지난 달 25일 열린 A조 두 번째 게임에서 도안 리츠, 쿠보 다케후사의 연속골로 멕시코를 2-1로 이겼었기에 이번 동메달 결정전에도 자신감이 넘쳤지만 전반전에만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가는 바람에 게임 흐름을 뒤집지 못한 것이다. 

게임 시작 후 11분만에 뜻하지 않은 페널티킥이 나왔다. 일본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멕시코의 왼쪽 날개 공격수 알렉시스 베가의 드리블을 막다가 밟기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여기서 VAR(비디오 판독 심판) 시스템 확인 절차까지 거쳤지만 웨예사 주심의 최초 판정이 그대로 인정되었고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멕시코의 차세대 에이스 세바스티안 코르도바가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 킥을 왼쪽 구석으로 낮게 굴려넣었다.

세바스티안 코르도바의 왼발 킥 실력은 21분에도 빛나며 결정적인 추가골을 프리킥 세트 피스로 뽑아냈다. 자로 잰 듯한 코르도바의 프리킥은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요한 바스케스의 헤더 골로 완성됐다. 세바스티안 코르도바는 58분에도 왼쪽 코너킥을 정확하게 감아올려 알렉시스 베가의 프리 헤더 골을 도왔다. 그의 왼발에서 멕시코의 3골이 모두 완성됐기에 이 게임은 더 볼 것도 없었다.

일본의 후반전 교체 선수 미토마 카오루가 78분에 쿠보 다케후사의 패스를 받아 유연한 방향 전환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왼발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베테랑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지킨 멕시코 골문을 더이상 열지 못했다. 54%의 점유율도, 멕시코보다 1개 더 찍힌 5개의 유효슛 기록도 일본에게는 소용 없었다.

브라질과 스페인이 만나는 남자축구 결승전은 7일(토) 오후 8시 30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 결과
(8월 6일 오후 6시 사이타마 스타디움)

멕시코 3-1 일본 [득점 : 세바스티안 코르도바(13분,PK), 요한 바스케스(21분,도움-세바스티안 코르도바), 알렉시스 베가(58분,도움-세바스티안 코르도바) / 미토마 카오루(78분,도움-쿠보 다케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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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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