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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이낙연 대선 경선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이낙연 대선 경선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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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을 앞세워온 더불어민주당이 '팀킬' 위기에 처했다.

예비경선 후 점점 달궈진 대선 경선판은 이제 1위 이재명 후보와 2위 이낙연 후보 간의 난타전으로 뒤덮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투표, 백제발언, 최성해 전 동양대학교 총장 사진, 음주운전 등 서로를 향한 날선 공방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6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이재명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어제 이재명 후보는 (일부 언론에 범죄·수사경력회보서를 공개해) 모든 전과를 공개했다"며 "이낙연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만 원 선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낙연 후보님, 이제 모든 전과를 공개하실 차례가 아니신가"라고 했다. 몇 시간 뒤, 이낙연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경선완주보다 경기도지사직 완수'를 말한 이재명 후보에게 "말씀 잘하셨다"며 "그렇다면 경선을 포기하시라"는 논평을 냈다.

급기야 6일 국회 본청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만난 김원기·문희상·오충일·이용득·임채정 상임고문 등 원로들은 '자제령'을 내렸다. 이소영 대변인은 면담 후 취재진에게 "더 많이 과열되면 후보도, 당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후보들에게 의견도 전달하고, 대선 국면을 이끌어야 한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파국은 아니지만... 여기까지만 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밝게 웃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밝게 웃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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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논란, 박근혜 후보의 최태민 목사 의혹 등을 서로 들춰내며 사생결단식으로 맞붙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명낙대전'이라는 조어까지 등장한 상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직까지 파국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단 "여기서 더 나가면 안 된다"며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은 안 건넜지만 코 앞이다. 강이 넘실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네거티브(흑색선전) 공방이 격화한 이유 중 하나는 두 사람 다 '적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과 이낙연 후보 모두 민주당 지지층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인물은 아니다. 이들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수감되면서 갈 곳을 잃은 '친노·친문'의 표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2007년 한나라당은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로 나뉘었을 만큼 두 후보의 위상이 높았다.

엄 소장은 그래서 "이재명·이낙연 둘 다 선을 넘으면 친문 입장에선 '괘씸하다'며 아웃시킬 수 있다"며 "선을 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두 사람 다 최근 지지율에 큰 변동이 없는 만큼 "네거티브 선거의 한계를 절감할 시기"라며 "앞으로는 비전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공약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공약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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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 시사평론가 역시 '명낙대전'을 두고 "이명박·박근혜 정도의 스케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호남표와 친문표를 의식한 싸움의 방식과 내용은 '민주당 밖'에서 관망하고 있는 이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고, 본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 정권교체론이 높지만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고, 망설이다가 '정권교체해야 하나?'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왜 정권재창출을 해야 하는가'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정례조사를 보면 4월 중순만해도 정권교체론과 정권유지론의 격차는 21%p(55%-34%)에 달했으나 8월 조사에선 8%p까지 줄어들었다(47%-39%). '중간지대'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는 의미다.

김 평론가는 "이들이 보는 현 정권의 문제는 '끼리끼리' 아닌가"라며 "그런데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가 다투는 게 노무현 탄핵 때 처신, (지역주의 관련) 백제발언이고 최성해 전 총장 사진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얘기"라고 했다. 이어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 '조폭사진' 논란도, 어쨌든 단체 자체는 비극적인 역사가 있지 않냐"며 "그런 것까지 동원해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민주당) 밖에서 보는 이들에게는 '저 사람들은 여전하구나'란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지지층의 이재명 비토나 두 지지층 간 비호감도가 강하게 나타난 점이 본선에 큰 영향을 주진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는 "가령 '정권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현실론에 이재명 비토가 억눌리는 측면이 있다"며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아름답게 하나가 되느냐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래야 경선 결과가 나왔을 때 더 확장력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도 고민인데..." 이재명캠프도, 이낙연캠프도 '불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정정당당 경선'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정정당당 경선"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예비후보.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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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들도 안팎의 우려를 의식하고는 있다. 이낙연캠프 관계자는 "경선이니까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고민"이라며 "네거티브를 해선 안 된다는 중도파나 지지자들의 요청사항이 있다. 우리도 '너무 싸우는 것 아닌가'하는 인상을 주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가 있다"며 "지금 1등 후보가 2등처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재명캠프 관계자도 "우리가 먼저 (네거티브를) 한 것은 없다"며 "후보도, 캠프도 정책과 비전을 갖고 토론하자고 했는데 (이낙연캠프 쪽에서) 계속 '음주운전 2번 한 것 아니냐'고 했다. 우리는 그런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얘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흥식 전 회장이나 최성해 전 총장 사진이나 결국 같은 행위이니 서로 네거티브 하면 안 된다"며 "더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박용진 "조폭사진 공방, '명낙대전' 아닌 '명낙폭망'" http://omn.kr/1uqtc
이재명 "음주운전, 변명 여지없이 사과"... 재범 의혹은 일축 http://omn.kr/1uple
이재명-이낙연, '원팀 협약식'서도 신경전... "경쟁이지 전쟁아냐" http://omn.kr/1um2r
이낙연 "떡 주고 빰맞았다는 이재명, 신문이 바보인가?" http://omn.kr/1ul1h
적통 논쟁·김경수 책임 공방 과열... 민주당 "금도 지켜야" http://omn.kr/1uk5p

덧붙이는 글 | 기사에 포함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개요는 다음과 같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4월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대상 실시. 응답률 1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2) 8월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실시. 응답률 1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태그:#이재명, #이낙연, #민주당, #대선,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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