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름꽃 무궁화가 화려하고 아름답게 피어났습니다.
 여름꽃 무궁화가 화려하고 아름답게 피어났습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우리나라 꽃 무궁화. 대표적인 여름꽃입니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올여름은 장마가 무척 짧았습니다. 언제 와서 끝났는지도 모르게 지나갔습니다. 장마가 점잖게 지나가 좋기는 한데, 뒤끝 더위가 맹위를 떨칩니다. 사람은 가마솥더위에 견디기 힘든데, 무궁화는 더 화려하고 멋지게 피어났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얀 꽃잎의 붉은 단심 무궁화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얀 꽃잎의 붉은 단심 무궁화입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연분홍색 무궁화. 화려한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연분홍색 무궁화. 화려한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이른 아침 산책길. 활짝 핀 무궁화를 만났습니다. 무궁화는 참 부지런합니다. 동이 트기도 전에 이미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한여름 수도 없이 많은 꽃을 피워내는 무궁화가 지친 마음에 힘을 줍니다.

무궁화는 아욱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에 해당합니다. 한 송이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은 짧습니다. 조개모락화(朝開暮落花)로 새벽에 피어나기 시작하여 늦은 오후가 되면 꽃송이가 오그라듭니다. 그러다 해가 지면 낮 동안 화려했던 꽃송이를 떨굽니다. 그래서 아침 조(朝) 자에 무궁화 '근(槿)' 자를 써 '조근(朝槿')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무궁화는 늦은 오후가 되면 꽃송이를 접고 해가 지면 꽃송이를 떨굽니다.
 무궁화는 늦은 오후가 되면 꽃송이를 접고 해가 지면 꽃송이를 떨굽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무궁화는 여러 날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쪽에서부터 피기 시작한 무궁화는 무한화서(無限花序)로 꽃대가 올라와 피고 지고를 되풀이합니다.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무려 100여 일에 이릅니다.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송이송이 연달아 피고 지는 무궁화의 이런 특성 때문에 꽃말은 '무궁(無窮)', 즉 '다함이 없음'이라 합니다.
  
붉은 단심의 무궁화. 어떤 신비감이 느껴집니다.
 붉은 단심의 무궁화. 어떤 신비감이 느껴집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무궁화 꽃잎을 자세히 보면 참 오묘합니다. 꽃잎 다섯 장이 서로 약간 겹쳐져 있고, 대개 주먹만 한 크기로 비교적 큰 꽃입니다. 수술은 모두 수술대 1개로 합쳐져 꽃밥이 모여 있습니다. 5개의 암술머리를 가지고 있는 암술대가 수술통 중심부를 신비스럽게 뚫고 나옵니다. 가을에 열매가 달리는데, 5개의 방으로 나뉘어 갈라지고 씨는 납작하고 긴 털이 나 있습니다. 
 
단심이 없는 흰색의 무궁화 겹꽃입니다.
 단심이 없는 흰색의 무궁화 겹꽃입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무궁화는 종류는 200여 종이라 합니다. 흰색, 분홍색, 연분홍색이 흔하고 보라색, 자주색, 청색 등 꽃 색깔이 다양합니다. 꽃잎의 형태도 홑꽃, 반겹꽃, 겹꽃의 3종류가 있고 단심계, 배달계, 아사달계로 구분합니다. 꽃의 중심부에 붉은 무늬가 있는 것은 단심계입니다. 단심(丹心)이 없는 순백색의 흰 꽃은 배달계, 단심이 있고 꽃잎에 무늬가 있는 종류는 아사달계라 부릅니다. 
 
한여름 개량종 무궁화도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한여름 개량종 무궁화도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개량종 무궁화의 아름다운 자태.
 개량종 무궁화의 아름다운 자태.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요즈음 개량종도 많이 봅니다. 개량종은 꽃의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 한 것도 있고, 꽃 색깔도 다양합니다. 무궁화를 괴롭히는 진딧물도 덜 낀다고 합니다. 나는 개량종보다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단심계의 분홍색 꽃잎을 가진 무궁화가 친숙하고 좋습니다.

나라꽃 무궁화, 푸대접해서야!
  
화려하고 단아한 모습의 무궁화. 우리 민족의 기상을 닮지 않았나요?
 화려하고 단아한 모습의 무궁화. 우리 민족의 기상을 닮지 않았나요?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무궁무진함을 상징하는 무궁화. 애국가 후렴 부문에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은 끈기 있게 꽃을 피우는 무궁화의 아름다움이 우리 강산을 뒤덮고 있음을 노래한 것은 아닐까요?

일제강점기 때,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은 광복과 구국의 상징으로 무궁화를 내세웠습니다. 이에 일본은 무궁화를 바라보면 눈에 피가 난다는 '눈에피(눈병)꽃', 또 '부스럼꽃'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억지 소문을 내어 우리의 혼을 말살하려 했습니다. 사실을 왜곡한 일본의 저의는 지금도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무궁화의 날'이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하고, 이를 가꾸고 사랑하자는 뜻에서 민간단체에 의해 2007년에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제정하였습니다. 숫자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가 되는데, 무궁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이날을 '무궁화의 날'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무궁화가 절정을 이뤄 꽃이 피어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8월 8일 '무궁화의 날'에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갑니다. 나라꽃 무궁화를 국민의 마음속에만 두어야 할까요? 국회에서 무궁화 국화(國花) 법제화와 함께 '무궁화의 날'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수년째 계류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른 아침에 만난 무궁화. 숱한 꽃송이가 피어나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른 아침에 만난 무궁화. 숱한 꽃송이가 피어나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 전갑남

관련사진보기


인내와 끈기는 무궁화의 상징! 면면히 이어져 온 5천 년 우리 역사와 우리 민족의 기상과도 많이 닮았습니다. 하루빨리 국화로 지정하고, 8월 8일을 국가 공식기념일로 제정해야 합니다. 관습적으로 무궁화가 국화의 역할을 하면 그만인가요? 무궁화에 대한 푸대접을 끝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애국가 가사에서처럼 나라꽃으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피어나야 합니다.

근엄한 표정으로 여름 내내 피고 지며 화려함을 선사하는 무궁화. 이제 나라꽃에 걸맞은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꽃과 나무는 소중히 여겨야 더 사랑받을 수 있는 거니까요.

태그:#무궁화의 날, #무궁화, #나라꽃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