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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부산일보>에 게재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인터뷰 기사중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과 관련한 발언이 삭제됐다. 왼쪽은 삭제 전, 오른쪽은 삭제 후 기사.
 지난 4일 <부산일보>에 게재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인터뷰 기사중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과 관련한 발언이 삭제됐다. 왼쪽은 삭제 전, 오른쪽은 삭제 후 기사.
ⓒ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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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망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전 검찰총장)이 이번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라고 말해 논란입니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4일 보도된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탈원전 정책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저는 원전을 일단 경제적인 에너지원"이라며 운을 뗀 뒤 "안전에 약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걸 보완해야 되고, 지금 뭐 앞으로 나오는 원전은 안정성 문제는 없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그 다음에 나왔습니다. 

이어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면서 "과학적으로 봤을 때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과도하게 그럴 필요가 있나"라고 밝혔습니다.

윤 예비후보의 '후쿠시마 원전은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 발언이 실린 인터뷰 기사가 올라가자 "내가 눈이 이상한가? 일본에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게 뭔 소리지? 아직도 후쿠시마 원전 지역은 사람이 못 살고 있는데"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또한 "맨몸으로 후쿠시마 가서 원전 브이로그 찍고 오시길" "일본 우익도 이런 말은 안 하겠다"라는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이후, 주변국의 조치

2011년 3월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당시 제1원전 6기의 원자로 중 1~4호기가 침수되면서 방사성 물질이 대기와 해양으로 대량 누출된 사고였습니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기준으로 1986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최고 레벨(7)에 해당하는 '대재앙'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도 2011년 3월부터 현재까지 10년째 사고 부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방사능 유출은 없고,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윤 예비후보의 주장이 담긴 인터뷰 기사는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퍼져 나갔습니다. 동시에 윤 예비후보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왜 사라졌나, 그 발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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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의식해서였을까요. 기사 본문 중 후쿠시마 원전과 방사능 유출 부분은 4시간 30여분 뒤 삭제됐습니다. 

윤 예비후보이 발언하지 않은 내용을 기자가 임의로 작성해 삭제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인터뷰 기사에 나온 어색한 조사 등을 보면 기자가 윤 예비후보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 작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5일 윤석열 예비후보와 만난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윤석열 전 총장이 원전에 상당한 식견을 갖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윤 예비후보가 가진 원전에 대한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그대로 이번 인터뷰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을 선택할 자유' '건강한 페미니즘' 등의 발언으로 여당으로부터 1일 1망언의 '망언 제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방사능 유출' 부분은 윤 전 총장 측이나 국민의힘 측의 요청에 의해서 삭제됐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윤 예비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망언 논란에 대해 "어떤 위치에 있건 간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굉장히 똑똑하고 우수하시다"라며 "전체적인 취지를 잘 이해하시고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해 정치권과 언론이 자신의 발언을 악의적으로 해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방사능 유출은 안 됐다'는 윤 예비후보의 발언은 앞뒤 맥락을 살펴봐도 설득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또한 인터뷰 기사의 편집권이 있는 <부산일보>는 일부 문장을 왜 삭제했는지, 누가 지시 혹은 요청했는지 경위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태그:#윤석열, #후쿠시마, #방사능유출, #부산일보,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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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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