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더니 이제 조금 시원해진 것 같다. 4일 오후 북한산 향로봉에 다녀왔다. 맑은 하늘에 습도가 낮고, 바람도 산들 불어 산행하기에 좋았다.
6호선 독바위역에서 내려 족두리봉을 오른다. 이마에서 땀은 흐르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족두리봉 아래 소나무 그늘에서 부부가 시내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땀을 흘린 뒤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 중 하나다.
족두리봉 정상에 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다. 파란 하늘에는 다양한 모양의 구름들이 각각 제 갈길로 흘러간다. 향로봉을 향하여 걷는다. 등산로 주변에는 원추리, 누리장나무꽃 등이 피어 있다. 향로봉을 오르다가 전망 좋은 그늘에서 포도로 목을 축인다. 향로봉을 우회하며 바라보는 비봉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등산로 아래에는 며느리밥풀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비봉능선길에 올라서니 북한산이 한 눈에 보인다. 이 날은 왼쪽 불광사 쪽으로 하산한다. 의상봉능선, 그 뒤로 보이는 백운대,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 이름만 불러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봉우리들이다.
서쪽 하늘을 보니 구름 사이로 붉은 노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해가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노을색은 짙어진다.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