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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전문서점 정치발전소에서 6월부터 10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동네정치를 고민하는 수강생들과 함께 '정치-력: 우리동네 공약만들기'를 실시합니다. 동네정치의 중요성, 동네 특징과 자치구 예산 바로보기, 민원 갈등 워크숍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필자는 행사의 모더레이터(사회·조율)로 참여합니다. 정치가 삶을 바꾼다고 믿는 또 다른 동료들을 위해, 유의미한 강연을 기사로 잘 전달해보겠습니다.[기자말]
나는 가계부를 쓴다. 수입과 지출을 100원 단위까지 일일이 적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견딘다. 요새는 카드 내역을 불러와 가계부를 자동으로 써 주는 서비스도 나와서 더 편해졌다. 

이렇게 현금출납부를 부지런히 쓰지만, 얼마가 들어오고 나갈 예정인지까지는 알지 못한다. 회계적 꼼꼼함은 있으나 재무적 안목은 없다고 할까. 물론 나의 지갑사정이야 늘 뻔한 수준이니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천억에 이르는 큰돈이 오가는 지방정부 지갑은 훨씬 꼼꼼히 계획되고 관리되어야 할 테다.

국민에 약속한 공약을 수행하려면 세금을 써야 한다. 좋은 공약은 세금을 '어떻게 잘 쓸지'를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좋은 공약을 만들려면 세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7월24일 진행된 <우리동네 공약만들기> 3강이 '우리동네 예산 바로보기'였던 이유도 그랬다. 공약에 쓰일 예산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공약은 공적 약속이 아닌, 그저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눈이 핑핑 도는, 낯선 예산 용어의 파도에서 헤엄치는 법
 
지난 6월말부터 정치발전소에서 '정치-력: 우리동네 공약만들기'가 진행중이다(총8회). 7월24일엔 '우리동네 예산 바로보기'가 진행됐다. 사진은 첫회 서복경 대표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 모습.
 지난 6월말부터 정치발전소에서 "정치-력: 우리동네 공약만들기"가 진행중이다(총8회). 7월24일엔 "우리동네 예산 바로보기"가 진행됐다. 사진은 첫회 서복경 대표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 모습.
ⓒ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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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라살림연구소 신희진 연구기획팀장이 소개한 동네 예산의 첫인상은 '낯선 말 대잔치'였다.

일단 글자부터 생소한 단어가 많았다. 재정자립도(교부금이나 보조금 없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 재정자주도(어디에 쓸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예산의 비율), 순세계잉여금(작년 남은 세액 중 올해 예산으로 쓸 수 있는 금액) 등, 뜯어 놓고 뜻을 보면 이해할 수 있으나, 굳이 뜯어보지 않고 그대로 두고 싶은 느낌을 풍기는 시크한 한자어들이 즐비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홈페이지에 올려 둔 예산서와 결산서를 살펴보기로 했다. 예시로 서울 마포구 예산서와 결산서를 봤다. 눈이 핑핑 돌았다. 분명 다 한글과 숫자로 쓰여 있는데도, 통역이 필요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낯섦을 이겨내는 도중 누리집 하나를 소개받았다. '지방재정365'(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지방정부의 살림살이 정보가 그림과 그래프로 보기 좋게 실려 있었다.

특히 '알기 쉬운 지방재정'은 나 같은 예산 초보자들이 기웃거리며 예산에 익숙해지기 좋게 꾸며져 있었다. 예를 들어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는 자체 세금수입만으로도 세출의 77%를 감당할 수 있는 반면, 가장 낮은 경북 청송군은 7%에 불과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지방재정365' 사이트(https://lofin.mois.go.kr/)는 투명한 지방재정 및 이에 대한 국민 참여와 이해증진을 위해 만들어졌다. 사이트 첫화면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지방재정365" 사이트(https://lofin.mois.go.kr/)는 투명한 지방재정 및 이에 대한 국민 참여와 이해증진을 위해 만들어졌다. 사이트 첫화면
ⓒ 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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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지자체별 재정자립도. 서울이 77.28%로 눈에 띄게 높다.
▲ 2021년 지자체별 재정자립도 2021년 지자체별 재정자립도. 서울이 77.28%로 눈에 띄게 높다.
ⓒ 지방재정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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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 곳간은 채워지는데... 따져보는 사람들은 적다

2021년 전국 주민 1인당 세출예산액은 598만5000원이라고 한다. 풀어 얘기하자면, 한해에 국민 1명당 600만 원 가까운 세금이 사용된다는 뜻이다. 지방정부에서 걷는 세금의 종류도 다양했다. 취득세, 재산세, 지방소비세, 담배소비세 등 나라에서 직접 걷는 국세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창구로 지방정부 곳간이 채워지고 있었다.

언론을 통해 '큰 정부 대 작은 정부 논쟁'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큰 정부를 추구하는 정부는 더 많은 세금으로 더 큰 예산을, 작은 정부가 옳다고 믿는 이들은 세금을 적게 걷고 적게 쓰기를 지향할 것이다. 하지만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분명한 경향성은 '큰 정부'였다. 지방정부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세금은 더 많이 걷혔고, 그만큼 많은 돈이 집행되고 있었다.

살림살이가 점차 커지고 있다면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따져보는 역할이 중요하다. 지방정부에서 예산을 집행하고 그 결과를 지방의회에서 결산하며 들여다보겠지만, 동네마다 필요한 사업이 잘 수립되고 집행되었는지는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주민들은 예산 관련 전문가가 아니고, 급여를 받아 가며 이 일만 하는 사람들도 아니기에 제도와 기준에 맞는 엄밀한 예산안을 짜기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간극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시민의 '알 권리', 우리동네 예산에까지 확장돼야

"시민을 위한 OO을 만들겠습니다!"

선거 때마다 공직후보자들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려 하는 말들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나면 정치인들의 말랑말랑한 수사는 건조한 숫자로 바뀌고, 시민을 위한 공약이 예산서의 행과 열에 반듯이 정렬돼 행정가들 손에 넘겨지는 과정에서 많은 유권자가 공약을 잊어버리곤 한다. 워낙 사는 게 바쁜 탓이기도 하지만, 예산이 어떻게 짜이고 집행되는지 유권자로선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마다 예산서와 결산서가 올라와 있고 지방재정365 같은 '중간통역자'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시민의 눈높이에서 예산이 읽히고 이해되기에는 문턱이 높아 보였다. 바로 이게 예산에 대한 시민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이는 지방정부 살림살이를 잘 기획하고, 나아가 시민에게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할 정치의 책임이기도 하다.

친구와 약속을 잡고 차 한잔하는 데도 돈이 드는데, 하물며 공약을 만들고 이행하는 데엔 천문학적인 돈이 왔다갔다하는 게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좋은 공약을 알아보고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억' 소리 나는 예산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산을 도맡아 처리하는 행정가와 입법 전문가뿐 아니라, 더 많은 시민들이 지자체 사업예산 파일을 열어보는 데 두려움이 없어지길 바란다. 일단은 '지방재정365' 사이트(https://lofin.mois.go.kr/)가 그 좋은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오는 10월까지 정치사회서점 정치발전소에서 '정치-력: 우리동네 공약만들기'가 진행된다.
 오는 10월까지 정치사회서점 정치발전소에서 "정치-력: 우리동네 공약만들기"가 진행된다.
ⓒ 정치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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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너두? 나두! 야 너두 동네공약 만들 수 있어 http://omn.kr/1u8wz
② 은마아파트 그 동네, 개발공약은 있던데 '이것' 없더라 http://omn.kr/1ug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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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인 겸 청년마을활동가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말은 "그럴 수 있지"와 "오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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