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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편집자말]
'고맙습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오늘 출근길은 어떠셨나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 시국 출근길, 당신의 생각은 무엇이었는지, 마스크 너머의 표정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출근'은 '스스로 일터로 나옴'을 뜻합니다. 어린이집이나 학원처럼 아기 엄마와 아이들이 '보내준다'고 표현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당신이 스스로 일터로 나오시면서 오늘 챙긴 짐들은 무엇이었을까요. 제 가방에는 이 시대라 더 사용이 많아진 카드들이 들어있는 지갑과 여분의 마스크, 그리고 손소독제가 들어 있습니다. 여러분들 가방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며 글을 씁니다.  

출근하시면 어떤 뉴스를 제일 처음 만나실까요. 혹시 아기의 모습을 휴대전화 사진과 동영상으로 만나신다면, 그 순간에 잠시 하던 일을 쉬고 집중해 보세요. 지금 당신이 집중하는 그 사진과 동영상에 기록된 아기의 지금이 '진짜 뉴스'입니다.

퇴근길에 당신의 손에는 무엇이 들려져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실지도, 어떤 표정으로 퇴근을 하실지도 궁금합니다. 아빠의 오늘 선택은 제철의 과일들인지, 아기 엄마의 간식인지, 아기의 식재료일지 궁금합니다.

저의 퇴근길에, 참 많은 아기 아빠들을 만났습니다. 아기의 육아용품을 주고받기 위해서입니다. 아기 엄마들은 이른바 '문고리 거래'로 얼굴을 직접 보는 일이 적었지만 당신들을 만나는 것은 다른 일이었습니다. 일을 하시고 피곤하실 텐데도 기꺼이 기쁘게 나오시는 모습들이 있었기에 저도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만났던 아빠들과 지금 아기를 키우시는 아빠들께 어떤 육아를 꿈꾸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아기와 자유롭게 밖을 유랑하고 여행하며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기의 안녕과 발달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으셨는지요. 하지만 이 소박한 바람마저도 쉬운 일이 아닌 세상입니다.

일 외에 지인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만나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하는 취미로의 활동들은 얼마나 하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집니다. 저도 많은 것들을 포기했음을 고백합니다. 비로소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육아를 하는 그 순간에 집중을 하면서 '나와 같음과 다름을 아기들에게 발견하는 과정'이 아빠 육아의 의미입니다. 아내의 육아의 방향과 자신의 육아의 방향이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아기를 보며 혹여나 '나를 닮아서, 나 때문에...' 하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보셨다면 그 마음 접어 두시기를 바랍니다. 아기는 태어날 때, 벌써 이미 많은 것들을 결정하고 나온답니다. 당신은 그 결정에 부족한 것들을 확인해서 채워 주는 것에만 집중하셔도 아기의 찰나는 짧습니다.

나와 같음과 다름을 '즐겁게 노출'하시고 받아들이세요. 다들 부모는 처음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만나는 '엄마들의 다름'에도 당황하지 마세요. 의견이 다르다면 서로 존중하면서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하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가끔의 저처럼, 혹시 아기 엄마와 아기가 밀착해서 육아하는 주말이나 퇴근길에 외롭다고 느끼시지는 않나요? 전문가들은 집에서의 시간이 길어진 이 시기에 주 양육자들인 '엄마들과 아기들의 애착형성(안정 애착)'에 많은 의미를 두고 중요하다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드실 때는 주 양육자에게 힘이 되어줄 다른 무언가를 찾아서 즐겁게 집중을 할 때입니다. 아기의 빨래나 집안일에 즐겁게 임하심이 어떨까요?

당신이 그 생각을 하는 순간도 아기의 무의식은 흐르고 있습니다. '아기는 아빠의 외로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당신이 선택한 아기 엄마와 아기'입니다. 때로는 존중과 믿음으로 바라봐야 하는 시간들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주 양육자에게 힘이 되어줄 다른 무언가를 찾아서 즐겁게 집중할 때입니다.
 
아빠들이여 힘을 냅시다.
▲ 힘냅시다 아빠들이여 힘을 냅시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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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당신에게 먼저 해보시면 어떨까요. 이 시기라 더 고생과 수고가 많은 당신입니다. 아기에게 매일 속으로 하실 그 말을 '자신에게 먼저' 해보세요. 아기에게 한 번이라도 덜 전하셔도 충분합니다. 당신에게 하시고 나서는 아이의 엄마들에게 전하세요. 아기에게는 자주 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기들은 '엄마, 아빠의 생각을 읽는 초인적인 힘'이 있답니다.

이 시기라 늘어난 아기 용품의 지출로 혹시 드시고 싶은 것을 미뤄 두셨나요? 그것부터 드세요. 그리고 단단히 배를 채우세요. 당신이 든든해야 당신 아내인 아기 엄마가 든든합니다. 식사를 맛있게 하시고 아이 앞에서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더 쓰세요. 그게 더 아이를 위한 일입니다.

먹을거리, 당신의 식사를 챙기세요. '아빠가 행복해야 아기가 행복하다'라는 것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당신도 당신의 엄마에게는 아직 행복해야 하는 아기'라는 점, 함께 기억했으면 해요.
 
응원 포스터
▲ 아기의 응원 응원 포스터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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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장난감은 아기의 아빠, 엄마다

아기들에게 장난감은 필요하지만, 최고의 장난감은 당신이 아기에게 놀이를 제안하는 겁니다. 여러 가지 놀이들을 제안하시고 아기가 선택한 놀이를 기쁘게 해 주세요.

여러 번이 아니라고 자책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이 길지 않아도 됩니다.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아기에게 놀아 주려 에너지를 쓰셨다면 아기는 아빠를 긍정적으로 '최고의 아빠'로 기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장난감을 하나 줄여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먹을거리를 챙겼다면 이번에는 당신과 아기 엄마의 식사와 간식을 더 챙기세요. 이 시기에 제일 힘든 것은 그들입니다. 그들을 즐겁게 돕기 위해 스스로를 챙기세요.

'마음의 방역'을 해 주세요. 기꺼이 '출근'이 아닌 '육아 이외의 유일한 세상 밖으로의 외출'이라 여깁시다. 퇴근길, 잠시면 됩니다. 한 번만 아기의 제일 밝았던 표정을 떠올리며 웃음을, 미소를 짓고 집에 들어가 보자고요. 아기방을 청소하듯, 마음을 한 번씩 털어내서 청소하고 환기해 줍시다. 당신의 표정을 보는 아기와 엄마의 마음도 생각해 보면서요.

당신의 이 시대의 아빠 육아와 일에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그리고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출퇴근 기기에서 나오는 '반갑습니다'라는 기계적인 인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마스크 너머 당신의 미소를 보고 싶습니다. 그 미소를 기다리며 반기고 싶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당신은 당신의 엄마에게 아직도 행복해야 하는 아기입니다. 행복하세요. 꼭. 이 시대의 모든 아빠와 아기들의 행복을 바라며 이 편지를 바칩니다. 당신이 행복해야 아기와 아기 엄마의 행복이 있다는 것 기억하시고 제일 먼저 자신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아기의 안녕을 위한 육아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하신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저도 다시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아침에 잠을 깨워 주던 시원한 커피를 닮은 감사와 존경을 함께 보내는 바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도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아기의 응원
▲ 아기 아기의 응원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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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기 작가의 책 <우리 아기는 무슨 생각을 할까?>에서 나오는 문구로 이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아이와 함께 아빠도 함께 배우는 비로소 '성숙한 부모의 육아'를 바라며 응원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희로애락의 온갖 감정을 보다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대가를 계산하지 않은 채 나 이외의 존재를 나처럼 사랑하는 일… 순간 분노가 치밀어올라도, 불편한 감정을 품고서도 상대방에서 풀지 않는 일… 사실, 성숙하게 감정을 풀어내는 일은 힘든 과업이다.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로 채워질 그 과정 속에서 점차 우리는 좀 더 부모로 자라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추후 기자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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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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