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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셋째 주, 전북 학원 연합회에서 문자 하나가 왔다. 각 학원의 운영자와 교수를 담당하는 모든 학원 종사자는 코로나 백신주사를 맞을 수 있으니, 신청하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실시된 전 국민 대상 백신 예방주사는 고령층, 의료진, 공공기관 종사자 등등의 순차적 선별조건이 있었기에 학원 관련인의 예방 접종 시기는 멀고 먼 얘기였다.

군산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예방 접종 현장에 자원봉사자로 나갔을 때도, 현장에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망자에 한해 예방 접종을 했는데, 자원봉사자에게는 백신주사의 여부조차도 묻지 않았었다. 그 부분에 대해 질문했지만, 공공행정이란 참으로 묘해서 서로 담당자가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었다.

여전히 코로나라는 살얼음판 위를 걸으면서 빨리 학원 선생님들도 맞을 수 있는 8월이 오길 기다렸다. 8월이 오면 최소 50대부터 예방 접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 사이도 멀게 느껴져서 잔여백신의 기회를 노린 끝에 결국 로또보다 어렵다는 잔여백신 접종에 당첨되었다. 많은 지인들이 백신을 맞은 소감을 물었지만 타고난 건강 체질로, 단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일상 생활을 꾸려나갔다.

사람의 맘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법, 백신 1차 접종 하나만으로도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졌다. 젊은 친구들이 너나없이 잔여백신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다는 말이 이해됐다. 이 세상천지를 돌아다니며 놀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하늘을 찌를 것인가. 이 피 끓는 청춘들이 코로나에 막혀서 살고 있으니 그 마음을 알고도 남았다.

학원선생님들에게 백신 접종 신청을 하고, 하루라도 빨리 1차 접종증명서를 보내라고 했다. 신청한 지 일주일 만에 학원의 선생님 3명 모두 백신을 맞았다. 나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아서 2차 접종과의 간격이 두 달이나 되는데, 선생님들은 화이자를 맞아서 3주 뒤에 2차 접종을 한다고 했다. 접종을 한 다음 날이 다행히 학원방학과 맞물려서 학원 운영에 피해를 주지 않게 되었다고 말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고마웠다.

학원에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한 사람, 바로 남편만이 남았었다. 50대인 남편은 8월 2일로 예약을 했었는데, 그나마 예약 가능한 날의 새벽부터 서둘렀으니 망정이지, 같은 50대라도 예약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뉴스에 나왔듯이, 예약사이트가 일찍 닫히는 바람에 정부를 향한 비방의 목소리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리기도 했었다.

남편은 뇌질환으로 두 번이나 쓰러진 경험이 있고, 4년째 정기적인 검진과 약을 복용하는 기저질환자이다. 백신 부작용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보일때도, 남편은 굳건히, 때론 장렬하게 말했었다.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 나라에서 죽음을 보장해준다는데, 왜 백신을 안 맞아?"

이 말을 전해들은 친정엄마는 "아니, 자네는 목숨이 그리도 가벼운가? 처자식을 생각해야지"라며 기가 막히다고 하셨다. 어찌됐든 오랫동안 백신 접종을 기다려온 남편의 순서가 오늘이었다.

잔여백신 접종으로 홀가분한 마음을 가진 나였지만, 남편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 며칠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여동생도 반드시 지금 맞아야 하는 것이 아니니 서두르지 말라고 하고, 멀리 있는 딸도 걱정된다고 전화를 주니, 내 맘도 뒤숭숭해졌다.

아침에 눈을 떠 남편을 위한 기도를 담았다. 병원까지 가는데 서두르지 말자며 일찍 가서 사전 검사지를 작성했다. 병원 안에는 누가 봐도 50대의 사람들로 가득찼다. 혈압이 있는지, 기저질환이 있는지,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 주사에 대한 특별한 증상이 있는지 등등의 여러 질문에 대해 모범생처럼 대답하는 남편 뒤에 서 있었다.

"오늘 맞는 주사는 모더나죠?"라고 간호사에게 물었다.

"아직 문자 못 받으셨어요? 모더나가 없어서 화이자로 바꾼다고 양해 문자 갔을텐데요."

그때서야 남편의 문자를 확인하니, 백신 종류 변경에 대한 글이 두 번이나 와 있었다. 사실 나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또 다른 주사를 맞아본 적이 없어서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모른다. 남편도 마찬가지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단지 정부의 약속을 듣고 또 믿고 따를 뿐이다. 정부의 사정이 어찌됐든, 변경으로 인해 사람들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선생님들의 1차접종증명서 5명의 학원관계자가 전원 1차백신접종을 완수해서 학부모들에게 공지했다
▲ 학원선생님들의 1차접종증명서 5명의 학원관계자가 전원 1차백신접종을 완수해서 학부모들에게 공지했다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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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서, 남편에게 오늘 하루는 무조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수업 중간 중간에 자고 있는 남편을 보며, 선생님들에게 접종증명서를 보내달라고 했다. 우리 학원의 모든 관계자들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완수했다는 소식을 학원 학생과 부모님에게 알리고자 했다. 8월 개강 첫날인 오늘, 학원을 찾는 모든 내방인들에게 일말의 안도감을 주기 위해 학원밴드에 올리고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18~49세 접종 대상자 1777만 명이 8월 9일부터 백신 접종을 예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가족 중에서는 21살인 딸이 미접종자인데, 학교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늘 걱정인 상태였다. 9월이 되면 국민의 최소 70%가 1차 백신접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정부는 말했다.

백신 접종 초기에 비해, 이제는 접종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을 우린 잘 알고 있다. 부디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 확진자 수 00명'이라는 문자 알림을 보며 어두운 아침을 맞이하는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현재로서 유일한 코로나 퇴치법은 하나밖에 없는 것 같다. '무슨 주사든 백신 접종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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