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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가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세 번째 파업에 돌입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건강보험공단 본사가 있는 원주에서부터 청와대까지 도보행진(3일~10일)을 벌이는 고객센터지부 노조원 및 그들을 응원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네 차례에 걸쳐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13개 단체 관계자들이 건보공단의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13개 단체 관계자들이 건보공단의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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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 상담원들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3차 파업을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고, 수석부지부장이 단식에 돌입한 지도 열흘을 넘기고 있다.

건보공단은 그리고 일부의 사람들은 우리가 왜 이 폭염과 땡볕에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지 보다는 갈등을 부각하고, 싸우고 있는 모습을 왜곡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친절하게 제대로 일하고 싶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직영화 논의를 위해 전문가들과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제시했을 때, 정규직 노동조합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고객센터지부는 참여를 원하는 노조만이라도, 또 당사자 문제는 당사자가 이야기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참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건강보험공단은 정규직 노조와 함께 얘기하자고 했다.

지난 6월 2차 파업 때에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단식을 하며 정규직 노동조합에는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 참여를, 고객센터지부에는 파업중단을 요구했다. 우리는 그 안을 받았고, 파업을 중단하고 복귀했다. 그리고 6월 18일 3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 5명의 지회장이 처음으로 청문회 당사자로 참여했다. 이후 지난 7월 23일까지 총 8번의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가 열렸다.

질의응답식으로만 이뤄진 사례조사

공단은 7월 말 쯤에는 고용 전환 방식이 결정 나지 않겠냐고 했다. 하지만 공단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4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는 지난 1차부터 3차까지의 회의 내용과 운영규정에 대해 짧게 이야기한 후, 앞으로 민간위탁사무논의 협의회 일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만 한 시간을 넘게 했다.

당초 2주에 한 번 하던 회의를 양 노조가 참여하면서 속도감 있게 빨리 결정해보자며  주 1회로 변경했는데, 양 노조가 참여한 첫 회의에서 다시 2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되었다. 결과론적으로는 매주 회의하는 것으로 결정되긴 했으나 '파업을 중단하게 하기 위해서 잠깐의 사탕을 준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파업 중에 열린 5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는 이미 전환된 사례를 조사하자고 했는데, 그마저도 공단의 소속기관의 형태인 한 병원 사측, 자회사 형태인 한 기업체의 노동조합만 회의장소에 왔고, 사례조사는 질의응답식으로만 이뤄졌다. 

제대로 된 조사가 되려면 현장에 방문하여 노측과 사측 모두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 물론 코로나19 시기라 해당 기관이 외부인들이 현장에 방문하는 걸 꺼렸을 수도 있고 섭외 기간도 짧았다. 하지만 본인 소속회사 노조측 담당자 한 명 불러오지 못할 정도인가? 이게 제대로 된 조사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만 들었다. 

정규직들이 쏟아낸 아픈 말들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13개 단체 관계자들이 건보공단의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최소 허용 인원수인 9명 이하로 만들어 '거리두기' 행진을 했다.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13개 단체 관계자들이 건보공단의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최소 허용 인원수인 9명 이하로 만들어 "거리두기" 행진을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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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 때는 공단의 젊은 정규직 직원 10명을 초대하여 의견을 청했다. 그러나 지난 3차 회의에서 이미 공단의 정규직 노동조합, 우리 고객센터지부, 민간위탁업체까지 당사자의 이야기를 다 들었는데 왜 젊은 정규직들의 이야기를 한 번 더 따로 청취해야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 번의 회의를 위해 우리는 일주일의 피말리는 시간을 거리에서 더 보내야 한다.

그날 젊은 정규직들은 "고객센터 업무가 지속가능할지 의문이다. AI가 대체할 거다",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사기업의 정규직이다", "서울고객센터에서 광주고객센터로 이전도 가능하다", "공단직원도 생리혈 묻은 바지를 입고 근무한다"(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콜수를 채워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며 피묻은 바지를 입고 근무를 했던 상담사의 사연이 알려진 적이 있음) 등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들만 쏟아냈다. 

이 지면을 빌려 반론하자면,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의 업무는 금세 AI가 대체할 수 있는 단순 안내업무가 아니고 고객인 국민들의 사정과 마음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도 많다. 그리고 우리는 민간위탁업체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우리는 십수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공단 정책의 영향을 받고 실제 업무지시도 공단에서 받고 있으며 업체는 인원관리만 할 뿐이다.

단순히 근로계약서에 끝나는 근무종료일자를 기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규직이 아니다. 공단과 업체의 도급계약이 끝나고 업체가 바뀌면 우리의 소속 업체도 바뀌어 왔다. 사실 이날 그들의 말에 많이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같이 연대해 싸워서 노동조건을 개선하자고 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함께 할 생각이 있다.

노동자 1600명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

7차, 8차 회의에서는 앞으로 이 협의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항상 결론은 대화국면을 만들어야지만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파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협의회에 잘 참여하고 의견을 내고 하는 노동자는 안 보이는가? 폭우에, 폭염에 이제는 단식까지 시작한 노동자는 안 보이는가?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는 사회적합의기구도 아니고, 고객센터의 파업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자리도 아니다. 객관적 자료를 중심으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를 논의하는 자리다. 하지만 8차 회의까지 단 한 차례도 고객센터 운영방법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자 1600명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그런데도 정작 중요한 논의에 다가가지는 않고 주변만 맴돌면서 민주노총 집회 이후 대화 분위기 조성과 국면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7월 23일 8차 논의를 끝으로 2주 넘게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는 멈춰서 있다. 

오는 8월 11일 9차 회의에서도 대화분위기 조성, 국면전환 상태를 점검하여 협의회의 진행을 하겠다고 한다. 시간을 이렇게 계속 끌면 끌수록 갈등은 심각해지고 문제는 더 커질 것이다.

더 이상 대화분위기 조성, 국면전환을 핑계로 우리 상담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았으면 한다.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는 책임감을 가지고 고객센터의 운영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어떤 방식이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빠른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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