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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에 근무하는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에 근무하는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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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직 검사의 장모 최은순씨가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 그는 과거 경기도 한 요양병원의 재단 공동이사였는데, 동료들과 2년간 무려 23억원의 요양급여비를 가로챘다고 한다. 과거 검찰은 공범들끼리 작성한 책임면제각서를 사유로 최씨만 기소하지 않았다. 그는 "동업자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재단 이사로 이름을 올렸을 뿐, 병원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 중이다. 

맞다. 그 전직 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장모 최은순씨 외에도 아내 김건희씨 또한 본인의 전시기획사를 둘러싼 기업 협찬 의혹 등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 본인 또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과거 골프 접대 등 일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정책이든 도덕성이든, '대선 후보 검증'은 혹독해야 옳다. 대한민국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진영 간의 검증 국면을 소홀히 한 후과를 두고두고 치러야 했다. 그 두 후보 모두 나란히 구속수감 중인 사실 자체가 한국사회의 비극이다.

그런 역사의 퇴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대선후보 검증은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 작금의 국민 여론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내팽개치고 검찰총장을 사퇴한 뒤 대선출마를 선언,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조국 일가족만큼 검증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도 그런 배경이 있다.

그 검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대선후보의 철학일 것이다. 요즘 초등학교 고학년들도 알다시피, 대선후보의 평소 철학과 세계관이야말로 향후 대통령 당선 후 국정운영의 일단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아니겠는가. 연일 설화와 해명을 거듭하며 기자들을 기쁘게(?)하고 있는 윤 전 총장. 그렇다면 그의 평소 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들은 제기된 의혹들보다는 나은 수준일까.

잇따른 설화, 윤석열의 철학

"페미니즘이란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이게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 -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윤석열 전 총장 발언 중

매일이 살얼음(?) 판이다. 오늘은 또 어떤 '폭탄급' 발언을 쏟아낼지 궁금해지는 와중에 윤 전 총장이 이번엔 저출생과 페미니즘을 연결 짓는 '몰이해'에 가까운 발언으로 논란을 자처했다. 즉각 "들은 얘기"라는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놨지만, 돌림노래도 한두 번이다.

이미 '주120시간 노동' 발언이 논란이 일자 '스타트업 청년들의 얘기를 전하던 와중에서 빚어진 오해'라는 취지로 해명에 나서지 않았던가. 더 심각한 것은 전날(1일)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센 비난이 일었던 '부정식품' 발언의 여진이 끝나기 전에 또 다시 '설화'가 터졌다는 사실이다. (관련 기사 : 이재명 "윤석열, 도대체 어떤 나라 만들려는 건가" http://omn.kr/1uoiw)

"완전히, 정말 먹으면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이를 테면)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아니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 이거다. 이걸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예를 들면 햄버거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50전짜리를 팔면서 위생이나 퀄리티는 5불짜리로 맞춰 놓으면 이거는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부글부글 끓었다. 그의 이 발언은 '돈 없는 사람'도, '돈 없는 사람'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픈 이들 모두를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 논란이 하루 만에 정치권으로 옮겨 붙은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거세지자 '규제를 강조하다 나온 발언'이란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윤석열 캠프 측 신지호 전 의원 또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이 그런 제품, 그런 불량식품을 먹어도 된다는 취지가 아니라 그런 제품이라도 받아서 나름대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 아니냐는 것을 (윤 예비후보가)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인터넷 상에서 역풍에 휩싸였다. 해명이 도리어 역풍을 부른 '좋은 예'였다.

그 뿐이 아니었다. 아울러 해당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부정식품' 규제 완화를 거론하며 "미국의 FDA의 그 의학 규제 같은 것도 너무 과도하다. 아니 당장 암에 걸려서 죽을 사람은 신약이 나오면은 그 3상 실험하기 전에도 아 내가 먼저 쓰겠다고 그래 쓸 수 있게 해줘야 된다"는 비유를 든 것도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이 규제 제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마치 암환자들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신약에 목숨을 걸고, 또 '없는 사람들'을 암환자들에 빗댄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었다.

이처럼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반박과 비판은 다 옮기기도 벅찰 정도다. 그 중 으뜸은 역시나 '박근혜보다 못하다니'란 한탄과 '국민들에 대한 인식이 천박하기 그지없다'는 평가일 것이다. 어제, 오늘 논란이 된 설화 외에 대선후보 출마 이후 논란이 된 윤 전 총장의 발언들을 종합하면 이러한 평가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그동안 어떤 세상을 살아온 것인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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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의 주간화, 휴일의 평일화, 가정의 초토화, 라면의 상식화'.

박근혜 정부 당시 '항명 사퇴'한 뒤 청와대를 나와 암 투병 끝에 숨진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비망록)에 적힌 업무지침이다. 출근 첫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하달했다는 이 업무지침은 박근혜 정부의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노동관과 국정운영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랬던 박근혜 정부도 '불량식품'만큼은 4대악으로 규정, 척결에 나선 바 있다. 이마저도 의식하지 않았던 윤 전 총장의 잇따른 '설화'로 인해 '김기춘의 업무지침'이 다시 회자되는 중이다. 윤 전 총장이 '(돈) 없는 사람'들을, 노동자들이나 서민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국민들을 경악케 했던 김기춘식 노동관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었다. 

어느 검사출신 변호사는 검사들이 세상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눈다고 했다. '범죄자와 잠재적/예비 범죄자'로 말이다. '없는 사람들을 위해 부정식품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윤 전 총장의 관점에 따르면, 그 잠재적/예비 범죄자들은 또 둘로 나뉠 것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말이다.

'전직 검찰총장 윤석열'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과연 누굴 위한 정치를 하게  될까. 그리하여, 본격 검증의 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윤 전 총장에게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런 반문을 던지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 싶다. 

'이 분은 도대체 그동안 어떤 세상에서 살아온 걸까요?'

태그:#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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