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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예술가 이민하 작가(43)의 '이분법과 맹목성' 제목의 작품. 쇠가죽 대전지도 위에 전기인두로  '부역자', "빨갱이' 글씨를 새기고 있다. 불도장을 찍는 위치는  옛 충남도청(중구 선화동)에서 대전형무소(중구 중촌동), 대전 골령골 부근이다. 이 곳에서는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다.
 시각 예술가 이민하 작가(43)의 "이분법과 맹목성" 제목의 작품. 쇠가죽 대전지도 위에 전기인두로 "부역자", "빨갱이" 글씨를 새기고 있다. 불도장을 찍는 위치는 옛 충남도청(중구 선화동)에서 대전형무소(중구 중촌동), 대전 골령골 부근이다. 이 곳에서는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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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지하 공간에 큼지막한 누런 가죽이 펼쳐있다. 쇠가죽으로 만든 대전 지형도다.

시각 예술가 이민하 작가(43)의 작품으로 제목은 '이분법과 맹목성'이다. 사각형 모양의 분지인 대전의 특징이 뚜렷이 드러나 있다.

지형도 한 부분을 컴퓨터로 지정된 전기인두가 천천히 오가며 불도장을 찍는다. 전기인두가 처음 머문 공간은 대전 중구의 한 공간이다. 유심히 살피니 옛 충남도청(중구 선화동)에서 대전형무소(중구 중촌동) 부근이다. 살짝 단백질이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전기인두가 검게 가죽 위에 새긴 글씨는 '부역자'라는 세 글자다.

전기인두가 드론처럼 공중으로 서서히 옮겨가 안착한 다음 장소는 대전 동구 낭월동이다. 낭월동은 대전형무소에서 수감된 정치범들이 끌려가 암매장된 곳이다. 전기인두는 낭월동 골령골 골짜기 전체에 이번에는 '빨갱이'라는 불도장을 찍었다.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옛 충남도청과 대전형무소, 대전 골령골에서는 민간인 학살의 악몽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옛 충남도청 땅에서는 가해자들이 머물렀다.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워커 주한 미 대사, 신성모 국방부 장관, 정일권 참모총장, 이우익 법무부 장관, 백성욱 내무부장관 등이 임시 정부 사무실로 사용된 충남도청을 분주히 오갔다. 그들은 손에 펜을 들고 대전의 지도를 살피다 대전형무소 부지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다음 그들이 체크한 곳은 동구 낭월동 골령골이다.

직후 대형형무소에 수감된 정치범들은 영문도 모른 채 트럭에 실려 동구 낭월동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골짜기 입구에서야 죽음의 냄새를 맡는다. 골짜기를 울리는 총소리가 귀를 때라고 진동하는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이들의 머리와 가슴에 전기인두보다 차갑고 날카로운 총알이 박혔다. '빨갱이'라는 낙인과 함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가스실로 가는 길'과 '골령골' 
 
시각 예술가 이민하 작가(43)의 '이분법과 맹목성' 제목의 작품. 쇠가죽 대전지도 위에 전기인두로  '부역자', "빨갱이' 글씨를 새기고 있다. 불도장을 찍는 위치는  옛 충남도청(중구 선화동)에서 대전형무소(중구 중촌동), 대전 골령골 부근이다. 이 곳에서는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다.
 시각 예술가 이민하 작가(43)의 "이분법과 맹목성" 제목의 작품. 쇠가죽 대전지도 위에 전기인두로 "부역자", "빨갱이" 글씨를 새기고 있다. 불도장을 찍는 위치는 옛 충남도청(중구 선화동)에서 대전형무소(중구 중촌동), 대전 골령골 부근이다. 이 곳에서는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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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전시실로 향했다. 검은 천으로 쌓인 터널 같은 공간을 지나 어둠 속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각형 꼭짓점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작품명 '습작', 2021). 암흑 속 터널은 작가가 방문했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가스실로 가는 길을 골령골을 빗대 형상화했다. 갖가지 소리는 인간의 잔혹성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에 대한 탐구다.

- 시각예술을 주로 하는 작가로 알고 있다. 어둠 속 공간은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소리가 중심이다.
"카메라를 들고 몇 차례 골령골을 방문했다. 유해발굴(대전 동구청,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발굴된 유해를 보여주거나 하는 자극적 이미지로 관객들을 자극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영상작업을 접고 4채널 사운드로 표현해 보았다."

- 대전 지도 모양의 쇠가죽에 인두로 글씨를 새기는 전시물도 인상적이다.
"주로 가죽과 인두를 결합한 작업을 해왔다. 이전에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난징 학살 현장, 광주항쟁 등을 둘러보고 세계지도에 이를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에는 대전테미예술촌에 입주하면서 대전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 1950년 대전에서 있었던 민간인학살사건을 가죽 위에 '부역자'와 '빨갱이'라는 낙인을 새기는 것으로 형상화했다. 관객에게 무엇을 기대했나.
"가죽을 인두로 지지면 '살이 타는 냄새'와 '연기'가 난다. 인두가 새긴 글씨는 부역자와 빨갱이라는 차별과 혐오다. 인두라는 도구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살 타는 냄새와 연기에서 무엇을 느낄지는 관객마다 다를 것이라고 본다."

- 2층 전시실에서는 임신 8개월 당시 작가가 직접 출연해 만든 영상작품('통로', 2021)이 상영되고 있다. 어떤 주제인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인간과 가정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나뿐만이 아닌 영상에 출연하는 4명의 참가자가 모두 같은 경험을 했다. 출산 의례를 4명의 참가자의 가족 이야기로 구성해 보았다. 말하자면 삶과 죽음의 이야기다."

- 이번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큰 주제는?
"인간에 대한 얘기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전시실에서는 이 밖에 '검은 씨앗'(쇠가죽으로 물성형)이라는 제목의 작품도 함께 전시돼 있다.

1층 전시실에서는 김찬송 "공기가 살갗에 닿을 때' 개인전
 
1층 전시실에서는 김찬송 개인전 "공기가 살갗에 닿을 때' 제목의 회화(7개 작품)가 전시 중이다. 전시회는 대전문화재단이 기획한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 프로젝트(결과 보고 전시)로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대전 중구 보문로)에서 개최된다.
 1층 전시실에서는 김찬송 개인전 "공기가 살갗에 닿을 때" 제목의 회화(7개 작품)가 전시 중이다. 전시회는 대전문화재단이 기획한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 프로젝트(결과 보고 전시)로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대전 중구 보문로)에서 개최된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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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전시실에서는 김찬송 개인전 '공기가 살갗에 닿을 때'가 열리고 있다. 회화 7개 작품이 전시 중이다. 김 작가는 우연히 찍었던 자신의 몸 사진에서 낯선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과 바깥의 것을 나누는 경계를 표현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수백번 반복해 촬영한 몸 사진을 그림으로 캔버스에 표현했다.

이 전시회는 대전문화재단(이사장 심규익)이 기획한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 프로젝트(결과 보고 전시)로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대전 중구 보문로)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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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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