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 이후 33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한 남자 장대높이뛰기 간판 진민섭(충주시청)의 첫 도전이 마무리되었다.

진민섭 선수는 31일 도쿄 카스미가오카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서 5m 50를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어 5m 65 도약을 도전하던 중 종아리에 발생한 통증으로 인해 두 번의 시기를 모두 실패, 세 번째 시기의 도전은 달리던 도중 포기하며 아쉬운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대신 높이뛰기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의 도전이 남았다. 우상혁은 30일 진행된 높이뛰기 예선에서 2m 28을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에서의 이진택 선수에 이어 25년 만의 높이뛰기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결선에 진출한 우상혁 선수가 올림픽 육상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증만 없었더라면'... 아쉬웠던 도전
  
 3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진민섭이 5m65 2차시기에 실패하고 있다. 2021.7.31

3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진민섭이 5m65 2차시기에 실패하고 있다. 2021.7.31 ⓒ 연합뉴스

 
이번 올림픽에서는 5m 80을 기록하거나, 또는 12위 내에 포함되면 결선 진출이 가능했다. 진민섭 선수의 최고 기록은 지난 2020년 3월 기록한 호주 오픈에서의 5m 80. 그런 덕분에 남자 장대높이뛰기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 가능할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진민섭 선수는 이번 경기 첫 번째 도전이었던 5m 30를 깔끔한 도약으로 뛰어넘은 데 이어, 5m 50 역시 한 번의 시도만에 뛰어넘으며 기대를 모았다. 특히 5m 50에서는 자연스러운 공중 동작으로 깔끔하게 도약을 성공시키며 기록을 추가했다.

하지만 5m 65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첫 번째 시기, 힘껏 도약한 진민섭 선수는 크로스 바와 몸이 부딪힌 탓에 실패를 기록했다. 그는 1차 시기 실패 이후 종아리가 불편한 듯 종아리를 연신 만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두 번째 시기에서도 크로스 바에 다리가 걸려 도약을 실패한 진민섭 선수는 이어 도전한 마지막 시기에서는 달리던 도중 뛰어넘기를 포기했다. 통증이 너무나도 심해진 탓이었다. 결국 이날 경기에 출전한 30명의 선수 중 19위를 기록하며 생애 첫 올림픽 대회를 마감해야만 했다.

진민섭 선수는 경기 직후 믹스드존에서의 인터뷰에서 "5m 65 1차 시기에서 장대를 들고 세 발짝을 내딛는데 종아리에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며 "스트레칭을 하면서 풀려고 노력했지만 3차 시기에서는 통증이 커져 제대로 뛸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진민섭 선수는 "5m 65까지는 자신이 있었고, 5m 65에 성공하면 5m 75도 넘는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올림픽 직전 가졌던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에 대한 기쁨을 '세계 선수들과 경기를 뛰면서 배울 수 있다는 것'으로 표현했던 그.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장대높이뛰기 세계 신기록 아르망 뒤플랑티스가 경기할 때 힐끔힐끔 쳐다보며 많이 배웠다며, "시합 운영이나 기술을 뺏어온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진민섭 선수는 해당 인터뷰를 통해 "3년 후 파리 올림픽에서는 완전체가 되어서 메달을 딸 수 있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보였다.

25년만의 도전... 우상혁, 어떤 성과 내딛을까
  
 우상혁이 30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28m를 뛰어 넘고 있다.

우상혁이 30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28m를 뛰어 넘고 있다. ⓒ 연합뉴스

 
진민섭 선수의 아쉬움은 우상혁 선수가 채운다. 일찍이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우상혁 선수는 도쿄 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결선 진출의 꿈을 이뤘다. 지난 30일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우상혁은 2m 28 기록을 달성하는 데 성공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30일 경기에서 2m 17을 뛰어오르는 데 성공한 우상혁은, 이어 2m 21, 2m 25의 기록 역시 한 달음에 뛰어오르는 데 성공하며 결선에 가까워졌다. 2m 28을 도전했던 우상혁은 1차 시기에서는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서 성공하며 결선 출전권을 획특하는 데 성공했다.

단거리 육상, 필드 종목을 합쳐 오랜 기간동안 한국 육상이 결선에 오르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우상혁 선수의 이번 결선행은 커다란 성과다. 선배 선수인 이진택 선수가 기록했던 2m 29, 그리고 결선 8위 기록을 뛰어넘어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함께 도쿄로 나선 진민섭 선수 역시 앞선 인터뷰에서 우상혁 선수를 격려했다. 그는 우상혁 선수에 대해 "나보다 더 세계 정상권에 접근한 선수이니만큼 꼭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라면서, "결선을 펼치는 우상혁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혁은 8월 1일 19시 10분에 열리는 결선에 출전한다. 우상혁 선수의 도전이 대한민국 육상 및 필드 종목에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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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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