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뭉쳐야 찬다> <뭉쳐야 쏜다>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친근한 얼굴이 됐지만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교수이기도 한 여홍철은 현역 시절 한국 남자 체조의 에이스 계보를 이은 최고의 선수였다. 실제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과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는 도마종목 금메달을 따냈을 정도로 도마 종목에서만큼은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런 여홍철의 선수생활에서 유일한 아쉬움은 바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었다. 당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며 도마 종목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여홍철은 착지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애틀랜타 올림픽 결선 2차시기는 완전무결했던 체조선수 여홍철의 유일한 오점으로 꼽힌다. 그리고 그로부터 25년의 시간이 흐른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여홍철의 핏줄을 이어 받은 막내딸 여서정이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체조선수였던 부모님의 뒤를 이어 9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체조를 시작한 여서정은 12살 때부터 전국체전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0년 만에 아버지와 함께 대를 이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딸이 금메달을 따는 순간 KBS에서 해설을 하던 여홍철이 눈물을 흘린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체조 국가대표 여서정이 25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예선전에서 평균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1.7.25

체조 국가대표 여서정이 25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예선전에서 평균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1.7.25 ⓒ 연합뉴스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소녀는 3년의 세월이 흐른 후 올림픽이라는 더 큰 무대에 도전한다. 물론 여자도마 종목에는 리우 올림픽 4관왕의 주인공이자 현존하는 '체조여제' 시몬 바일스가 버티고 있다. 물론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언론에서는 여서정의 금메달 여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여홍철 해설위원을 비롯한 국내 스포츠 팬들은 여서정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그저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하고 있다.

세계 3위 스페인에게 69-73, 세계 4위 캐나다에게 53-74로 패한 여자농구는 1일 세계8위 세르비아를 상대한다. 세르비아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을 19점 차로 대파했던 캐나다를 4점 차로 꺾은 강팀이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지만 세르비아 역시 전주원호에게는 버거운 상대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2패에 빠져 있는 한국이 세르비아에게마저 패한다면 13년 만에 진출한 올림픽 본선무대는 이대로 마감할 수밖에 없다.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의 올림픽 결선 도전

한국탁구는 남자단식의 정영식과 혼합복식의 이상수, 전지희, 여자단식의 전지희가 8강, 여자단식의 신유빈이 3라운드에서 탈락하며 개인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탁구의 올림픽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일 남자가 슬로베니아, 여자가 폴란드를 상대로 단체전 16강 일정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남녀 대표팀이 16강과 8강의 문턱을 무사히 통과한다면 4강에서 나란히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할 확률이 매우 높다.

지난 7월 30일부터 시작된 육상종목도 1일 4개 종목에서 메달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한국 스포츠 팬들이 눈 여겨 볼 종목은 역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이진택 이후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무대에 진출하게 된 우상혁이 출전하는 남자 높이뛰기다. 사실 상혁을 메달후보라고 분류하긴 힘들지만 육상 필드 종목에서 올림픽 스타디움을 누비는 한국선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육상의 발전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1일엔 육상의 최대 관심 종목 중 하나인 남자 100m 결승전도 열린다. '황제' 우사인 볼트가 지난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이번 도쿄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단거리의 제왕'이 탄생할 전망이다. 비록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크리스티안 콜먼이 도핑기피로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지만 9초77의 개인 기록을 가진 트레이본 브로멜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스트 볼트' 자리를 놓고 다툰다.

이 밖에 한대윤과 송종호는 사격 남자 25m 권총속사 예선에 출전한다. 사격은 워낙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고 변수가 많은 종목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이 예선만 잘 통과하면 오는 2일에 있을 결승에서는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리우 올림픽 선발전 탈락 후 체급을 올려 도쿄행 티켓을 따낸 역도 여자 -76kg 급의 김수현도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에서 5년 동안 준비했던 모든 걸 쏟아 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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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 내일의 도쿄 여서정 우상혁 여자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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