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이스라엘을 꺾고 올림픽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과정 면에서 완벽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특히 홈런 세 방을 치고도 어딘가 모르게 타선 쪽에서 아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9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오프닝 라운드 B조 1차전 이스라엘전을 6-5로 승리했다. 10회말 승부치기 끝에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으로 3루 주자 박건우가 홈으로 들어왔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홈런 세 방에도 아쉬웠던 것, 거포들 침묵 때문이었다

이날 대표팀이 뽑은 6점 가운데 마지막 장면을 제외한 나머지 5득점은 모두 장타에서 비롯된 점수였다. 5득점 중에서도 홈런이 점수로 연결된 것은 무려 4득점에 달할 정도로 홈런이 첫 경기부터 큰 영향을 끼쳤다.

4회말 오지환이 동점 투런포로 답답했던 흐름을 전환했고, 7회말에는 이정후와 김현수가 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리면서 희망을 이어나갔다. 홈런이 나온 것은 반갑지만, 클린업트리오에서 나온 홈런은 김현수의 솔로포 단 한 개였다.

4번 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안타 1개 없이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볼넷으로 걸어나갔던 9회말에는 주루 플레이에서 실수를 범했다. 최종엔트리 선발 당시부터 4번 타자로 낙점되는 등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지만, 첫 경기에서 강백호가 보여준 모습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주전 1루수 역할을 맡아야 하는 오재일도 첫 경기에서 홈런 없이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7회말에 기록했던 내야안타 1개가 전부였다. 세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일본에 입성했으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주전 포수로 나설 강민호 또는 양의지의 한방도 필요하다. 강민호는 이스라엘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대타로 교체 출전한 양의지는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오지환, 허경민 등 이스라엘전에서 오히려 하위 타선의 흐름이 괜찮았던 점을 고려하면, 선발 포수의 활약 여부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방의 중요성,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홈런이 나와야 한다

대표팀은 첫 경기부터 이스라엘과 무려 6개의 홈런을 주고 받으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홈런이 되진 않았으나 담장 근처까지 날아간 타구가 종종 나오기도 했다. 언제든지 한방으로 경기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30일에 열린 미국과 이스라엘의 B조 두 번째 경기에서도 홈런의 중요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3회초 에디 알바레즈의 선제 1타점 적시타 이후 타일러 오스틴이 중견수 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리면서 미국이 순식간에 3-0으로 달아났다. 결국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8-1 대승을 거뒀다.

이스라엘보다 훨씬 더 탄탄한 전력을 갖췄고, 타일러 오스틴이나 토드 프레이저 등 언제든지 한방을 칠 수 있는 타자가 타선에 배치된다. 대표팀 투수들의 호투가 필요한 부분도 있겠지만, 타자들이 분발하지 않으면 이기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구대표팀은 31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미국과의 경기를 잡는다면 조 1위로 오프닝 라운드를 마무리한다. 여기에 조 1위 팀은 다음 달 1일(일요일) 하루 휴식일을 갖게 될 수 있다. 좀 더 수월하게 단기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반드시 미국을 넘어야 하고, 대표팀이 기다리는 거포들의 한방이 터져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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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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