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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휴지가 비치되어있는 것처럼 화장실에 생리대가 있는 걸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어디서나 누구든지 생리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여성환경연대는 이러한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5월 24일부터 공공월경대 프로젝트 '여기 있어, 생리대!'를 시작했습니다. 공공월경대 프로젝트를 통해 수도권 지역 19개의 개방 화장실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생리대를 비치하는 사업을 운영하며 겪은 경험을 연재합니다. [기자말]

인천광역시에 있는 성산종합사회복지관은 올해 지역 여성들이 모여 월경을 주제로 함께 학습하며 하반기에 지역사회에서 공공월경대 운영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월경은 연령, 소득, 지역 등과 관계없이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기본권"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며 지역에서의 실천도 잘 해보고 싶었던 차에 좋은 경험이 될듯하여 신청하게 되었다.

공공월경대에 대해 이야기하면 "누가 다 가져가면 어떻게 하냐"는 한결같은 반응이 있었다. 담당자 본인도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기에 우려는 있었지만, 직접 운영해보니 역시나 경험해보지 못한 자의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점검해본 결과 하루 소진량이 평균 10개 내외로 일정하다.

기관 이용인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그래도 우려했던 "싹쓸이"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끔은 소진양이 적어서 어쩐지 서운할 때도 있을 정도이다. 여탕에서는 쓸이를 해가기 때문에 비누, 샴푸를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많이 익숙하실텐데, 같은 맥락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의 시선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다보니 공공월경대가 보편적으로 적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월경은 아무리 잘 챙기는 개인이라도 예상치 못한 경우에 시작되어 당황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필요한 순간 손이 닿는 곳에, 피부에 닿을 수 있게 운영하는 정책이 정말 시민을 위한 정책이다.

소득기준으로 여성청소년에게 월경용품을 제공하는 것도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큰 발전이었지만, 복지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분은 조금 다르다. 애매한 소득기준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그로 인해 마음 아픈 경우가 많다. 건강과 직결된 부분은 사각지대가 있어서는 안된다. 월경은 개인의 사적인 일이 아닌 여성의 건강, 생존과 직결된 부분인만큼 보다 보편적인 월경정책이 필요하다. 

태그:#여성환경연대, #생리대, #보편지급, #코로나19, #월경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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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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