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이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이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 최강' 한국의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올림픽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후보선수 김준호로 이뤄진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저녁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대파하고 한국 펜싱 대표팀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남자 사브르 단체전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로테이션으로 일부 종목이 제외되는 규정에 따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열리지 않았다. 

사브르는 상대를 검으로 찌르는 공격만 득점으로 인정하는 에페, 플뢰레 종목과 달리 베기 공격도 가능한 종목이다. 

세계랭킹 1위에 걸맞은 압도적 경기력

앞서 개인전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오상욱이 8강, 구본길이 32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김정환이 동메달을 따내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한국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세계랭킹 1위 한국은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이집트를 45-39로 제압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준결승에서는 너무 신중하게 경기를 펼치다가 주도권을 내주며 고전했으나, 막판 역전에 성공해 45-42로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오히려 결승전이 더 쉬웠다. 1라운드에 나선 김정환이 이탈리아의 루카 쿠라톨리에게 먼저 점수를 내주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서로 공격을 주고 받는 치열한 접전 끝에 5-4로 리드하며 2라운드를 오상욱에게 넘겼다. 

승부는 사실상 2라운드에서 갈렸다. 오상욱이 개인전 탈락의 아쉬움을 풀기라도 하듯 상대 선수인 알도 몬타노를 거침 없이 몰아 붙이며 단 1점도 빼앗기지 않고 내리 5점을 올리는 '퍼펙트 라운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3라운드에 나선 구본길도 이 기세를 이어갔다. 엔리코 베레를 상대로 2점만 내주고 먼저 5점을 올리면서 15-6으로 달아났다. 

'후보 선수' 김준호까지 완벽한 활약... 빈틈이 없었다 

4세트부터 이탈리아는 전의를 잃었다. 김정환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점수 차가 무려 20-7까지 벌어졌다. 이탈리아는 5라운드에 나선 에이스 쿠라톨리가 과감히 전진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구본길은 노련한 역공으로 맞서며 25-11로 리드를 이어갔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이탈리아는 6라운드에 나온 베레도 당연히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부담이 별로 없는 오상욱은 상대의 예봉을 피해 절묘하게 손목을 치고 빠지는 고급 기술까지 선보였다.

한국은 7라운드에 나선 구본길도 이탈리아의 몬타노를 압도하며 35-20로 점수 차를 더 벌렸고, 후보 선수로서 출전 기회를 벼르고 있던 김준호도 8라운드에 올라와 5-1로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40-21을 만들었다.

사실상 승부가 기울어진 마지막 9라운드에서 한국은 에이스 오상욱이 나와 5점을 올려 승리에 필요한 45점을 완성하며 금메달을 향한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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