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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편집자말]
아기 용품에 실제 사용된 건전지들
▲ 다 쓴 건전지들 아기 용품에 실제 사용된 건전지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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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나 퇴근 시에 빠짐없이 하는 일과가 있다. 바로 아기의 장난감들의 건전지를 갈아주는 일이다. 아기가 오래 앉아 놀고 낮잠이 줄어들면서 아기 장난감과 건전지 사용 빈도가 예전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기가 매우 좋아하는 장난감의 경우 항상 전원을 끄고 켜는 데도 불구하고 건전지는 매우 빨리 소모되는 편이었다. 아기를 키우기 전에는 마트나 생필품을 파는 곳에서 매대 제일 앞에 건전지를 진열하는 게 의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실감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육아를 준비 중이거나 초보인 부모님을 위해 설명하고 넘어가자면, ​건전지엔 굉장히 다양한 형태가 있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전지는 'AA'나 'AAA' 건전지이다.

'AA'는 리모컨 등에 들어가는 작은 건전지라 생각하시면 된다. 'AAA'는 제일 가정에서 많이 쓰시게 되는 건전지인데, 주로 도어록 등에 쓰인다. 육아 시에는 소리가 나는 딸랑이나 마이크 장난감에 많이 쓰인다.

몸집이 큰 'C2'라고 불리는 건전지도 있다. 쉽게 말해 예전 플래시나 랜턴 등에 자주 사용했던 건전지라고 하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다. 아기의 모빌이나 피아노 장난감 등에 필요하다. 혹 주방 놀이라든지 자동차 장난감이 있다면 'C2'보다 몸집이 조금 큰 'D2' 건전지도 필요하다. 종류별로, 사용처별로, 빈도에 따라 건전지를 갖추어 놓는 것이 팁이라면 팁이겠다.

일상에서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건전지지만 육아에서는 이 건전지가 매우 필요했다. 바로 아기의 사운드 북의 버튼이나 소형 장난감에 주로 들어가는 'LR44'라고 불리는 동전 크기의 건전지다. 아기가 사운드북을 돌려가며 매일 보기 시작하고 작은 장난감들을 앉아서 가지고 노는 시기, 문제는 이때 벌어졌다. 
 
아기가 사운드 북을 읽고 있는 모습. 옆으로 아기의 장난감들이 보인다.
▲ 최근 아기 사진 아기가 사운드 북을 읽고 있는 모습. 옆으로 아기의 장난감들이 보인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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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는 위험한 작은 건전지

아기와 사운드북을 읽다 방전이 되기 전, 소리가 늘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상한 기미를 보이면 방전 전에 건전지를 갈아주어야 하는데, 이 작업은 항상 내 몫이었다. 아기 엄마가 일명 '마이크로 드라이버'라고 부르는, 작은 볼트를 푸는 데 사용하는 드라이버를 잘 다룰 줄 모르고 설사 다룰 줄 알더라도 건전지를 갈아 끼우는 작업이 까다롭기 때문이었다.

한 달 전, 아기가 자주 보던 사운드 북의 소리가 이상해서 건전지를 갈아 주던 때였다. 일명 '동전 건전지'라고 불리는 'LR44' 건전지를 급하게 갈아 주며 제대로 교체가 되어서 작동이 되는지를 확인하려 사운드북의 버튼을 눌렀다.

자주 듣던 사운드북의 소리를 들은 아기는 반가워서인지 재빠르게 소리가 나는 곳으로 기어 왔다. 갑자기 기어 오는 아기를 피하려다, 다 쓴 건전지들이 담긴 비닐을 바닥에 쏟아 버리는 처참한 실수를 저질렀다.
 
동전형이라고도 하고 단추형이라고도 불린다
▲ LR44 건전지 동전형이라고도 하고 단추형이라고도 불린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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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본격적으로 기기 시작한 9개월 차, 몇 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수많은 작은 건전지를 쏟아 버린 아빠는 그렇게 대역 죄인이 되었다. 혹시나 바닥에 하나라도 건전지가 남아 있을까를 걱정하며 휴일을 반납한 채 건전지를 찾는 대환장 파티를 벌였다. 바닥에 건전지가 하나라도 남아 있다면, 입으로 무언가를 바로 가져가는 아기의 특성상 입에 넣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작은 장난감들의 건전지를 교체할 때마다 걱정은 점차 깊어졌다. 이 사건은 동전 건전지로 작동하는 장난감에 문제가 있다는 걸 부부에게 일깨워 준 계기가 됐다. 건전지는 볼트로 단단하게 잠겨 있었지만, 아기의 특성상 입으로 장난감을 가져가는 일이 많았다. 때문에 혹시 건전지 성분이 새어 나오는 등, 아기가 안 좋은 영향을 받을까 봐 항상 걱정이 되었다.

부부에게 큰 고민이 생긴 것이다. 아기가 자주 입으로 가져가는 작고 가벼운 장난감들은 대부분 이 동전 건전지가 들어갔다. 작은 장난감은 교체도 힘들고 관리도 힘든 데다가 보관도 까다로웠다. 아기가 앉아서 노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장난감들을 예전보다 더 자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부부의 고민이 깊어졌다. 아기 엄마와 오랫동안 고민해서 찾아낸 해결책은 바로 일명 '태엽 장난감'이었다.
 
아기가 가지고 노는 태엽 장난감들이다. 태엽을 감아 움직이게 하는 특성상 작은 크기가 많다
▲ 태엽 장난감 아기가 가지고 노는 태엽 장난감들이다. 태엽을 감아 움직이게 하는 특성상 작은 크기가 많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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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들이 쌓여가고 아기가 기기 시작한 무렵, 아내는 작은 건전지가 들어가는 장난감들 대신 '태엽 장난감'들을 사기 시작했다. 태엽을 돌려서 움직이게 하는 장난감인데 아기가 선택을 하면 엄마가 태엽을 돌려서 작동시키는 것이었다.

건전지로 작동되는 장난감들이 화려한 몸짓이나 노랫소리로 아기를 유혹(?) 한다면 태엽으로 작동되는 장난감은 '지지지지직...' 하는 단순한 소리의 반복이었다. 또, 움직이는 반경도 건전지로 작동되는 장난감들에 비하면 신생아(?) 수준이었다.

아기는 이 태엽 장난감을 처음에는 외면했다. 하지만 이후 익숙해지자 관심을 가지고 골똘히 보기 시작했다. 장난감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패턴을 읽는 듯했다. 건전지로 작동되는 장난감들을 주지 않고 꾸준히 아기에게 태엽 장난감을 쥐여주니 아기도 잘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비로소 건전지와의 전쟁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아기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고 태엽을 감아 줘야 했다. 부부는 그런 노력을 해서라도 건전지 장난감 놀이를 줄이고자 했다. 건전지 장난감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아기만 잘 놀아준다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그래서 돌아가는 바람개비처럼 오늘도 기꺼이 기쁘게 태엽을 감는다.

 
폐 건전지와 우유팩을 교환해 주는 내용이다. 출처 부산광역시 사상구청
▲ 환경 포스터 폐 건전지와 우유팩을 교환해 주는 내용이다. 출처 부산광역시 사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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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전되어 교체한 건전지는 버리지 말고 모아 두었다가 주민센터로 가져가면 새 건전지로 바꾸어 준다. 건전지를 모아서 보관할 때는 종류별로 나누어 이중 삼중으로 지퍼백에 보관하되, 필히 아이의 시야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특히 이 작은 동전형 건전지는 더욱 신경을 쓰셔서 관리하시면 좋겠다. 인터넷에서 아이들이 작은 동전형 건전지를 삼켰다는 글을 종종 볼 수가 있다. 빠르게 대처하면 간혹 위 세척 등의 응급 조치와 더불어 배변 활동 유도로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이 나쁠 경우 사망에도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건전지의 보관과 사용에 다시 한번 조심하시길 부탁드린다. 
 
아기의 장난감에 저렇게나 많은 개수와 종류가 필요하다.
▲ 아기의 건전지들 아기의 장난감에 저렇게나 많은 개수와 종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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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 하루 전, 아기 장난감 세 개의 건전지를 교체했다. 아기가 물놀이를 좋아해서 물놀이 장난감까지 추가되었다. 코로나 시기라 건전지의 사용이 더 많은 건 비단 우리 가정만의 일이 아닐 것 같다. 이 특별한 시간, 장난감이 아닌 건전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을 모든 부모님께 애정이 어린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정성이라는 태엽을 듬뿍 감아서.

매번 실패를 거듭하지만 다시 시도를 하는 아기들의 모습을 닮은, '건전지'가 인용된 명언이 있어서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내 실험에는 실패가 없다. 나는 2만 5000번을 실패한 것이 아니라 건전지가 작동하지 않는 방법을 2만 5000가지 경우를 알아낸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실패라 말할 수 없다." - 에디슨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추후 기자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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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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