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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구리와 남양주 지역 아파트 단지.
 경기도 구리와 남양주 지역 아파트 단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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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택지지구의 예상 분양가를 공개한 가운데, 경기 성남 등 일부 지역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대 중반을 넘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성남복정과 위례신도시의 분양가는 3.3㎡당 2400만~2600만원으로 2년 전 분양된 서울 강남의 공공 아파트보다 비싸다.

국토교통부는 주변 시세보다 싸다고 적극 반박하고 있지만, 건설원가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수준 등을 따져보면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년 전 서울 수서 분양가 넘어선 성남과 위례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상지의 분양가를 보면, 인천 계양의 경우 3.3㎡당 1400만원, 남양주 진접지구는 1300만원이 책정됐다. 서울 강남과 인접한 곳은 분양가가 1000만원 가량 높아진다. 성남복정1과 위례신도시의 경우 3.3㎡에 2400만~2600만원으로, 전용면적 55㎡로 따지면 가격은 5억5000만원에서 최대 6억4000만원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성남과 위례신도시 분양가는 서울 강남 공공분양 아파트보다도 높다. 지난 2019년 12월 분양한 서울 수서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55㎡의 분양가는 5억4100만~5억7100만원 수준으로 6억원을 넘지 않았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2160만원이었다. 성남복정·위례가 200만~500만원 가량 더 비싸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도 수도권 아파트가 서울 강남보다 비싼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 2018년 12월 위례 신혼희망타운 55㎡형이 4억4000만원대에 분양한 것과 비교하면 2억원이나 비싼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토교통부가 주변 시세를 고려해 3기 신도시 분양가를 책정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돼 저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원가 등을 따져볼 경우 분양가가 비싸다는 비판이 계속 되고 있다. 대략적인 토지 보상 가격이 확정된 성남 복정과 인천 계양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적정 분양가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성남복정의 사례를 보자. 국토부가 공고한 성남 복정 공공주택지구 자금조달계획에 따르면 택지 조성 사업비는 총 2216억원이다. 사업비를 복정 지구 전체 면적(7만7750㎡)으로 나누면 토지비는 3.3㎡당 1505만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아파트 분양가는 토지비와 건축비의 합계로 정해진다. 여기에 아파트 법정 건축비 기준인 기본형 건축비(3.3㎡당 653만원)를 전부 인정한다고 해도 적정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초반(2158만원) 수준이면 충분하다.

건축비를 더 낮출 방법도 있다. 주로 임대아파트 건설 시 적용되는 표준형 건축비는 3.3㎡당 300만원 수준으로, 이를 적용하면 분양가를 3.3㎡당 1800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다. 이 경우 마감재 등 내부 인테리어는 마이너스 옵션으로 넣어 분양을 받은 사람이 직접 시공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내부 품질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성남복정 예상 분양가를 3.3㎡당 2000만원 중반(2400만~2600만원)으로 제시했다. 기본형 건축비를 적용해 산출한 가격보다 3.3㎡당 200만~500만원 가량 더 비싸다. 30평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무주택 서민들은 적정 분양가보다 최대 1억5000만원(최저 6000만원)을 더 주고 사는 셈이 된다. 10~20%에 달하는 차액은 당연히 정부·LH가 가져간다.

성남복정 3.3㎡당 2000만원대 초반 충분히 가능하건만
 
올해 1월 위례신도시에 건축 중인 아파트의 모습.
 올해 1월 위례신도시에 건축 중인 아파트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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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신도시도 분양가는 건설원가보다 훨씬 높게 책정돼 있다. 국토부의 인천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계획안을 보면, 총 333만2000㎡ 면적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비는 3조5273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토지비는 3.3㎡당 349만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여기에 기본형 건축비(653만원)를 전부 인정하면 적정 분양가는 3.3㎡당 1002만원이다. 앞선 사례처럼 기본형 건축비가 아닌 표준형 건축비를 적용하면 분양가는 더 낮아질 수 있다. 그런데 국토부는 인천 계양의 분양가를 이보다 40%(400만원)나 높은 1400만원으로 매겼다. 30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적정 분양가보다 1억2000만원이나 비싼 값이다.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의 분양가다. 유엔 해비타트는 주택가격의 부담 가능한 수준(PIR, Price to Income Ratio)을 연소득의 3~5배로 규정하고 있다. 참여연대 분석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그나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에 속하는 인천 계양신도시 분양가도 일반 도시근로자가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참여연대는 2020년 한국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소득(3인 가구 이하는 월 603만160원, 4인 가구는 월 709만4205원) 기준, 부담 가능한 주택가격(PIR 4배)은 2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 수준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인천 계양의 경우 59㎡형 분양가가 3억5000만~3억7000만원으로 이를 뛰어넘는다.

성남 복정(25평형)의 경우도 PIR이 9.5배다. 평균 수준의 도시근로자가 10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남양주 진접(31평형)의 경우도 PIR이 6배나 된다.

"신도시 분양가, 시세와 비교해선 안돼"

이 때문에 서민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분양가를 제시하면서 단순히 주변 시세보다 싸다는 식으로 정부가 대응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3기 신도시 등 1차 사전분양가는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무주택자들이 구입하기에는 높은 가격"이라며 "이를 위해 기본형 건축비에 포함된 거품을 제거하고 실건축비를 반영해 분양가격을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신도시와 택지지구는 토지조성 가격이 확실히 정해져 있고, 조성 과정에서 시세 영향을 받지 않음에도 분양가를 시세와 비교하는 것은 공공이 서민들을 상대로 집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어 "정부는 분양가를 낮추면 로또분양이라는 토건업자들의 논리를 갖다대는데, 비싸게 분양한 뒤 만약 집값이 떨어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무주택 서민들이 떠안게 된다"라며 "국가의 기본 역할은 저렴한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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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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