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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시민신문은 지역 언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몇 차례에 걸쳐 지역 언론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번 고양신문 방문에 이어 이번에는 원주투데이를 방문했다. 강원도 원주시 풀뿌리 언론인 원주투데이는 1995년 창간돼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힘쓰고 있다. 

원주투데이 오원집 대표는 원칙을 지키며 타협하지 않는 언론이 되어야 시민의 신뢰를 받음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지역신문을 운영하는 일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지만 어렵고 힘들다고 자칫 원칙에서 벗어난 행보를 하다보면 언론 본연의 임무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미디어바우처법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났다. 언론사 스스로가 생존을 위해서라도 건강성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지난 7월 8일 원주시 유알컬쳐파크에서 진행됐다.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 (사진 : 정민구 기자)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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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한다. 언론의 신뢰는 왜 이렇게 떨어진 걸까?

"우리 사회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정치권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정치권보다 언론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언론이 망가졌을까 돌아보면 결국 언론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언론의 주인은 누구인가? 분명 국민이다.

하지만 언론을 시작할 때의 초심과 달리 언론의 주인을 언론사 스스로라고 생각하면서 언론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본다. 국민을 위해 생각하고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언론사 집단 이익을 기반으로 가치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수언론은 진보정권이 들어오면 다 망가질 거라고 생각하고 되지도 않는 얘기를 하고 반대로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진보 언론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니 자기 집단의 이익이 되는 기사를 만든다. 하지만 언론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인식을 하면 달라질 거라고 본다. 

저는 원주투데이에서 일하면서 우리 신문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생각을 항상 했고 원주투데이만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지는 않았다. 원주투데이 존재 이유는 원주에 있는 여러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집단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잘 되도록 돕고 시민들이 행복해지는 일을 돕는 거다. 하지만 우리나라 거대 언론들 대부분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겉으로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본인의 이익에 반하는 건 절대로 기사로 쓰지 않는다. 이건 큰 문제이고 사이비 언론이 기승을 부리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라고 본다." 

- 지역 언론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사이비 언론 핑계를 대면서 예산 낭비라고 말하기도 한다. 

"2004년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 취지가 건강한 신문은 육성하고 사이비 언론은 퇴출시킨다는 거였다. 건강한 언론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사이비 언론이 축소될 거라고 보고 200억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는데 매년 줄어들었다. 원래 취지대로 10년 20년 정책을 폈다면 지금쯤 건강한 언론과 사이비 언론의 차이가 커졌을 거다.

하지만 기금은 줄어들고 지원하는 언론사의 수는 늘어나면서 별로 성과가 안 나왔다. 지금 자치단체가 주는 광고 등에 편승해서 운영하는 지역 언론이 있는데 미디어 바우처법이 시행되면 건강한 언론도 성장시키고 사이비 언론도 줄여나갈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는 독과점 언론시장 개선과 분권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바우처법의 제정 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 정민구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는 독과점 언론시장 개선과 분권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바우처법의 제정 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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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바우처법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미디어 바우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미디어 바우처 법이 생기고 적용되면 언론계에 대단히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본다. 그동안 건강한 언론이라는 화두는 끊임없이 나왔지만 어떤 언론이 건강한 언론인지, 누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내용은 없었다. 미디어 바우처는 건강한 언론에 대한 평가를 국민들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동안 언론사 평가는 언론사 규모나 발행부수 등이 기준이 되었고 언론사가 추구하는 가치 등은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미디어 바우처가 정부광고법과 연동되는 부분이 있어 복잡한 면이 있지만 미디어 바우처가 추구하는 가치에 맞게 잘 만들어지면 언론환경에 큰 변화가 올 거라고 본다. 언론사 생존을 위해서라도 언론사 스스로 건강성을 만들어 나가면서 국민을 위한 언론이 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원주투데이와의 인연은 어떻게 되는지?

"대학 입학 후 학보사에서 신문을 만들었는데 주간으로 신문을 발행하다 보니 전공인 생물학보다도 신문에 빠져 살았다. 결국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 거 같다. 졸업 후 국립대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대학원에 다녔다. 그 때는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직접 신문을 만들어보는 일이 훨씬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 지역신문이 없을 때여서 지역신문을 한 번 만들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꾸었다. 주변에서 다 반대했지만 한 번 해보겠다는 결정을 하고 이제 막 창간한 원주투데이에 합류했는데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26년이 됐다."

- 원주투데이는 전국에서 모범적인 지역 언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지?

"흔히 언론사의 정도(正道)를 걷다보면 운영이 어렵고 어느 정도 돈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타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저는 편집권을 침해하거나 아니면 본인 기사를 좀 좋게 써달라고 요구하는 일 등을 철저하게 배제해 왔다. 기사를 써달라고 하면서 광고를 주겠다고 하는데 보도가치가 있으니 보도를 하지만 광고는 안 받겠다, 도울 마음이 있으면 이 기사와 상관없는 때에 도와달라고 했다. 결국 그게 자산이 된 거 같다. 그래서 원주투데이를 소개할 때 '우리나라 모든 언론을 통틀어 가장 건강한 언론 원주투데이 오원집 대표'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 가치 하나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금까지 왔다. 

또 하나는 지역 사회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공익 프로젝트를 꾸준히 해왔다는 점이다. 원주투데이는 책읽기 프로젝트를 17년 동안 진행했다. 독서관련 단체나 정부에서 나서서 독서율을 높이려고 해도 쉽지 않다. 원주투데이에서 적극 나서서 우리나라 최고의 독서율을 가진 원주가 됐다. 가족봉사 운동도 꾸준히 해 왔다. 봉사를 점수화시키기만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했다. 그러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가족봉사 운동을 시작했다. 참여가족들이 가족봉사 기회로 아이들이 달라졌다는 말을 전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 

그렇게 하나씩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지역 언론이 뭔가를 했다는 기쁨과 또 하나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시민들은 원주투데이를 신뢰하는 우군이 됐다."
 
원주투데이 (이미지 출처 : 고양신문)
 원주투데이 (이미지 출처 : 고양신문)
ⓒ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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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정도(正道)를 걷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을 거 같다. 

"원주투데이 인트라넷이 있는데 거기에 선물 및 접대 코너가 있다. 기자들이 밖에서 된장찌개 하나를 얻어먹어도 인트라넷에 누구한테 무슨 목적으로 대접받았다는 걸 기록하게 했다. 처음에는 밥 한 끼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그건 좀 과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3만원 이내의 식사만 된다고 허용했다. 그리고 원주는 도농복합도시여서 취재하다 보면 주민들이 농산물을 싸주기도 하는데 안 가져가면 매우 서운해 한다. 그래서 이런 선물을 받으면 일단 신문사에 제출해서 불우이웃 돕기에 쓰거나 사내 경매를 해서 필요한 사람이 쓰도록 했다. 

공무원 사회도 우리처럼 사내 인트라넷을 운영하면 공직사회가 깨끗해지지 않을까 한다. 결국 이런 원주투데이의 모습을 시민들이 인정해 줬다고 본다. 지금 많은 언론들이 손가락질 받고 있지만 저는 우리 원주투데이 기자들은 밖에 나가서 그런 소리 안 들을 거라고 생각한다."

- 언론의 정도(正道)는 중요한 데 운영은 어떻게 해야 할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원주투데이도 상당 기간 동안 부채를 안고 살았다. 급여일이 되면 빚을 내기도 했고 그래서 유혹을 느낄 때도 많았다. 예전에 어떤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기사를 계속 썼는데 그 쪽에서 광고를 주겠다는 제의가 들어왔다. 그거 받으면 편하게 신문 만들 수 있었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 돈이 없어 문을 닫을지언정 돈을 벌려고 신문을 만들지는 말자. 이런 신뢰를 쌓다 보니 지역 사회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우리가 어떤 이익집단이 잘 되게 하려고 광고를 받는 게 아니라는 걸 지역에서 고맙게 알아줬고 그런 힘으로 원주투데이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 지역 언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원주투데이에서 일하면서 항상 우리 신문의 주인은 원주 시민이라고 생각했다. 원주에 있는 각 영역의 단체들, 시민들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일 그게 지역 언론의 역할이다." 

- 원주시는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계도지가 없는 곳이라고 들었다. 

"강원도 18개 시군이 있는데 그 중 원주시만 계도지가 없다. 원주투데이는 창간 이후 계도지 문제를 기사와 사설로 계속 지적했다. 그 때 원주시에서 6억 정도가 계도지 예산으로 나가고 있었는데 당시 원주시장이 과감하게 계도지 예산을 없앴다. 계도지는 결국 언론 길들이기다. 그거 받으면 비판적인 기사를 취할 수 있겠는가?"

- 지금까지 원주시와 큰 갈등은 없었는지?

"예전에 한 번 우리가 원주시 예산으로 집행하는 신문구독이나 광고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7개월 정도 크게 부딪힌 일이 있었다."

-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원주시 광고가 1면 하단에 실렸는데 1면 기사에서는 그에 관해 비판 기사가 나갔다. 원주시에서 항의하고 난리가 아니었다. 우리는 행정 광고와 기사는 무관하다고 봤다. 원주시 반응을 보면서 굉장히 모멸감도 느끼고 공무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에 장문의 편지를 썼다.

A4 용지 6장에 걸쳐 쓴 글을 그대로 원주시 국과장들에게 보냈다. 앞으로 원주시에 신문을 판매하지 않을 터이니 구독하고 싶으면 시예산 쓰지 말고 개인적으로 집에서 구독 하셔라. 그리고 원주시 광고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중에 원주시장이 좀 풀고 가자고 연락이 와서 제가 조건을 제시했다. 직원 회의할 때 지역신문은 원주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동반자적 관계라는 얘기를 하셔라. 우리는 원주시의 파트너고 동반자이지 거렁뱅이가 아니라고 전했다. 고맙게도 시장님이 그렇게 해주셨고 그 이후로는 광고 주고 생색내고 그런 일은 없어졌다."

- 은평시민신문이 언론의 정도(正道)를 걸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에서 지역신문 하기는 정말 어렵다. 나 보고 서울에서 은평에서 지역신문 하라고 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을 정도다. 지역 정체성이 부족한 곳에서 지역신문을 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대도시나 그 주변의 시민들에게서 지역정체성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그래도 그 지역에 오랫동안 정착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지역정체성을 만들고 공동체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 결국 그런 분들이 은평시민신문의 우군이 될 거다. 

내년부터는 지방분권 2.0 시대가 열리는데 이건 새로운 시대의 화두다. 지역분권 2.0 시대의 핵심 가치는 주민자치인데 이 주민자치에 필연적으로 있어야 하는 게 바로 지역 언론이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낼 미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의제를 찾고 주민들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앞으로 은평시민신문이 지역공동체성을 확보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고 그런 공동체 네트워크가 잘 발달되도록 함께 하면서 신뢰를 더 높여나간다는 생각으로 좀 더 긴 호흡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힘내시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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