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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하태경·윤희숙 두 의원이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를 비난하며 설전을 벌였다. 앞서 강민진 대표가 두 후보의 공약을 꼬집자 보인 반응으로, 제1야당의 두 대권주자들이 소수야당의 원외인사를 실명 저격하고 있는 셈이다.

하태경 의원은 강민진 대표가 자신의 '남녀공동복무제'를 비판하자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은 허울뿐인 '가짜 페미니즘'의 탈을 벗어라"라고 비난했다. 같은날 윤희숙 의원 역시, 강 대표가 쓴 '국민의힘은 노동후퇴 포장하는 청년팔이를 멈추시라'라는 페이스북 글에 반박하며 "소속당 입장만 복창하려면 '청년'자를 떼고 그냥 기성정치 하시라"라고 비꼬았다.

[하태경→강민진] "양성평등 운운할 자격 없다, '아무말 대잔치'"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1년 남녀공동복무제와 징모병 혼합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병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1년 남녀공동복무제와 징모병 혼합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병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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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 대표와 하태경 의원 사이 논쟁은 지난 18일부터 계속되고 있다. 하 의원이 '남녀공동복무제'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여성 징병의 필요성을 주장하자, 강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의 주장을 이번에도 앵무새처럼 그대로 옮겨왔다"라며 "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마찬가지로, '여자도 군대보내자'는 그 주장 역시 안티페미니즘을 선동하는 하태경식 '표퓰리즘' 연장선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하태경 의원에게서 보이는 의지라고는 안티페미니즘으로 표 끌어 모으겠다는 의지, 이준석 대표의 '통일부 폐지론'에 힘을 싣는 등 낡은 반 북한 정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일 뿐"이라며 "강제징병 확대, 북한과 적대해 군축(군비 축소)도 어렵게 만들고, 안티페미니즘으로 표나 끌어 모으겠단 대선 후보가 대체 무슨 자격이 있느냐? 일찌감치 사퇴를 권하고 싶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하 의원은 19일 낮 페이스북에 강 대표 발언을 인용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의 '남녀공동복무제'를 '안티 페미니즘 선동하는 표퓰리즘'이라고 왜곡하는 정의당은 양성평등 운운할 자격 없다"라며 "그런 주장이라면 양성평등을 위해 '남녀공동복무제'를 채택한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은 졸지에 '안티 페미 포퓰리즘'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심각한 외교적 결례일 수 있는 '아무말 대잔치'"라는 주장이었다.

이어 "'여성까지 징병해 더 많은 청년을 군대로 보내버리면 이 사회는 누가 유지하냐'는 궤변은 남녀를 갈라치기 하는 망언에 가깝다"라며 "정의당은 마치 군대 안 가는 여성만이 사회 유지에 기여하는 것처럼 청년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강민진→하태경] "왜곡의 달인, 대선주자가 독해력이 이렇게 없다니"

강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19일 오후 "하태경 의원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왜곡의 달인"이라며 "노르웨이에서 여자도 군대간다 말씀하셨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평등 국가로, 공기업 및 상장기업 이사진에 여성 임원 40% 할당제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 성평등조치를 실시하는 나라"라고 반박했다. "하태경 의원은 노르웨이 이야기하지만 '성평등'도, '군축'도 따라할 생각은 없으시지 않느냐"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정의당이 대안은 안 내놓았다고? 정의당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 낸 한국형 모병제 공약과, '성평등한 군대' 방안들은 참고를 안 하셨나?"라며 "대선 주자라고 나서시는 분께서 군대 관련 제도를 제안하면서, 타 정당에서 기존에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조차 공부가 안 되었다니 충격"이라고 비판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와 젠더 1차 세미나 '젠더와 세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와 젠더 1차 세미나 "젠더와 세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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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게 제가 하 의원의 얄팍한 안티페미니즘 의도를 비판하면서도, 군병력 50만을 유지하겠다는 주장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함께 짚은 이유"라며 "국회의원이, 그것도 대선 주자로 나서신 분이 이렇게 독해력이 없으시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도 덧붙였다.

[강민진→윤희숙] "기득권 웃는 정책으로 어디 청년을 파는가"

강민진 대표와 윤희숙 의원 사이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발단은 윤 의원이 '귀족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라며 '노동개혁'을 제1호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부터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당 대표단회의 모두발언에서 "윤희숙 의원 등은 지금 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며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를 무력화시키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그야말로 밑바닥 청년노동자들이 다 죽을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선후보 제 1공약으로 업종별 최저임금 결정제를 도입하고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며 주 52시간 노동제를 탄력화하겠다는 윤희숙 의원을 규탄한다"라며 "'귀족노조 타파'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막상 그 내용은 최저임금 받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가장 열악한 환경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노동안전망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과거 국민의힘이 전통적으로 내세웠던 반노동 정책을 답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내용"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현 최저임금제가 무력화되면 누가 가장 타격을 입느냐? 이미 최저임금을 훨씬 상회하는 임금을 받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가장 힘든 노동을 하고도 최저임금을 겨우 받는 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경비노동자와 같은 분들인가?"라고 질문했다.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면 누구에게 좋은가? 기존 노동자들은 최후 저항수단을 빼앗기고, 파업 대체근로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언제 파업이 끝나 잘릴지 모르는 불안정 노동자가 되고, 결국 웃는 사람은 노동자를 상대로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게 되는 사측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강 대표는 "기득권 웃게 만드는 정책 내세우면서 어디다 청년을 팔고 있단 말인가?"라며 "이렇게 죽어나는 노동자들이 '귀족노조'란 말인가? 세상에 어떤 귀족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죽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노동안전망마저 무력화시키려는 국민의힘 시도는 미래를 여는 대신 과거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노동 탄압과 기득권 수호'가 국민의힘 정체성이라면, 최소한 청년은 팔지 말기 바란다.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 할 거 아닌가"라고 글을 마쳤다.

[윤희숙→강민진] "청년 배신하고 소속 당에게만 잘 보이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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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윤 의원은 이날 오후 "몇 년 전 청년일자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던 시기에, 청년대표라던 젊은이들 상당수는 자신들을 교육시킨 민노총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곤 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기업 강성노조원과 청년실업자 간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선배근로자 일자리를 뺏으며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기존 근로자의 권리는 한점이라도 후퇴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니, '저러면서 누굴 대표해?'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탈정치적으로 정해 문재인 정부에서처럼 청년이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는 것을 더 이상 반복하지 말자는데, 그게 최저임금 무력화라니 그런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느냐"라며 "청년정의당은 최저임금 대폭상승에도 일자리 걱정이 없는 대기업 근로자만 눈에 보이고 자동주문기계가 대체한 청년은 안중에도 없는가? 그러면서 무슨 청년을 대변한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윤 의원은 "근로시간에 대해 근로자가 절실히 원하는 것을 존중하는 자기결정권을 확대하자는데, 무슨 노동의 후퇴인가? 그렇게 하는 선진국들은 다 노동지옥인가?"라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동료 청년들은 기회에 목말라 있다. 청년을 배신해가며 소속 당에게만 잘 보이려거든 그냥 '청년'자를 떼고 기성 정치인 하시라"라고 비난하며 포스팅을 마쳤다.  

태그:#강민진, #청년정의당, #하태경, #윤희숙,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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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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