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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 급식센터로 사용하기 위해 통째로 빌린 일본 호텔 전경.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 급식센터로 사용하기 위해 통째로 빌린 일본 호텔 전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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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참가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 식당 이용을 기피하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농민들이 원산지를 숨기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식자재를 충분히 홍보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 <도쿄신문>은 후쿠시마 등 동일본대지진 당시 피해 지역의 식자재를 세계에 홍보하려는 '부흥올림픽'의 주요 사업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지난 2011년 당시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가 심했던 지역이 다시 일어서는데 성공했다는 것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한국 등 참가국들이 방사능 오염을 우려해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기피하자, 이같은 계획은 좌절됐다.

"원산지 표시 안하면 홍보 되겠냐" 볼멘소리

도쿄올림픽 선수촌 식당은 크게 700여 종류의 다국적 요리를 제공하는 '메인 다이닝홀'과 오니기리, 오코노미야기 등의 일본식 경양식을 제공하는 '캐주얼 다이닝홀'로 나뉜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선수들 대부분은 종일 가동되는 '메인 다이닝홀'에서 식사를 하게 되며 이곳에는 양식과 아시아요리뿐 아니라 채식주의자와 종교인들을 배려한 메뉴도 갖춰져 있으나 원산지 표시는 없다고 전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식자재가 워낙 대량이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웹사이트에 공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 식자재도 많다고 한다.

한편 '캐주얼 다이닝홀'은 일본 국내산 식자재만 사용한다. 메뉴에는 원산지가 표시되며, 전국을 8개로 나눠 지역별 식자재를 차례로 사용하게 된다. 동일본대지진의 주요 피해지역인 후쿠시마, 미야기, 이와테산 식자재는 매일 사용된다.

신문은 이어 "(이곳의) 식자재에는 원산지 표시가 있지만,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원전사고의 피해지 식자재라는 것을 소개하는 특별코너도 없고 다른 지역과 별 차이 없이 취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전에 비해 과수원 방문객이 70%로 줄었다고 호소하는 한 후쿠시마 농민은 "선수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에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으면 홍보가 되겠냐"며 "이래서는 부흥올림픽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서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 식자재를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지난 2016년 당시 다카키 츠요시 부흥담당상이었다. 조직위 담당 간부는 "원래는 더 부흥을 홍보하고 싶었지만 일부 국가에서 방사능을 이유로 후쿠시마산을 먹고 싶지 않다고 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인 8.1%도 "후쿠시마산 망설여진다"는데...

신문은 현재 한국, 미국, 중국 등 6개 나라와 지역에서 후쿠시마산 일부 식품에 대해 수입규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지난 2월 공표된 소비자청 조사에서는 일본 국내에서도 후쿠시마산 식품 구입에 대해 "망설여진다"고 답한 사람이 8.1%였다고 밝혔다.

후쿠시마현 농산물유통 담당자는 "농민들은 10년 이상 싸우고 있는 만큼, 다른 나라의 저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해서 홍보해줬으면 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지난 17일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 식당에서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섭취하지 않도록 대한체육회가 지도하는 것을 놓고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그:#도쿄올림픽, #후쿠시마, #선수촌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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