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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기자말]
아기 엄마는 아기를 가졌을 때 입덧을 심하게 했다. 10개월여를 통으로 고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했다. 정점을 찍었을 때는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을 정도였다.

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아내를 거의 질질 끌고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일명 '입덧 약'이 존재함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는 비급여에 해당되어 매우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병원이나 약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주치의 약 값이 5만 원 초반대였다.

아내는 처방받은 이 약을 당연히(?) 먹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일까 싶어 계속 권했지만 아내는 버텼다. 아기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통증의 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잠시 고통을 잊게 해 준다던 전문의의 '타이레놀' 처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아내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입덧이 좀 가라앉는다 싶어도 코로나 시기에 밖에 가서 외식은 금물이자 사치였다. 아내의 컨디션을 보아가며 아내가 먹고 싶다는 음식을 기다려 공수해 주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내는 버거워했다.

아기가 태어나고야 아기 엄마의 입덧은 끝이 났다. 하지만 이에 아내는 무언가 크게 미련을 두고 있는 듯했다. 아기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난 일이다. 아기에게 입덧으로 혹시 주지 못한 영양소나 결핍이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기가 이유식을 먹게 되는 시점부터 아기 엄마와 아빠의 손은 더 바빠지고 빨라졌다. 신선한 식재료를 필자가 퇴근길에 가져오거나 함께 장을 봐서 오면 정성스레 손질되어 아기의 식탁에 올랐다. 처음에는 식재료를 구워 주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를테면 아기가 제일 좋아하는 가지 같은 식재료였다. 아기에게 생으로 먹이기 시작한 것은 그 이후였다. 

아기 이유식의 시작 
 
아기가 구운 가지를 먹는 모습
▲ 가지 구이 아기가 구운 가지를 먹는 모습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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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6개월을 맞으면 엄마 뱃속부터 가지고 있던 철분 같은 필수 영양소가 없어지기 시작해서 면역력이 저하된다는 등의 중요성을 부부는 익히 알고 있었다. 이유식으로 이를 대체하는 의미도 있었기 때문에 부부에게는 더더욱 이유식이 중요했다.

그렇게 이유식이 시작되었다. 아기 엄마는 직접 만들어 주기도 했고, 필수 영양소나 영양이 균형적인 시판 이유식을 때론 일부러 먹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아기와 아기 엄마에게 시련이 왔다. 바로 아기가 숟가락을 자꾸만 돌려주지 않아서 식사시간이 길어지고, 힘들어지는 시간을 맞았기 때문이었다.

아기는 자꾸 숟가락을 달라고 칭얼거렸다. 아내는 숟가락을 하나 더 사용해 아기에게 주고 이유식을 먹여 보기도 했는데 결과는 대실패였다. 아기는 그 나머지 숟가락마저도 가져가려 했기 때문이었다.

먹는 속도도 먹는 양도 도통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이후 아기는 이유식을 잘 먹지 않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평균량이 나와야 다른 이유식을 준비하고 아기의 분유 양을 조절할 수 있는데 매번 식사량이 달라서 어려움이 많았다. 

안 그래도 아기의 이유식에 혹시 결핍되었을 영양을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 가기만 했다. 부부가 머리를 맞대는 날이 많아졌을 즈음, 여기저기 정보를 뒤지고 조언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 아기 엄마는 결단을 내렸다.

아기 엄마는 '자기 주도 이유식'이라는 답을 찾은 듯했다. 필자도 자기 주도 이유식을 요즈음 아기들이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여러 권의 책이 부부의 책상에 올려졌다. 그리고의 일상에서 아내는 자기 주도 이유식을 시작했다. 비로소 펼쳐질 '대환장파티'들의 예약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스스로 직접 먹고 싶었구나...'
 
사진으로 말한다는 말이 이런 말일까? 보시다 시피다.
▲ 아기의 사진 사진으로 말한다는 말이 이런 말일까? 보시다 시피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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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을 먹는 아기의 사진이다. 설명하지 않아도 존경해 마지않는 독자들의 시선에서도 왜 필자가 이를 두고 '대환장파티'라고 하는지 아시리라. 아기가 이유식을 먹는 아침과 저녁에 맞이하는 저 '대환장파티'의 끝은 항상 아기를 씻기고 아기 의자를 깨끗이 닦고 바닥에 흘린 아기 이유식의 잔해를 청소해야 하는 지난하고 험난 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자기 주도 이유식을 하면 좋은 이유
 
아기가 이유식을 먹고 있다
▲ 식사 아기가 이유식을 먹고 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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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이런 이유식을 선물하는 건, 아기가 스스로 먹고 싶어 하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데 첫 목적이 있다. 또 아기가 이유식을 좀 더 많이 먹게 하기 위함이었으며 아기 스스로 먹는 속도와 양을 결정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이런 아기의 모습과 아내의 선택이 못마땅했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었지만 '대환장파티'가 하루에 여러 번 열리기 때문이었다. 이유식을 먹을 때도, 과일을 먹을 때도.
 
초창기의 사진. 아기의 물놀이 튜브 위에서 먹고 있다.
▲ 아이의 식사 장면 초창기의 사진. 아기의 물놀이 튜브 위에서 먹고 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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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물놀이나 목욕은 햇볕이 뜨거운 날에 에어컨 대신에 한두 번, 이유식으로 두 번, 과일을 먹게 되면 총 네다섯 번이나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이런 부담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오로지 '아기가 기쁘게 많이 먹을 수 있다면'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아기의 이유식을 준비하는 모습
▲ 아기의 최근 이유식 아기의 이유식을 준비하는 모습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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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주도 이유식(baby led wearing)이란, 보호자가 수동적이고 강압적으로 아기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처럼 아기가 스스로 식사를 탐색하며 시작하고 음식을 만지며 냄새를 맡고 오감을 발달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10배 죽으로 시작하는 아기의 이유식과는 다르게 보통 핑거 푸드 형태로 주어지는 것을 아기 주도 이유식이라고 생각하시면 제일 이해가 쉬우실 듯하다. 아기의 식사량을 부모가 정해서 아기에게 패턴화해서 주는 것보다는 아기에게 음식을 흥미롭게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이 이유식이 큰 의미를 가진다.
 
최근 먹이는 아기의 이유식
▲ 아기의 핑거 푸드  최근 먹이는 아기의 이유식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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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 나란히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이 이유식을 아기 엄마가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 이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부부가 번갈아 가면서 식사를 하거나 아기를 번갈아 가면서 식사를 먹였지만 이유식을 이렇게 주기 시작하면서부터 아기와 함께 식사시간을 가지는 것이 비로소 가능해졌다.
 
아기의 웃는 표정에서 만족한 식사임을 알 수 있다.
▲ 식사 아기의 웃는 표정에서 만족한 식사임을 알 수 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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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주도 이유식의 효과는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고 씹는 기술, 손 근육 발달, 눈과 손 협응력을 발달시키는 방법에 그 목적이 있다. 아기 엄마는 이를 우리 아이에게 매우 중요한 학습이라고 생각했다.

아기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바라보는 엄마들 입장에서는 참을성이 매우 필요한 순간들이라고 할 수 있고 인내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아기 엄마는 이 이유식을 계속하기로 했다. 아기에게 꼭 필요한 놀이이자 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환장파티는 계속 되겠지만

아기는 오늘도 놀이 같은 이 아기 주도 이유식으로 밥을 먹는다.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는 아기의 이 식사가 아기에게는 하나의 위대한 도전이자 훈련이라 생각하니 잘 먹는 아기의 모습에서 그리고 웃는 저 표정의 만족한 모습에서 위안을 느낀다. 망했다. 앞으로도 '대환장파티'의 예약은 계속될 예정이다.

아기 엄마뿐만 아니다. 코로나 시기, 이 총체적인 난국에도 아기 엄마들은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찾아 오늘도 시장을 누비고 마트에 간다. 기사를 준비하며 만난 수 많은 엄마들은 아기를 데리고 나가 맛있는 것과 좋은 것을 마음껏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들을 가지고 아기의 한끼들을 준비하고 계셨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아기를 위해 장을 보고 이유식을 만들며 나름의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을 전달하고 계실 이 시대 모든 엄마들께 아기의 마지막 활짝 웃는 사진처럼 해맑고 밝은 위로와 격려 그리고 존경을 보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추후 기자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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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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