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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가치가 퇴색하는 세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급격한 자동화로 인간의 노동 그 자체가 종말을 고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마주했던 노동 현실의 민낯을 보며 현장의 관찰자이자 조율자로서 신입 노무사가 보고 겪고 느낀 것들을 독자와 공유합니다. [편집자말]
"주휴수당, 꼭 줘야 하나요?"

영세사업장의 단골 질문 중 하나는 "자기 직원들에게 꼭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다. 몇 가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지급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 그들은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푸념을 하곤 한다.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서 이러다가 장사 접겠다는 얘기가 절반 이상이고, 몇몇은 나라님 욕과 함께 다소 사용자 편파적인 노동관계법령의 방향성까지 제시해주곤 해서 상담이 길어질 때가 많다.

이에 더하여 "주휴수당을 '합법적으로' 안 주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분들도 종종 있다. 특히 셈에 밝은 사장님들은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그 방법을 파악하고는 '답정너' 식으로 묻곤 하는데, 이때가 노무사에게는 가장 곤란하다. '쪼개기 계약' 즉 풀타임 노동자를 고용해야 할 자리에 여러 초단시간 노동자를 활용하는 게 불법은 아니나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추천 드리지는 않는다"면서 상담을 종료한다.

과연 주휴수당이 뭐기에 이토록 사장님들을 어렵게 만드는 걸까? 그리고 과연 주휴수당이 실제로 사장님을 못살게 구는 '악법'일까?

우리나라의 유급주휴일 제도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우리나라의 사용자들은 노동자에게 주 평균 1회 이상의 휴일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이 제정되었던 1953년부터 존재해온 제도로, 당시의 가혹한 노동현실로부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쉬는 날을 보장하자는 '안식일' 보장의 취지다. 실무에서는 공휴일이나 대체공휴일 등 '유급휴일(법 제55조 제2항)'과 구분하기 위해 통상 '주휴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우리 법에서는 주휴일을 반드시 '유급휴일'로 보장하도록 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단순히 쉬는 날을 보장하는 차원을 넘어 휴일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주휴일을 유급으로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몇 군데 없다. 게다가 소위 '선진국' 대다수가 주휴일은 보장하되 유급 의무는 두고 있지 않아, 매번 국내 사용자단체들이 "주휴일의 유급 조항을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다만 우리 법제상 유급주휴일에 따른 주휴수당 지급은 그 방식 등이 이미 확립되어 있다. 실제로 매년 이맘때쯤 요란한 진통을 겪는 최저임금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은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정할 뿐만 아니라 주 40시간 노동자가 받게 될 월 단위 최저임금도 산정하여 함께 발표하고 있다. 2022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으로 정해지면서, 통상노동자 즉 하루 8시간씩 5일 일하는 '주 40시간 노동자' 기준 월 환산 최저임금(191만 4440원)도 함께 발표됐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3일 새벽 제9차 전원회의 뒤 이어진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2년도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결정됐다. 2021.7.13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3일 새벽 제9차 전원회의 뒤 이어진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2년도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결정됐다. 2021.7.1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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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만 4440원은 어떻게 산출되었는가? 실무에서는 1달을 통상 4.345주(365일을 12월로 나누고 이를 7일로 나눈 값)로 보고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주 40시간 노동자의 1달 기본 노동시간은 약 174시간이다. 여기에 매주 하루의 유급주휴일을 보장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주 40시간(하루 8시간씩 5일) 노동자는 근로일이 아닌 날 8시간의 임금을 추가로 받게 되는데, 이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약 35시간이 추가되어 도합 209시간이 기준이 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만 원을 초과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2021년) 기준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464원이고 내년에는 1만992원까지 인상된다. 이렇게만 보면 집권여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시급 1만 원도 달성한 셈이 되고,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더라도 절대 낮지 않은 수준의 최저임금이 보장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렇듯 주휴수당은 최저임금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우리 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위와 같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유급주휴일과 그에 따른 주휴수당은 폐지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의도치 않게 차별 조장하는 유급주휴일 제도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인 노동자들의 삶을 보장하고자 만들어진 유급주휴일 제도가 오히려 비전형적 노동자들의 임금에 '합법적인 차별'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주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의 내용을 조금 더 뜯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잠깐 살펴보았지만, 이 유급주휴일 제도는 이른바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에 따라 4주를 평균하여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경우 유급휴일의 적용이 배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세사업장의 사업주들은 여러 명의 초단시간 노동자를 고용하여 주휴수당 및 연차유급휴가 등의 적용을 피해간다. 절대다수의 초단시간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점에서,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방향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되자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무인 편의점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 2021.7.13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되자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무인 편의점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 2021.7.1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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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판례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유급주휴일의 발생 요건으로 일관되게 "계속근로의 예정"을 요하고 있다(대법원 2011다39946 판결; 근로기준과-1186, 2005-03-03 등). 다시 말해 다음 주에도 일을 하느냐 여부에 따라 주휴수당의 지급 여부가 갈린다. 한 주를 개근하였더라도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퇴사하거나, 일용직 노동자라서 다음 주의 출근이 불확실한 상태에 있는 경우 유급주휴일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임금이 노동의 대가라는 기존의 논리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아니, 애초에 휴일에 임금을 받도록 하는 '주휴수당'의 존재부터가 논리적으로 비약이다. 앞으로 일을 계속하는지 여부에 따라 이미 제공한 노동의 대가가 달라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결정적으로, 이 제도는 향후 취업이 불확실한 일용직 노동자나 퇴사자 그리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고용상황에 놓인 초단시간 노동자에게 오히려 돈을 덜 주도록 하여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법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

때문에 유급주휴일은 폐지되어야 옳다. 노동의 대가가 아닌 '조건부 임금'이라서, 그에 따라 다양화되는 현대 노동환경에서 보호받아야 할 비전형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노동에 귀천'을 부여하는 제도라서 더욱 그렇다.

다만, 무작정 이를 폐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지가 어려운 이유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제도의 수정 없이 유급주휴일만 폐지할 경우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다수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이 대폭 하락하게 된다는 점에 있다. 최저임금이 변하지 않고 주휴수당만을 폐지하게 될 경우, 내년도 월 환산 최저임금은 191만 4440원(월 209시간 기준)에서 159만 3840원(월 174시간 기준)으로 수직 하락한다. 급여가 30만 원 넘게 깎이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노동자들이 얼마나 될까? 이런 말을 꺼내는 것부터가 돌 맞을 짓이다.

그렇다고 이에 비례하여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 992원으로 인상하는 것도 큰 문제다. 당장 몇 백 원을 올리는 데에도 매년 노·사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데, 실제 수령액 자체는 같아지더라도 체감상 오르는 숫자가 너무 큰 것이 현실이다. 이참에 최저임금을 좀 낮춰보려는 경영단체의 로비, 현상유지 그 이상을 바라는 노동계의 투쟁, 그리고 이를 조용히 조장하는 언론의 '콜라보'가 너무나도 뻔히 예상된다.

게다가 주휴수당 폐지는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 유급주휴일이 법에서는 삭제되더라도, 휴일과 관련된 내용은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의 필수기재사항이며 상당수의 사업장에서는 단체협약에도 명시되어 있다. 이에 근로기준법의 유급 규정을 폐지하더라도 위 사내 규정에서의 내용까지 추가로 삭제되어야 비로소 유급주휴일 및 주휴수당이 사라질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과 그렇지 않은 사업장 간에 현실적인 차별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고용관계는 절대 대등한 당사자 간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사내 권력자인 사장님이 유급휴일을 삭제하겠다고 하면 이에 저항할 수 있는 개인은 많지 않다. 노조는 단체협약을 통해 적어도 조합원들에게라도 유급주휴일을 보장하기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노조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만 무급주휴일을 강제당하게 된다는 또 다른 차별의 소지가 있다.

대안은 없을까

휴일에 대한 임금이라는 논리적 모순 속에서도 현실적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유급주휴일 제도와 주휴수당. 분명 이 법은 사업주에게도 노동자에게도 여러 문제를 만들고 있지만, 폐지할 경우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여러 대안 중 올해 초 현직 출신으로 주휴수당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던 정석은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근로감독관의 제안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정 감독관은 최저임금 경계에 있는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 우려에 대해 "주휴수당 폐지로 임금을 삭감할 수 없다"는 강행규정을 두고, 휴일을 보장하되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 삭감분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동시에,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일근로 억제, 휴가 사용 촉진 등의 정책적인 논의가 동시에 요구된다며 주휴수당 문제가 단순히 임금 조정의 문제보다 훨씬 복잡함을 시사하였다.

정부가 과거 각종 수당제도의 폐해를 논하며 최저임금법을 개정하여 상여금이나 복지 수당을 점진적으로 최저임금 산입분에 추가하도록 한 것처럼, 점진적으로 유급주휴일의 급여 산정범위를 낮추고 이를 최저임금 상승분에 반영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여태까지 법을 애써 외면하면서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던 영세사업장들도 변화하는 법 제도에 적응할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동시에 양대 노총의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나 경영자가 노동자들을 설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들이 주휴수당 폐지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이 적극적으로 나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반영이 이루어진다는 '보증서'를 내세울 필요가 있다.

더 늦지 않게 불편한 진실인 유급주휴일 제도를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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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조은노무법인 책임노무사, HR 책임컨설턴트 // 前 YTN 보도국 영상취재1부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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