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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장 입구에서 보이는 무등산, 맨 앞이 낙타봉이고 오른쪽으로 규봉이다. 규봉 뒷쪽으로 입석대 서석대 등이 있다.
▲ 무등산  야영장 입구에서 보이는 무등산, 맨 앞이 낙타봉이고 오른쪽으로 규봉이다. 규봉 뒷쪽으로 입석대 서석대 등이 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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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무등산 도원 야영장 개장한 날이다.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섰다. 피서도 하고 탐방도 하는 일석이조다. 도원 야영장은 무등산 국립공원에서 전남 화순군 이서면 도원 부락에 조성한 야영장이다.
  
풀 옵션 영지 13동, 일반 영지 19동이 조성되어 있다. 풀 옵션 영지는 산막이고 일반 영지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풀옵션이지만 아직 코로나 때문에 취사도구는 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 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도시의 소음 수많은 사람
빌딩 숲 속을 벗어나 봐요.
 
젊었을 때다. 노래 가사처럼 당시 배낭여행이 유행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지리산 야영장에서 캠핑을 할 때다. 힘겹게 텐트를 치던 일, 석유버너에 불을 붙이던 일... 피서가 아니라 생고생이었다. 여름이면 힘들었던 그때의 추억에 젖곤 한다.

캠핑에 대한 동경이 남아 있는 차에 아들 네가 같이 갔으면 한다. 도원 야영장 개장하는 첫날, 첫 번째, '산막 1호'를 예약했다는 것이다. 기분 전환도 될 것 같았다. 3살 손녀까지 가족 5명이 하룻밤 야영을 하기로 했다.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아스팔트에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산속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3시, 산막은 그야말로 온실 속, 열이 한껏 달아올랐다. 주변도 살필 겸 잠깐 산책에 나서기로 했다. 막사 안이 무덥기 때문이었지만...

야영장에서 무등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갈래다. 장불재 쪽으로 가는 코스, 도원마을에서 규봉암, 사무지기 폭포를 거쳐 규봉암에 가는 코스 등이다. 장불재 길은 최근 수달이 발견되어 나무다리부터는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관리 직원의 설명이다.
 
탐방로 우측으로 깊은 계곡이 있다.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사고 위험으로 출입 금지구역이다.
▲ 무등산 계곡 탐방로 우측으로 깊은 계곡이 있다.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사고 위험으로 출입 금지구역이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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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 왼쪽 및 계곡에 절개된 것 같은 암석들이 수없이 숨겨져 있다.
▲ 숲 속에 뭍혀 있는 이끼낀 암석 탐방로 왼쪽 및 계곡에 절개된 것 같은 암석들이 수없이 숨겨져 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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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퉁이를 반듯하게 깎고 갈아 층층이 쌓아 올린 품이 마치 석수장이가 먹줄을 튕겨 다듬어서 포개 놓은 듯한 모양이다.
 
1574년 4월 고경명은 서석산(무등산)을 4박 5일 산행했다. 그가 쓴 기행문 유서석록의 일부다. 숲 속 깊이 숨겨진 암석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다. 석수장이가 깎다가 남은 석재들을 숲 속 깊이 숨겨 놓았을까. 우측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에도 크고 작은 암석들이 박혀 있다.

새소리, 매미소리가 하모니를 이룬다.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까지, 자연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다. 비록 차디찬 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의 체험은 할 수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듣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달아나는 듯했다.
  
도원야영장에서 장불재에 오르는 길이다. 산속에 흔하게 깔린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서 걷기에 편하다.
▲ 무등산 탐방로 도원야영장에서 장불재에 오르는 길이다. 산속에 흔하게 깔린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서 걷기에 편하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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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장에서 장불재로 오르는 길에 돌을 깔아 걷기에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수달이 발견되어 나무다리 부터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돌길이 끝나면 데크 길이 이어진다
▲ 무등산 도원 탐방로 야영장에서 장불재로 오르는 길에 돌을 깔아 걷기에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수달이 발견되어 나무다리 부터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돌길이 끝나면 데크 길이 이어진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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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경사로에는 계단식으로 자연석 돌을 놓아 보폭에 맞도록 차곡차곡 디딤돌을 놓았다. 맨몸으로 오르기도 힘든데, 큰 돌을 옮겨다가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추고... 누군가의 힘든 노동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편안함이 된다.

야영 가족은 우리까지 단 세 팀, 신막11호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고, 신막9호는 밤샘 술을 마실 듯 소리가 점점 커진다. 야영의 별미는 숯불구이... 야외에서 고기 구워먹는 것도 오랜만이다.
  
막사 이름이 산막다. 산막1호, 산막2호...13 개의 산막이 있다.
▲ 도원야영장 산막 막사 이름이 산막다. 산막1호, 산막2호...13 개의 산막이 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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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하게 썬 고기를 석쇠에 올린다. 이글이글 고기 익는 소리와 내뿜는 연기, 둘러 앉아 고기를 굽고, 이야기도 나누며 밤은 깊어간다. 오늘은 마음껏 먹자. 나이가 들면 왜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은지,

새벽 4시쯤 되었을까. 빗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소나기가 예보되어 있는 터라 영락없이 비 내리는 소리로 들린다. 잠결에 들은 소리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다. 상쾌한 공기와 맑은 하늘, 선명하게 보이는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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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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