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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문학, 특히 디카시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 마침 디카시에 심취되어 있는 양향숙 시인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어 서면으로 질의, 응답을 하게 되었다. 인터뷰는 지난 15일 진행했다. 디카 시인의 생각과 활동을 엿보고 디지털시대에 발맞추어 변화하는 문학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 시인으로 등단하여 현재는 디카시 창작에 몰두하고 계신 양향숙 시인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한국 사진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데 있어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간단히 문단 이력을 말씀해 주세요.
"2017년 서정문학을 통해 시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고, 2018년 공동시집 <순례에서 만난 인연>과 2019년 첫 시집 <꽃마리의 연가>를 발간했습니다. 그 외 <한국대표서정시선>에 세 차례 참여했습니다. 현재는 디카시 창작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며 디카시집 <붉은 심장>을 이북으로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디카시인협회 창립기념 공모전에 디카시 '두 마음'이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지요."
 
- 디카시를 쓰게 된 동기와 디카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연한 기회에 디카시를 알게 되었는데 사진과 거기에 알맞은 5행 이내의 시가 어우러진 한 편의 훌륭한 예술작품이었습니다.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데다 시를 쓰기 때문에 저에게 딱 맞는 문학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7월에 자녀들과 제주도 여행을 갔는데 틈새가 벌어진 돌담을 보고 '틈'이라는 작품을 쓰게 되었어요. 그 작품을 모 시인에게 보였더니 디카시 카페를 소개해 주었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디카시의 매력은 사진과 시가 서로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쉽게 이해가 되면서도 함축된 의미가 담겨 있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 디카시가 다른 문학 장르와 구별되는 장점과 단점은?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나 사진을 찍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장점일 수 있겠습니다. 단점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기에, 기본기 없이 사진의 보충 설명쯤으로 알고 시를 남발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나요? 디카시 이외의 창작활동 계획은?
"사진과 시의 비율이 5:5로, 사진만 보면 평범한 이미지가 몇 줄의 언술에 의해 아!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면 그게 좋은 작품 아닐까요. 당분간은 디카시를 계속 쓰게 될 것 같습니다만 첫 인연인 시를 첫사랑처럼 그리워하며 가끔 쓰려고 애를 쓸 것 같습니다."
 
- 좋다고 생각하는 디카시를 자신의 작품과 다른 시인의 작품 하나씩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좋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취향에 따라 좋다는 기준이 많이 달라질 테니까요. 디카시라는 것은 사진과 시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진만 좋아서도 안 되고 시만 좋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저의 작품 중에서는 유성우(流星雨)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유성우
▲ 유성우 유성우
ⓒ 양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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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流星雨) / 양향숙
 
평상에 누워 밤하늘 올려다보면
사선으로 떨어지던 별똥별
 
그 많던 별들이 쏟아지는 봄밤
아직도 소원을 빌지 못했는데
내 머리엔 흰 눈 내려앉았네
 
이 작품은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인데 마치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한순간 떨어져버리기 때문에 소원을 빌 틈 없이 세월만 흘렀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시인의 작품으로는 강현분 시인의 '쓴 소리'를 뽑고 싶습니다. 마음에 너무 와 닿아 선정했습니다. 우리 시대 문학인들이 세상 일을 너무 외면하고 고고한 척 글만 쓰지 말고, 참여정신도 필요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쓴 소리
▲ 쓴 소리 쓴 소리
ⓒ 강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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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소리 / 강현분
 
어지러운 세상 할 말이 많은 듯 입을 다물 줄 모른다.
까짓, 후대를 위해 쓴 소리 한들 어떠랴
시 한편 쓰는 것보다 따끔한 소리가 필요한 순간도 있다.
 
- 현재 상황에서 사진문학의 현실과 발전 방향, 문학이 대중들 사이로 파고들게 하기 위한 제안이 있다면?
"요즘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는 사진문학이 문학의 전반적인 발전에 상당히 고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곁들임으로써 언술만으로는 부족했던 작품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문학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서울디카시인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진문학 잡지 <시인의 시선>의 발간이라든지, 인터넷신문 <시인투데이>를 통한 작품 활동, 다양한 사진문학 공모전을 통해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춘문예를 통한 난해한 현대시가 시의 독자층을 분산, 해체시켰다면 다카시나 사진문학을 통해 다시 모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학이든 모든 예술작품은 접근성이 좋아야 독자층이 형성되고 발전되리라 생각합니다."
 
- 좋은 시인이란? 그런 시인이 있다면 꼽아 보세요.
"좋은 시인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시가 좋아도 시인의 인성에 문제가 있으면 좋은 시인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항아리에서 한겨울 추위도 견디고 한여름 땡볕도 견디며 발효된 간장이 깊은 맛을 내듯, 시인만의 내면의 숙성된 언어가 타인을 감동시킨다고 생각하지요. 쉬우면서도 다시 보고 싶은 시를 쓰는 시인들을 모두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 좋은 시와 나쁜 시에 대하여 한 말씀 하신다면?
"좋은 시는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고 다시 보고 싶은 시, 즉 감동이 있는 시입니다. 나쁜 시는 근사한 말을 나열했는데 무슨 말인지 종잡을 수 없는 난해한 시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를 달아나게 하지요."
 
- 개인적인 포부와 한국 문단에 바라는 점은?
"나이를 먹어도 시를 읽고 쓰는 시인으로 살고 싶고,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감동을 주는 시 몇 편이라도 쓰는 것이 제 포부라면 포부이겠습니다. 한국 문단에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신춘문예라든지 공모전에 난해한 시를 당선시켜서 독자와 불통과 단절을 초래하는 일을 더 이상 지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일상적인 언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습니다. 그래야 모닥불에 사람들이 둘러앉듯이 시를 구심점으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양향숙
시인, (호는 華谷)
2017년 서정문학 등단
2019년 시집 <꽃마리의 연가> , 공동시집 <순례에서 만난 인연>, <한국대표서 정시선> 9~11호
2019년 YTN·서정문학 남산문학대회 심사위원
2019년 서정문학 시 창작교실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21년 디카시집 <붉은 심장> e북 출간
2021년 서울디카시인협회 창립기념 디카시 공모전 대상 

장시백
본명은 장진원
시인, 소설가
사진문학 전문 문예지 <시인의 시선> 발행인
사진문학 전문 인터넷신문 <시인투데이> 발행인

태그:#디카시, #사진문학, #디카시인, #양향숙시인, #장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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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백 시인, 소설가, 소설미학 작가협회장 한국사진문학협회 대표, 문예지 계간 <한국사진문학> 발행인, 문예신문 <시인투데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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