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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공립D고 학생회장으로 출마한 한 후보자의 포스터.
 울산 공립D고 학생회장으로 출마한 한 후보자의 포스터.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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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복지를 강조해온 울산시교육청 산하 한 공립고교의 학생회장 선거 포스터에 "화장실마다 휴지 설치를 목숨 걸고 지켜내겠습니다"란 비장한 공약이 등장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화장실에 휴지를 비치하지 않은 이 학교의 교감은 "당연히 휴지가 있다"고 거짓 답변까지 했다. 

14일 울산 D고는 학생회장 선거를 치렀다. <오마이뉴스>가 3명의 학생회장 후보자들이 만든 포스터를 확인해본 결과 공통 공약은 바로 "화장실 휴지 설치"였다.

특히, 한 학생회장 후보 포스터는 "목숨 걸고 지켜내겠습니다"란 제목 아래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었다.
 
1. 일주일에 한 번 사복DAY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편하게 살자")
2. 각층 화장실마다 휴지 설치 ("화장실에 휴지 없는 거 생각보다 많이 불편함")
3. 현실성 넘치는 휴대폰 사용 허용 ("우리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다 스스로 절제 가능")

이 포스터에 대해 한 아동문화운동 활동가는 페이스북에 "(학교)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어 목숨 걸고 (공약으로) 지킬 일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적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D고 화장실에 정말로 휴지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학교 교감에게 전화를 걸어 '화장실에 휴지가 없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학교 화장실 휴지 있죠. 당연히 화장실에 휴지가 있죠. 왜 없어요?"

이에 기자는 다시 해당 교감에게 '그렇다면 학생회장 후보자 3명이 왜 공약을 낸 것이냐'고 다시 묻자 "학생회장 선거공약까지 거기(오마이뉴스)서 다루느냐"면서 "당연히 휴지가 있다. 회의가 있어서"라고 말한 뒤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기자가 이 학교 또 다른 교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이 학교는 교실에서 화장지를 나눠주는 대신, 화장실에는 화장지를 따로 비치하지 않고 있었다.

이를 확인한 뒤 다시 이 학교 교감에게 문의하자 "학교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했었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교실마다 화장지를 나눠줬다"고 말을 바꿨다.

이 학교 한 부장교사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화장실에 화장지를 뒀더니 (화장지가) 빨리 동이 나고 화장실도 막히는 경우도 발생했다"면서 "학교에서 효율적으로 (화장지를) 쓰기 위해 교실에서 관리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화장실이 교실에서 먼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국 학생회 선거공약을 꾸준히 분석해온 임정훈 '연구공동체+교육의 품:격' 연구위원(현직교사)은 "화장실에 화장지를 설치하겠다는 학생회장단 후보들의 공약은 이 학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흔한 상황"이라면서 "학교는 화장실에 화장지를 두면 관리가 어렵다고 말하지만 이는 교육적 방법보다는 금지하고 차단하는 폭력적인 방식을 옹호하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연구위원은 "전국의 교육감들이 너나할 것 없이 '학생 중심, 학생 행복'을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학생들이 화장지, 두발, 복장 같은 기본적인 삶과 인권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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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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