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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밤바다를 거닐었다. 하늘엔 별이 총총하고 바다는 그 빛으로 출렁거렸다. 온종일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모래사장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은 날이 저물자마자 잠이 들었고, 부모들은 추억을 안주삼아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작지만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섬
 
뻘다방에서 본 목섬.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1위에 선재도가 올랐는데 목섬의 공이 컸다.
 뻘다방에서 본 목섬.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1위에 선재도가 올랐는데 목섬의 공이 컸다.
ⓒ 김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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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에서는 어디서 어디를 가든 15분이면 족하다. 작은 섬이지만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고 즐길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넘쳐난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1박 2일 여름휴가지로 그만이다. 길이 막히는 것을 감수한다면 당일 여행도 가능하다.

길은 외길이다. 대부도에서 선재도를 지나 영흥도에 닿기까지, 선재대교와 영흥대교 두 개 다리를 건너야 한다. 병목 현상이 심할 수밖에 없다. 길이 막히는 이유는 또 있다. 선재대교와 영흥대교 사이 길목에 '뻘다방'이 있다. 워낙 핫(hot)한 곳이다 보니 맞은편 주차장으로 드나드는 차량이 넘쳐난다. 그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뻘다방은 쌍화차를 파는 다방이 아니다. 쿠바 해변에서 모히또를 파는 카페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규모도 크다. 해먹이 걸려 있는 성인전용 공간도 있고, 이엉으로 지붕을 올린 해변 벤치도 늘어서 있다. 나무의자와 서핑보드, 벽화 등등 여기저기 사진 찍기 좋은 소품들이 가득하다.

뻘다방에서 보이는 섬은 목섬이다. 썰물 때가 되면 목섬에 모랫길이 열린다. 어촌계 사무실이 있는 고가 다리 밑에서부터 목섬까지 1km 남짓한 거리다. 쉬엄쉬엄 거닐다가 올만하다.

선재도는 어미 소인 영흥도에 바짝 붙어 다니는 '송아지 섬'이다. 어미 소의 꼬리 같은 영흥대교를 넘어 영흥도에 닿는다. 오른쪽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오르면 십리포해수욕장에 이른다.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소사나무를 먼저 만난다. 소사나무는 자작나무과 서어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활엽 소교목이다. 강화도 참성단에 있는 소사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십리포해변을 지키고 있는 소사나무는 150년 전에 방풍림으로 조성됐다. 350여 그루의 소사나무가 해변을 따라 깊게 늘어서서 그 오랜 세월 동안 해풍을 막아내며 숲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숲 그늘에 자리를 펴고 앉아 야영도 했지만 지금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1997)돼 숲에는 들어갈 수 없다.

야영은 별도로 마련된 캠핑 시설에서 할 수 있다. 모래사장 위쪽으로 데크, 파고라(지붕 있는 데크), 보도블록, 원두막 등 여러 형태의 사이트가 마련돼 있다. 캠핑장에서는 전기와 수도, 샤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4만 원 선인데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는다.
 
십리포해수욕장은 영흥도 제일 해수욕장답게 길고 넓은 모래사장을 자랑한다. 해변의 오른쪽 끝에서부터 야영 시설이 마련돼 있고, 왼쪽 끝에는 해안산책로가 설치돼 있다.
 십리포해수욕장은 영흥도 제일 해수욕장답게 길고 넓은 모래사장을 자랑한다. 해변의 오른쪽 끝에서부터 야영 시설이 마련돼 있고, 왼쪽 끝에는 해안산책로가 설치돼 있다.
ⓒ 김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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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 그루의 소사나무들이 150년의 무게를 지탱하며 기묘한 숲을 이루고 있다.
 350여 그루의 소사나무들이 150년의 무게를 지탱하며 기묘한 숲을 이루고 있다.
ⓒ 김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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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나무 군락지에는 '인천상륙작전 전초기지' 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해군첩보대가 창설됐다. 이들은 영흥도에서 인천과 서울, 수원을 오가며 북한국의 동향을 살피는 임무를 맡았다.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 해군첩보대에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철수 준비를 서두르던 새벽 2시. 북한군 1개 대대가 영흥도를 기습했다. 이때 다른 대원을 탈출시키고 끝까지 남아 싸웠던 첩보대원과 영흥도 청년방위대원 14명이 전사했다.

그리고 해군첩보대에 협조한 영흥도 주민 50여 명이 참살 당했다. 십리포해변 소사나무 군락지 이곳에 그렇게 아픈 역사가 서려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뒤에는 영흥도 주민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십리포해수욕장을 비롯해 영흥도 여기저기를 다니다보면 '익령군(翼靈君)길'이라고 새겨진 푯말과 종종 마주친다. 고려 말, 왕족인 익령군 왕기(王奇)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개경을 탈출해 이 섬에서 숨어 살았다. 이때부터 섬의 이름을 익령군의 영(靈)자를 가져와 영흥도(靈興島)라 부르게 됐다.

십리포해수욕장에서 10분 거리에 익령군의 일화가 남아있는 국사봉과 통일사가 있다. 절에서부터 차로 5분 거리에 농어바위의 전설이 깃든 해변이 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은 해군첩보대원과 영흥도 주민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은 해군첩보대원과 영흥도 주민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김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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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바위해변과 장경리해변에서 멋진 캠핑을

농어바위해변에는 바다와 인접한 거리에 가족들이 쉬어가기 좋은 캠핑장과 펜션이 여러 곳 있다. 펜션 중에서는 풀장이 따로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농어바위해변에서는 밀물 때에는 수영을 즐기고 썰물 때에는 갯벌에 나가 조개와 게를 잡는다.

모래톱과 가까운 갯벌에는 조개가 거의 없다. 조개를 어느 정도 캐려면 장화를 신고 바다 쪽으로 멀리 나가야 한다. 먼 갯벌까지 가려면 체험비용을 내야 하는데 성인이 1만 원이다.

영흥도든 선재도든 모든 갯벌 체험장이 같은 수준이다. 조금 비싼 듯하지만, 어민들이 씨를 뿌려 애써 일구어놓은 조개들이고 어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자산이다. 낚시터에서 비용을 내고 낚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농어바위해변에서 서쪽으로 5분여 내려오면 장경리해수욕장이 있다. 식당, 편의점 등 부대시설이 많아 휴가를 보내기에 좋다. 이곳에도 캠핑과 야영시설이 갖춰져 있다. 물론 유료이며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 시설과 갯벌 체험장이 있다.

해변 왼쪽으로는 여러 대의 풍력발전기가 바다를 바라보며 큰 바람을 기다린다. 인천시는 '그린뉴딜',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영흥도에 대단위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 한국남동발전이 함께하고 있다.
 
농어바위해변에는 다른 갯벌 체험장과 마찬가지로 조개와 게를 잡을 수 있다.
 농어바위해변에는 다른 갯벌 체험장과 마찬가지로 조개와 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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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바위해변에는 바다와 맞닿은 거리에 가족이 쉬어가기 좋은 캠핑장과 펜션이 여러 곳 있다.
 농어바위해변에는 바다와 맞닿은 거리에 가족이 쉬어가기 좋은 캠핑장과 펜션이 여러 곳 있다.
ⓒ 김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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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곳이 있다. 한국남동발전이 조성한 '영흥 에너지파크'다. 이곳에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즐겁게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에너지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전시관에서는 체험을 통해 에너지와 전기의 생성 원리를 배운다. 블랙아웃, 보일러, 터빈, 발전기, 송전탑, 플라즈마, 태양광발전, OX퀴즈 등 다양하고 이채로운 코너들이 마련돼 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는 6만2800㎡의 대지에 에너지 전시장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는 6만2800㎡의 대지에 에너지 전시장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했다.
ⓒ 김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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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밖에도 배움터가 있다. 생태연못, 소수력발전, 공룡 광장, 자전거 꼬마기차, 태양광, 풍력발전기 등의 야외 체험 시설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며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이해하고 배운다.

영흥 에너지파크에서 나와 영흥대교로 가는 길에 노가리해변이 있다. 용담리라고 부르다가 최근에 옛 지명인 노가리를 되찾은 곳이다. 해변 마을은 아담하고 조용하다. 마을의 아름다움 뒤에는 무분별한 야영객들로 몸살을 앓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다가 멀리 뒷걸음질 한 후에 피서객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고, 그 자리에 갈매기들만 남아 해변을 지키고 있다.

바닷바람을 따라 영흥도까지 왔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영흥도 밤바다를 오래 거닐었다. 영흥도의 아름다움이 별처럼 '영'롱하기를, 이곳의 즐거움이 더욱 '흥'겹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글·사진 김병선 i-View 객원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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