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드디어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풀었다.

아르헨티나는 11일 오전 9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1-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993년 이후 28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정상에 등극했다. 또, 우루과이와 함께 통산 우승 15회로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아르헨티나, 카운터 어택 한 방으로 브라질 침몰
 
 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메시.

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메시. ⓒ EPA/연합뉴스

 
아르헨티나는 지난 4강전과 비교해 무려 5명을 바꾼 라인업을 가동했다. 수비진이 가장 변화의 폭이 컸다. 몰리나, 페쩰라, 탈리아피코가 빠지고 몬티엘, 로메로, 아쿠냐가 선발 출장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왼쪽 윙에는 귀도 로드리게스, 니콜라스 곤살레스 대신 파레데스, 디 마리아가 스칼로니 감독의 선택을받았다.

반면 브라질은 지난 경기와 같은 선발 명단을 꾸렸다. 네이마르를 최전방 원톱에 놓는 4-2-3-1 포메이션이었다.

미드필드 좁은 공간에서의 다툼과 압박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라이벌전답게 거침의 강도가 매우 높았다. 어느 한 쪽이 주도하지 않은 팽팽한 흐름이었다.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억제하기 위해 라인을 올리고 전방 압박을 가하는 전략은 두 팀 모두 동일했다.

전반 초반에는 중원의 단단함에 있어 아르헨티나보다 브라질이 더 앞섰다. 아르헨티나의 전진 패스를 수시로 차단하며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브라질을 공략한 것은 한 번에 넘어가는 롱패스였다. 전반 22분 데 파울이 수비 뒷 공간으로 패스를 배급했다. 빠르게 침투한 디 마리아가 골키퍼 키넘기는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31분 메시가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브라질을 위협했다. 브라질은 전반 중반 이후 공격의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하며 답답함을 보였다. 특히 네이마르가 꽁꽁 묶인 것이 뼈아팠다.  아르헨티나는 공을 소유하는 선수에게 2-3명이 에워싸며 전진할 경로를 차단했다.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후반시작하자마자 중앙 미드필더 프레드 대신 공격수 피르미누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4-2-3-1에서 4-3-3으로 전환을 꾀했다. 네이마르가 2선으로 내려가고, 좌우 윙어 히샬리송과 에베르통이 위치를 바꿨다.

브라질은 후반 들어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네이마르가 2선에서 자유로워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후반 9분 네이마르의 대각선 방향으로의 패스가 히샬리송에게 전달됐지만 히샬리송의 슈팅을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선방했다.

아르헨티나의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18분 로 셀소 대신 왼쪽 풀백 탈리아피코를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반면 브라질은 후반 18분 에베르통을 불러들이고, 비니시우스를 넣은데 이어 후반 30분에는 에메르송, 바르보사를 투입했다.

브라질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41분 바르보사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42분 승부의 쐐기를 박을 기회를 무산시켰다. 데 파울의 스루 패스가 메시에게 연결되면서 단독 상황을 맞았지만 골키퍼를 제칠때 미끄러넘어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끈끈한 수비로 한 골 리드를 지켜낸 끝에 승리를 거뒀다.

'4골 5도움' 메시, 아르헨티나 우승 이끈 존재감

아르헨티나와 메시는 유독 메이저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1993 코파 아메리카 우승 이후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에서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이는 메시에게도 통용된다.
 
메시는 클럽 무대에서 모든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에 반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메시는 준우승 4회에 머물렀다.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2007, 2015, 2016년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결승에 올랐으나 독일에 0-1로 패했다. 메시에겐 언제나 메이저대회 무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풀이를 한 것은 이번 2021 코파 아메리카에서였다. 사실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앞선 6경기에서 평균 볼 점유율이 50.3%에 머물렀다. 특히 메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메시는 혼자서만 4골 5도움을 기록했다. 팀의 12득점 가운데 9골이 메시의 발에서 나왔다.

항상 지적된 것은 메시의 부담을 덜어줄 제2의 득점원이었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디 마리아가 해결사로 나섰다. 주로 후반 교체 조커로만 나선 디 마리아는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선발 출장했다. 디 마리아는 전반 22분 영리한 수비 배후 공간 침투와 로빙슛으로 이 경기의 유일한 골을 터뜨렸다.

그동안 메시는 4차례의 월드컵과 5차례의 코파 아메리카에 나서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으나 마침내 무관에서 벗어났다. 10번째 도전 만에 일궈낸 쾌거다. 일등공신은 단연 메시였다. 2021 코파 아메리카 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이제 메시의 다음 도전은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한다. 월드컵마저 제패할 경우 메시는 진정한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를 자격을 갖추게 된다.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마라카낭 스타디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 2021년 7월 11일)
아르헨티나 1 - 디 마리아(데 파울) 22'
브라질 0

선수 명단
아르헨티나 4-4-2 : E.마르티네스 - 몬티엘, 로메로(79'페쩰라), 오타멘디, 아쿠냐 - 디 마리아(79'E.팔라시오스), 데 파울, 파레데스(54'G.로드리게스), 로 셀소(63'탈리아피코) - 메시, L.마르티네스(79'N.곤살레스)

브라질 4-2-3-1 : 에데르송 - 다닐루, 마르퀴뉴스, T.실바, 로지(76'에메르송) - 카제미루, 프레드(46'피르미누) - 에베르통(63'비니시우스), 파케타(76'바르보사), 히샬리송 - 네이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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