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본선티켓을 놓친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이 아시아컵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9일 '2021 FIBA 아시아컵'에 출전하는 남자농구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 24인과 최종엔트리 12인 명단을 발표했다.

조상현호 1기였던 지난 아시아컵-올림픽 최종예선과 비교하여 최종엔트리 명단에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 부상과 개인사정 등으로 합류하지 못했던 허훈-송교창-김선형-김종규 등 아시아컵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대표팀에 복귀했다. 라건아-이대성-전성현-이승현-문성곤 등은 지난 대회에 이어 변함없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경기들에서 보인 아쉬움

4년전 2017 아시아컵에도 출전했던 멤버는 이승현-김종규-김선형-양홍석 등 총 4명이며, 2011년 대회부터 합류한 김종규는 유일하게 4회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우게 됐다. 전반적으로 아마추어 유망주들이 대거 기용된 1.5군에 가까웠던 지난 대회보다 진정한 '최정예' 전력에 더 가까워졌다.

아쉬운 것은 지난 아시아컵 예선과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대표팀 주포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NCAA(미국대학농구) 소속의 유망주 이현중이 소속 학교인 데이비슨대의 불허로 최종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현중은 8월에 시작하는 새학기 일정 문제 등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4년전 대회에서 대표팀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이정현(KCC)과 오세근 등도 제외됐다.

대신 U19 대표팀에서 맹활약 중인 여준석이 이번에도 A대표팀 엔트리에 재승선한 것을 비롯하여. 대학농구 간판스타로 활약 중인 이정현(연세대)가 새롭게 가세하며 세대교체 흐름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눈에 띈다. 이번 대표팀은 김선형과 라건아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9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선수들로 구성됐다.

조상현호는 오는 8월 17일부터 29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컵은 총 16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을 지난 6월 열린 아시아컵 예선에서 필리핀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티켓을 따냈다. 현재 참가가 확정된 팀은 한국을 비롯하여 인도네시아, 호주, 바레인, 중국, 이란, 일본, 요르단, 카자흐스탄, 레바논, 뉴질랜드, 필리핀, 시리아까지 13개국이며, 나머지 3개국과 조편성 추첨은 아직 미정이다.

FIBA 아시아컵은 아시안게임과 더불어 아시아 농구에서는 가장 비중있는 무대이자. 한국농구대표팀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힌다. 1960년 전신인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ABC)를 시작으로 지난 2017년 베이루트 대회부터 지금의 FIBA 아시아컵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올해로 30회째를 맞이한다.

한국은 2회(1968,1997) 우승으로 일본과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회 최다우승팀은 '만리장성' 중국으로 1975년 8회 방콕 대회부터 비교적 늦게 참가하기 시작했지만, 전체 대회의 절반이 넘는 총 16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7년 대회에서는 호주가 첫 출전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부진의 역사

한국농구에게 아시아컵은 애증의 대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최다 준우승(11회)-최다 3위(12회)라는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준우승만 두 자릿수를 넘긴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결승전에서 무려 8번이 중국을 만나 패한 기록(나머지 3회는 필리핀)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4강이나 조별리그에서는 중국을 이긴 적이 있지만, 결승에서 만났을때도 단 한번도 중국을 넘지못했다는 징크스도 안고 있다.

한국은 전희철(서울 SK 감독)의 맹활약으로 중국과 일본을 연파하며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1997년 사우디 리야드 대회 이후 더 이상 결승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2000년대부터 이란, 레바논, 카타르 등 중동세의 약진에 이어 2017년부터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가세하며 우승으로 가는 여정이 더 험난해졌다. 한국농구대표팀은 지난 예선에서는 필리핀에게 두 번 모두 패하기도 했다.

2003년 22회 하얼빈 대회까지만 해도 항상 3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했던 한국이지만, 2005년 도하 대회(4위)를 시작으로 2009년 텐진 대회 7위, 2015년 창사 대회에서 6위에 그치는 등 여러 차례 '참사'에 가까운 수모를 당했다. 1997년 이후 농구대표팀의 이 대회 최고 성적은 3위(2007, 2011, 2013, 2017)만 4번을 기록했다.

한국농구가 아시아컵에서 마지막 정상에 오른 1997년은 공교롭게도 한국에 프로농구(KBL)가 처음 출범한 해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농구는 프로 출범 이후로는 지난 24년간 한번도 올림픽 본선진출이나 아시아컵 우승 기록이 없다. 그나마 아시안게임에서 2002년-2014년 두 번 정상에 올랐지만 모두 홈에서 열린 대회로 안방에서만 강했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여러모로 부담이 큰 시점이다. 대표팀은 지난 아시아컵 예선과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잇달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5월 지휘봉을 잡은 조상현 감독으로서도 아시아컵에서 팬들이 납득할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입지가 불안해질수 있다. 조상현호가 아시아컵 본선을 통하여 달라진 모습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할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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