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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15인의 통일운동가들의 구술 기반 기록집 '비단옷 입고 밤길 걸었네(저자 권순지. 2021.4. 출판사 통일뉴스) 표지.
 대전지역 15인의 통일운동가들의 구술 기반 기록집 "비단옷 입고 밤길 걸었네(저자 권순지. 2021.4. 출판사 통일뉴스) 표지.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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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민주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자신의 인생을 기꺼이 내던졌던 대전지역 통일운동가들의 삶을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지역의 이야기를 '오마이뉴스' 등 다양한 매체에 게재해 온 젊은 작가 권순지는 최근 대전에서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을 해 온 15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한 '비단옷 입고 밤길 걸었네(2021. 통일뉴스)'를 출간했다.

'비단옷 입고 밤길 걸었네'는 대전통일운동 구술 기반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홍성순, 김용우, 김선건, 최교진, 김창근, 김병국, 박규용, 이성휘, 이영복, 유병규, 심규상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대전지역 통일운동의 흐름을 주도했던 15명의 주요 인사 증언이 이 책에 담겨있기 때문.

작가는 단순히 그들의 이야기를 지면에 옮겨 놓는 게 아니라 그들의 치열했던 삶을 재해석하고,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느끼는 감정을 대신하여 기술하고 있다. 그들이 느꼈던 치열한 고통과 고민은 함께 하며 글로써 정리한 것.

그렇기에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15명의 운동가와 내내 살았다. 그들이 갈 수 밖에 없었던 길 위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는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그들 삶을 감당하기 어려워 종종 좌절했다. 자주 숨이 찼고 목이 말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비단옷 입고 밤길 걸었네'라는 제목은 이 책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홍성순씨가 한 말이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길 위에서 분투해온 통일운동가들이 세상에 드러나길 원한다'는 취지에서 옛말을 차용한 것이다.

홍성순씨는 1987년 1월 딸 현주의 구속을 계기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양심수와 장기수 후원을 위해 삶의 전부를 바쳤다. 주요 시위나 농성현장에 그가 나타나지 않는 곳이 없었고, 시위에서는 가장 앞에 서 있었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에는 배고프고 갈 곳 없는 운동가들이 넘쳐났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운동하는 이들 모두의 '어머니'였다.

그런 그가 작가 앞에서 그 시절을 회상한 뒤 마지막으로 "누구를 위해서 종을 울리냐더니 나는 통일을 위해서 종을 울리려고 그랬나. 비단옷 입고 밤길 걷는다고 지금 남은 건 아무것도 없어"라고 허탈한 듯 털어놓는다.

그러자 작가는 그를 "우울한 시대를 어머니란 이름으로 살며 동시대의 다른 존재들을 위한 '환대'가 삶의 전부였던 사람 홍성순"이라고 묘사한다. 그리고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길' 위에서 인생을 바쳐 분투해 온 그들의 삶이 세상에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환대'한다.

작가의 '환대'는 책으로 엮여서 세상에 나왔고, 그 책의 제목이 바로 '비단옷 입고 밤길 걸었네'다. 작가는 "그들을 향한 나의 '환대'가 그 쓰임을 다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고 적고 있다.

그의 이러한 '환대'를 받고 소개된 15명의 대전지역 통일운동가들은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한 분투를 놓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이들의 삶을 기록한 역사기록이면서 동시에 그들을 이어서 통일시대를 개척해 나갈 우리 모두에게 '통일을 향한 준비를 멈추지 말라'고 메시지를 던지는 글이다.

비단옷 입고 밤길 걸었네 - 대전 통일 운동 구술 기반 기록

권순지 (지은이), 통일뉴스(2021)


태그:#비단옷입고밤길걸었네, #권순지, #통일뉴스, #통일운동, #대전지역통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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