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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밀려 결국 도쿄올림픽의 모든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7일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일부 경기만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여론에 따라 (전면 무관중 개최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정부와 여당 내에서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림픽 경기장에 관중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본 정부의 한 각료도 "더 이상 유관중은 어렵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최대 1만 명에서 일부 무관중... 결국은 전면 무관중?

앞서 일본은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정원의 50% 혹은 최대 1만 명의 관중을 들이겠다는 방침을 정부와 도쿄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참여하는 5자 회담에서 최종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개·폐회식과 축구, 야구 등 대형 경기장에서 열리는 종목과 야간 경기만 무관중으로 치르는 절충안이 떠올랐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유관중을 치르겠다는 고집을 좀처럼 꺾지 않았으나, 지난 5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당초 목표로 내세운 과반 의석 확보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자 상황이 급변했다. (관련 기사 : 또 선거 참패한 자민당, 총선 '먹구름'... 스가 교체론 나와)

일본 언론에서는 올림픽 유관중 개최에 대한 민심의 반발이 자민당의 참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쏟아졌고,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총리 체제로는 올가을 총선거를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까지 등장했다.

올림픽이 끝나고 총선거를 치러야 하는 스가 정권과 자민당이 표심을 의식해 결국 전면 무관중 개최 카드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한 고위 간부는 선거 참패에 대해 "여론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불만이 크다"라며 "과학적으로는 일부 경기만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것이 좋지만, 더 이상 정치적으로 버틸 수 없다"라고 무관중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자민당과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관점에서 무관중을 시야에 두고 결정해줬으면 한다"라며 "유관중으로 개최했다가 감염이 확산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일본 최고 감염 전문가 "오래 전부터 무관중 주장해왔다"
 
오시 시게루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회장의 중의원 후생위원회 발언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오시 시게루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회장의 중의원 후생위원회 발언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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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더욱 거세게 압박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의지나 분명한 감염 방지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국민들이 올림픽을 안전한 대회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재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하며, 만약 개최하더라도 무관중으로 치르고 감염 대책을 철저히 세우지 않으면 감염이 비약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18일 자 사설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감염 확산의 우려가 있는데, 하물며 관중까지 받아들인다면 유동 인구가 늘어나 훨씬 위험해진다"라며 "코로나19 사태 하에서 올림픽을 연다면 무관중으로 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의 입장도 여전히 무관중 개최를 지지하고 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오미 시게루 일본 정부 산하 코로나19 대책 전문가 분과회 회장은 이날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여름방학과 명절 연휴, 올림픽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감염이 확산하고 있으며, 이 흐름이 다른 지역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무관중 개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해왔다"라며 "대회 관계자를 비롯해 일부 관중을 들일 수밖에 없어도, 최대한 규모를 줄여서 국민에게 모순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8일 다시 5자 회담을 열어 올림픽 관중 상한 및 무관중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은 23일 개막한다. 

태그:#코로나19, #일본,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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