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느닷없이 캠핑 가자는 선배의 제안에 중미산 자연휴양림을 찾았다. 캠핑 장비라고는 손발이 전부인 내가 이 좋은 기회에 안 따라나설 이유가 없었다.

야영장 1박 사용료는 1만6500원. 그 가격에 이렇게 좋은 곳에서 편하게 하루 쉬다 올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두 끼를 해결할 음식 재료로 몇 만 원만 투자하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서두를 필요도 없다. 오후 3시가 체크인 시간이고 오전 11시가 체크아웃 시간이다. 정오가 지난 시간 아이스박스에 음식을 채우고 내비게이션을 따라 길을 찾아간다. 간단히 챙겨 가져왔다는 캠핑 장비들이 작지는 않았다.

하나둘 짐을 풀고 있는데 지나가는 관리인 말이 우리가 '코로나로 폐쇄되던 야영장 303번 데크의 올해 1호 손님'이란다. 나무 그늘 아래 설치된 데크 위에 쌓인 낙엽들을 나뭇가지를 빗자루 삼아 깔끔하게 쓸어버린 후 텐트를 친다.

비가 올 수도 있으니 방수 덮개를 씌우고 데크 옆에 주공간이 되는 테이블을 설치할 그늘막을 친다. 비도 오지 않는데 굳이 귀찮게 그늘막을 치느냐고 물으니 나무에서 이것저것 떨어지는 것이 있단다. 준비해 놓은 음식 위에 부스러기들이 떨어지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에 '이 모든 오목조목한 장비들의 존재 이유가 다 있구나' 싶었다. 캠핑 하수가 깨닫는 순간이다.
 
타프라고 하는 그늘막이 햇빛가리개 용만은 아니였군요.
 타프라고 하는 그늘막이 햇빛가리개 용만은 아니였군요.
ⓒ 전형락

관련사진보기

 
텐트를 치고 한숨 돌리니 저녁 식사 때다. 밥을 짓고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어느덧 야영장에 어둠이 내린다. 새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살랑 부는 바람을 느끼며 가스 랜턴의 불멍을 때려본다. 인간의 소리는 사라지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 자정이 지나 잠을 청하니 피곤이 밀려와 스르르 잠에 빠진다. 이렇게 숲속의 밤은 깊어간다.
 
캠핑장의 밤은 너무 낭만적입니다.
 캠핑장의 밤은 너무 낭만적입니다.
ⓒ 전형락

관련사진보기


습관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주변 청소를 마치고 곳곳에 산수국 피고 딱총나무 열매 붉은, 산책길을 걸어본다.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더워지기 전 모든 캠핑 장비를 철수한다. 다음 사용을 위해 닦고 털고 잘 정리하여 차곡차곡 차에 옮기면 캠핑은 이제 마무리다. 

샤워장에 온수를 쓰려면 별도로 이용료가 붙는다. 야영장 사용료가 1만6500원인데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우리는 정신 바짝 차려지는 찬물 샤워를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산수국과 딱총나무 열매
 산수국과 딱총나무 열매
ⓒ 전형락

관련사진보기

 
코로나로 몸이 찌뿌듯하거나 마음이 답답하고 도시 생활이 권태로울 때 캠핑 한 번 떠나는 것은 탁월한 선택일 수 있다. 그것이 어렵다면 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이라도 한번 찾아 가족들과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비껴 있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봄이 어떠할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경기도에 사는 55세 회사원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