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4일 현재 35승 36패 승률 0.493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한국시리즈 단골손님이던 두산에게 어울리는 순위가 아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에 위치하고 있는 NC와 2경기 차로 큰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두산이다.
 
두산의 이런 부진의 요인에는 바로 베테랑들의 부진에 있다. 그중에서도 좌완 베타랑 유희관과 두산의 캡틴 오재원의 부진이 뼈아픈 상황이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2일에도 두 베테랑은 부진했다. 지난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유희관은 5.2이닝 동안 8피안타 2피홈런 4실점으로 KIA 타선에게 완전히 공략 당했다.
 
통산 99승 중 KIA를 상대로 무려 18승이나 챙기며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유희관이었기에 이날의 패배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올 시즌 침묵했던 KIA의 타선(팀 타율 0.248-9위)에게 집중 공략당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부진했던 베테랑은 유희관뿐만이 아니었다. 두산의 캡틴 오재원 또한 침묵했다. 8회초 2사 1, 3루 상황에서 박계범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한 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추격의 불씨를 완전히 잠재우는 계기가 됐다. 이후 8회 말 KIA의 타선은 4점을 내며 뒷심 발휘에 성공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오재원이 이날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선 횟수는 단 한 번뿐이기 때문에 패배의 요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승부처 상황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난 건 오재원에게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베테랑 유희관-오재원의 부진으로 인해 팀은 패배의 쓴맛을 보게 됐다.
  
 100승을 목전에 두고 3연패에 빠진 유희관

100승을 목전에 두고 3연패에 빠진 유희관 ⓒ 두산 베어스

 
부진하는 '베테랑' 유희관-오재원
 
유희관과 오재원은 베테랑이자 명실상부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00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유희관은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8.15를 기록 중이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무려 2.12에 달하는 상황.
 
'두산 좌완 투수 최초 1000이닝'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줬던 유희관은 올 시즌 경기 당 4.3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며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도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떨어진 기량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평균 129.1km의 직구를 구사했던 유희관은 올 시즌 직구의 평균 구속은 128.3km로 저하됐다. 힘을 잃은 직구로는 더 이상 타자들을 압도할 수 없었던 유희관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0.399로 굉장히 높다.
 
강점이던 제구에서도 불안함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13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흔들리는 제구 탓에 타자들과의 승부도 길어지고 있다. 타석 당 3.79개의 공을 던졌고, 이닝 당 무려 19.1개의 공을 던지고 있는 유희관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굉장히 취약하다. 올 시즌 득점권에서 유희관은 피안타율 0.345 피OPS 0.967 3피홈런으로 위기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잔루율 또한 62.2%에 불과하며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유희관이다.
 
 올 시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두산의 캡틴 오재원

올 시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두산의 캡틴 오재원 ⓒ 두산 베어스

 
두산의 캡틴 오재원 또한 올 시즌 무기력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는 실책이 2개로 적지는 않지만, 상황에 따라 1루와 2루를 오가며 151.2이닝을 소화하며 전천후 내야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타격에 있다. 38경기에 출장한 오재원은 타율 0.176(68타수 12안타) 5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도 아직까지 없으며, OPS는 0.461에 불과하다. 또한 6번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무려 18번의 삼진을 당하며 타석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찬스 상황에서 굉장히 약한 모습이다. 올 시즌 오재원은 득점권에서 타율 0.053(19타수 5안타) OPS 0.227을 기록 중이다. 중요한 상황에 주로 대타로 출전하고 있는 오재원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무너질까
 
베테랑들의 부진은 두산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유희관의 부진은 두산 선발진 구축에 있어 큰 피해가 되고 있다. 현재 두산은 로켓-미란다-최원준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선발 투수진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을 투수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곽빈, 박정수, 이영하 등 많은 투수들이 선발 투수에 도전했지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유희관 또한 현재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100승을 목전에 두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탓일까, 지금까지 보여줬던 베테랑으로서의 면모는 온데간데없고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고 있는 유희관이다.
 
오재원 또한 두산의 내야진에 꼭 필요한 존재다. FA를 통해 주전 2루수 최주환이 나간 뒤, 두산의 2루에는 빈자리가 생겼다. 물론 박계범과 강승호가 그 빈자리를 준수하게 대체하고 있지만, 두 선수 모두 풀타임 경험이 없다는 것이 변수다. 게다가 박계범은 지난 5월 부상으로 인해 잠시 자리를 비웠고, 강승호는 타격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따라서 현재 두산에게는 베테랑들의 부활이 굉장히 절실하다. 또한 이변이 없는 한 당분간 1군에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과연 두산의 베테랑 유희관과 오재원은 이대로 무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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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두산 베어스 유희관 오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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