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초 인시녜 이탈리아의 인시녜가 유로 2020 8강 벨기에전에서 전반 44분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 로렌초 인시녜 이탈리아의 인시녜가 유로 2020 8강 벨기에전에서 전반 44분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캡쳐

 
A매치 32경기 연속 무패.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 벨기에마저 제압한 이탈리아의 기세가 무섭다. 완벽한 공수 조직력을 선보인 이탈리아는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
 
이탈리아는 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유로 2020 16강전에서 벨기에에 2-1로 승리했다.
 
이탈리아, 바렐라-인시녜 연속골 앞세워 벨기에 제압
 
이탈리아는 기존과 동일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지난 오스트리아와의 16강전과 비교해 아체르비, 베라르디 대신 키엘리니, 키에사로 2명만 바뀐 라인업으로 벨기에에 맞섰다. 이에 반해 벨기에는 지난 16강전서 부상으로 조기 교체 아웃된 데 브라위너가 이날 결장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전반 점유율에서는 이탈리아가 앞서는 형국인 것에 반해 슈팅 기회는 벨기에가 더 많았다. 특히 카운터 어택의 날카로움이 돋보였다. 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데 브라위너가 중앙으로 좁히며 시도한 왼발 강슛을 돈나룸마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 25분에는 루카쿠의 슈팅이 또 다시 돈나룸마의 슈퍼 세이브로 인해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이탈리아의 첫 슈팅은 전반 26분. 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중앙으로 접어놓은 인시녜가 골문을 조준했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이탈리아는 전반 31분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베르통언이 깔끔하게 클리어하지 못하면서 소유권을 이탈리아에게 내줬다. 이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바렐라가 베르통언과 토르강 아자르 사이를 뚫어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이탈리아의 기세가 완전히 올랐다. 전반 44분 인시녜가 틸레망스를 제치며 스스로 공간을 창출했고,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벨기에는 곧바로 추격의 기틀을 마련했다. 도쿠가 빠르고 저돌적인 돌파로 디 로렌초에게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반 47분 키커로 나선 루카쿠가 성공시키며 전반을 1-2로 마감했다.
 
후반 1분 키에사의 슈팅이 불발로 그친 이후 후반 초반 다소 소강 상태의 흐름이었다. 후반 15분 데 브라위너의 낮게 갈아준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루카쿠가 슈팅했지만 골로 연결될 뻔한 공을 스피나촐라가 빠르게 커버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탈리아는 후반 내내 에너지 넘치는 활동량과 전방 압박으로 벨기에의 빌드업을 억제했다. 후반 20분 스피나촐라, 후반 23분 인시녜의 연속 슈팅으로 벨기에의 골문을 지속적으로 두들겼다.
 
벨기에는 틸레망스, 뫼니에 대신 메르턴스, 샤들리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벨기에가 따라잡을 기회는 여럿 있었다. 후반 26분 왼쪽에서 샤들리가 크로스를 올렸고, 루카쿠의 머리와 토르강 아자르의 다리에 완벽하게 닿지 않으면서 기회를 무산시켰다. 교체 투입된 샤들리가 5분 만에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프라트를 교체 투입하는 악재를 맞았다.
 
이탈리아도 임모빌레, 베라티, 인시녜, 스피나촐라를 불러들이는 대신 크리스탄테, 벨로티, 베라르디, 에메르송을 투입해 기동력과 체력 보강에 힘썼다.
 
벨기에 공격의 활력소를 불어넣은 선수는 도쿠였다. 후반 37분 왼쪽에서 중앙으로 좁혀들어오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 위로 벗어났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수비 집중력은 끈질기고 견고했다. 벨기에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흔들림 없이 한 골 차를 지켜내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약점 찾기 어려운 이탈리아의 행보, 53년 만에 우승 적기
 
과연 이탈리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2018년 9월 포르투갈전 이후 무려 2년 10개월 동안 패배하지 않고 있다. 자그마치 3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다. 한편으로는 우승후보에 준하는 강팀과의 경기가 없었기에 가능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그래서 이번 벨기에와의 8강전은 이탈리아에게 시험대와도 같았다.
 
이탈리아의 공수 조직력은 탄탄하면서도 안정적이었다. 비록 월드클래스 선수는 없지만 잘 조직된 시스템 속에 팀 단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로 무장한 '골든 제네레이션' 벨기에는 이탈리아보다 조직력 측면에서 현저하게 밀렸다.
 
이날 이탈리아는 2-1이라는 점수도 점수지만 슈팅수 14-10, 볼 점유율 54%-46%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뿐만 아니라 패스성공률은 88%를 기록, 벨기에의 83%보다 훨씬 높았으며, 469개의 패스 가운데 303개가 벨기에 진영에서 이뤄졌다. 반면 벨기에는 372개의 패스 중 겨우 161개만 이탈리아 진영에서 성공시켰을 뿐이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5전 전승, 11득점 2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8강에 생존한 팀 가운데 가장 난적이었던 벨기에를 제압하면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했다.
 
월드컵에서는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한 것에 반해 유로에서는 1968년 자국에서 열린 한 차례 정상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유로에서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이탈리아가 53년 만에 우승할 수 있는 적기를 맞았다.
 
유로 2020 8강전 (풋볼 아레나 뮌헨, 독일 뮌헨 - 2021년 7월 3일)
벨기에 1 - 루카쿠(PK) 47+'
이탈리아 2 - 바렐라 31' 인시녜 44'

 
선수 명단
벨기에 3-4-3 : 쿠르투아 - 알더베이럴트, 베르마엘렌, 베르통언 - 뫼니에(69'샤들리, 74'프라트), 틸레망스(69'메르턴스), 비첼, T.아자르 - 데 브라위너, 루카쿠, 도쿠
 
이탈리아 4-3-3 : 돈나룸마 - 디 로렌초, 보누치, 키엘리니, 스피나촐라(79'에메르송) - 조르지뉴 - 바렐라, 베라티(74'크리스탄테) - 키에사(91+'톨로이), 임모빌레(74'벨로티), 인시녜(79'베라르디)

 
*이탈리아, 유로 2020 5경기 결과
3-0승 vs 터키
3-0승 vs 스위스
1-0승 vs 웨일스
2-1승 vs 오스트리아
2-1승 vs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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