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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 울산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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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산업공단과 바다가 없어 지역의 상권이 주 경제인 울산 중구. 지난 2013년 혁신도시 내 백화점 건립이 발표된 후 8년 만에 물거품이 되자 울산 중구청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관련기사 : 신세계 '49층 주상복합' 계획에 울산 중구청장 "시민 우롱, 사과하라").

당초 백화점 건립을 목적으로 부지를 매입한 (주)신세계측이 지난 6월 28일, 돌연 울산 중구혁신도시 내의 당초 백화점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은 상업시설, 지상 3∼49층에는 오피스텔 1440실을 조성한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다.

이에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은 지난 7월 1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울산 중구민들이 기대를 갖고 8여 년동안 기다렸지만 당초 약속과는 딴판인 이익추구의 오피스텔이 주를 이루고, 쇼핑과 편의시설은 지역 소규모 마트 수준 규모의 상업시설"이라면 "이는 울산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중구청장은 신세계의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을 향해 "정 부회장은 울산시민을 우롱한 행위에 대하여 정중히 사과하고 현 상황에 대해 9월 30일까지 공식입장과 향후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몇 시간 뒤인 이날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울산 중구지역위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중구 혁신도시에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겸한 백화점을 짓겠다는 약속을 어긴 신세계는 부지를 즉각 반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이 1일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3주년을 맞아 민선7기 성과와 향후 구정운영 방향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박태완 중구청장은 중구혁신도시 내 주상복합 계획을 발표한 신세계에 대해 "신세계 측은 시민에게 사과하고 당초 약속한 시설 입점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이 1일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3주년을 맞아 민선7기 성과와 향후 구정운영 방향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박태완 중구청장은 중구혁신도시 내 주상복합 계획을 발표한 신세계에 대해 "신세계 측은 시민에게 사과하고 당초 약속한 시설 입점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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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울산 중구지역위는 "신세계는 2013년 이 부지를 매입하면서 단순한 쇼핑 시설이 아닌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울산 최대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짓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동안 미루다 수익성을 극대화하려고 주거시설을 짓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울산 중구 지역구인)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이런 사실을 밝히며 '신세계백화점 측 결단과 진행에 감사하고 준공까지 책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중구민 신뢰를 저버린 신세계에 대해 이런 입장을 밝힌 박 의원에게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측이 지난 6월 28일 울산 중구 혁신도시내에 오피스텔 등 주상복합 건립 계획을 발표한 장소가 국민의힘 울산 중구 당협이며, 배석자가 지역구인 박성민 국회의원이었다는 점, 또 이날 박성민 의원이 신세계 측 발표에 감사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신세계, 허가권자인 지자체는 배제하고...

지난 6월 28일 ㈜신세계가 밝힌 '울산부지 개발계획'은, 2021년 12월 사업 방향을 정하고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2022년 6월에 설계 및 인허가, 2023년 7월 착공에 돌입한다고 했다.

여기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준공까지 책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나섰다. 또 다른 배석자들이 울산 혁신도시 발전연합회라는 단체의 회장 등 임원진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만일 울산 중구 혁신도시에 오피스텔 1440실을 포함한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다면 이에 대한 인허가 권자는 지자체다. 그런데도 대규모 건설 사업 발표에 정작 허가권자는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은 "당초 주민들에게 약속한 시설을 주민의 대표기관이자 인·허가 관청인 울산시와 울산 중구를 배제하고, 아무런 대표성이 없는 일부 주민들을 앞세워서 여론을 선점 하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렇다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왜 신세계의 주상복합 건물을 찬성하는 것일까.

앞서 박 의원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21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박성민 의원은 ㈜신세계 측과 수 차례 사전회의와 미팅을 가지며 지속적으로 혁신도시 내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울산 혁신도시 내의 신세계 부지에 대한 조속한 개발을 강력하게 요청해왔다"고 알렸다.

이어 "이에 ㈜신세계는 박 의원과 함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신세계만의 차별화 컨셉으로 이마트트레이더스, 토이킹덤, 몰리스펫샵, 서점, 키즈 영어카페 등 편의시설과 주민 참여형 문화, 교육시설 등이 포함한 상업시설과 주거가 결합된 대규모 복합 개발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는 지난 2013년 5월, 울산 혁신도시 내의 약 2만4300㎡ 규모 백화점 부지를 555억원에 매입했다. 이 부지는 현재 요지가 됐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부지를 매입한 사업목적은 백화점 입점이다. 신세계 측은 입점 후 지역주민 직원 우선 채용 및 지역특산물 개발·판매 지원 등 사회공헌사업 적극 검토할 계획을 밝혔다. 당시 울산 중구 혁신도시 내에 건설중이던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편의시설 출점에 따른 개인 보유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과 생활편의 증진으로 환영 분위기였다.

하지만 백화점 입점이 지연되면서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입점 여부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관련 민원도 잇따르는 등 다양한 문제가 야기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태완 구청장은 그해 8월 신세계 측을 방문해 "현재 신세계 측이 매입한 부지에 대한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의 정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혁신도시 내 매입한 부지와 관련해 부지 활용을 놓고 지역 상권에 적합한 사업체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사업 방향이 결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최적의 사업체 형태를 찾기 위해 최근 울산혁신도시 부지를 대상으로 전문 용역 업체를 통한 컨설팅(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 방향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후 3여년이 지나도 진척이 없자 중구 일자리경제국장과 관계 공무원 등이 다시 올해 2월  신세계 본사를 찾아 중구혁신도시 내 신세계백화점의 조속한 건립을 촉구했다.

이에 신세계 측은 "상반기 중에 주거와 판매, 문화시설이 포함된 큰 틀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세부 계획은 하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상반기에 기본계획이 도출되면 경영진이 울산 중구를 방문해 중구, 울산시와 협의를 거쳐 세부적인 계획을 하반기에 완료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상반기가 끝날 무렵인 6월 28일, 신섹 주상복합건물 건립 발표를 위해 방문한 곳은 중구와 울산시가 아닌 국민의힘 지역구 당협사무실이었다. 신세계 측이 함께 발표한 쪽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었다. 

태그:#울산 중구,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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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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