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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3일 오후 10시 30분] 
 
경기도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생산 중인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
 경기도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생산 중인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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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를 시중 유통 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결과, 서울시는 진단키트 11만 개를 시중 최저가보다 개당 100원 비싸게 사들였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제약업체인 휴마시스가 생산한 코로나 진단키트 20만여 개를 공급받았다. 진단키트 보급은 오세훈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었다. 서울시가 납품받은 제품은 포장 종류에 따라 두 가지 형태였다. 낱개 기준으로 5개가 1세트로 묶인 제품은 총 11만7805개, 25개가 1세트인 제품은 8만3600개였다. 

모두 같은 종류의 진단키트였지만, 포장 형태에 따라 공급 가격은 각각 달랐다.
5개 세트 제품의 1개당 가격은 5390원, 25개 세트 제품은 4180원을 각각 지급했다. 서울시가 구매한 20만개 키트의 개당 평균 구매가격은 4887원이다. 5개 세트의 경우,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포장이 이뤄져 단가가 비쌌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급 현장 상황에 맞춰 25개 세트는 물류센터, 5개 세트는 콜센터 등에 보급했다"고 말했다.

시중 보다 최대 1400원 비싸게 준 서울시

그런데 현재 시중에 팔리고 있는 진단키트 가격은 서울시의 5개 세트 제품의 공급가격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판 제품은 서울시에 공급한 것과 같은 휴마시스 제품이다. 지난 1일 기준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휴마시스 코로나 진단키트의 가격은 최저 2개당 10580원(다나아팜)에 거래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가격비교 검색에서 나타난 진단키트 가격. 서울시가 구입한 키트 1개당 평균 가격(4887원)보다 800원 이상 저렴하다.
 포털사이트 가격비교 검색에서 나타난 진단키트 가격. 서울시가 구입한 키트 1개당 평균 가격(4887원)보다 800원 이상 저렴하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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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제품의 개당 5290원으로 서울시가 사들인 5개 세트 가격(개당 5390원)과 비교하면, 100원 정도 저렴하다. 서울시가 구매한 5개 세트가 포장 인건비를 반영하면서 가격이 비싸진 점을 감안하면, 2개 세트 가격은 더 비싼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는 11만개 수량을 대량 구매했기 때문에, 더 싸게 구입할 여지도 분명히 있었다. 지난달 21일 열린 서울시의회에서도 같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영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진단키트를) 20만 개 구매하는데 인터넷에서 하나 구매하는 것보다 비싸게 구매하고 계약서도 안쓰고"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을 상대로 "인터넷에 들어가보세요 20만 개 구매하면 보통 몇프로 싸게 합니까"라며 "임상실험도 계속 진행하는 것을 20만 개 덜커덩 샀는데 인터넷에 낱개 구매보다 비싸게 샀다"고 질타했다.  

사업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구매를 추진하면서 탈이 난 셈이다. 서울시는 진단키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납품받는 등 기본적인 행정 절차도 무시해 비판을 받았다. (관련 기사 : "시장님 관심사안이라"... 계약서도 없이 진단키트 산 서울시)

김인제 서울시의회 의원은 "서울시가 바가지를 쓰고 제품을 산 건인데, 그만큼 진단키트 사업이 시급했던 사안이었나"라고 반문하면서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추진해 바가지를 쓰고 그 과정에서 예산 집행 과정도 부실해, 하나의 나쁜 선례가 됐다"고 꼬집었다.

서울시가 뒤늦게 제품 가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소용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체에 항의했는데, 자기들은 (시중에) 그렇게 싸게 공급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명확한 답변을 얻진 못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도 키트 공급업체인 휴마시스 입장을 듣고자 대표 전화번호로 수차례 연락했지만, 업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바가지'를 쓰면서 무리하게 추진했지만, 진단키트 사업이 계속 추진될지도 미지수다. 정상훈 서울시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진단키트사업 계속 진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건 결정이 안됐다"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이 사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인제 의원은 "서울시가 수요 조사도 제대로 안한 셈인데, 예산 낭비를 떠나 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역 흐름과는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을 고집한 것으로 당장 폐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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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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