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이 고심하고 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이 고심하고 있다. ⓒ 박장식

 
무난한 국가대표 수성이 예상되었던 강릉시청 '팀 킴'(스킵 김은정)과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 앞에 암초가 나타났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전에서 무난한 3연승을 거둔 강릉시청과 경북체육회가 4차전에서 동시에 일격을 당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1차전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4개 팀이 모두 두 번씩 맞붙는 더블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진행되는 2차전에서 강릉시청과 경북체육회는 나머지 다른 팀들을 모두 눌렀다. 

연승가도를 달리던 강릉시청에 일격을 가한 것은 춘천시청(스킵 김민지), 경북체육회에 훅을 날린 선수들은 서울시청(스킵 이정재)이었다. 춘천시청은 2차전에서 강릉시청에 1패만을 기록했고, 서울시청 역시 경북체육회에 1패만을 기록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통쾌한 복수극을 펼친 것이다.

강릉시청과 경북체육회, 무난한 '수성' 예상되었지만...
 
앞서 6월 30일과 7월 1일 오전까지 진행되었던 더블 라운드로빈 1차전 3연전에서 강릉시청과 경북체육회는 모든 경기를 승리했다. 특히 강릉시청은 2020년 한국선수권부터 시작된 16연승을 이어갔다. 경북체육회 역시 팀을 재정비한 후 처음 나선 공식 대회인 한국선수권에서 9연승을 달렸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경북체육회의 김창민 선수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경북체육회의 김창민 선수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여자부 강릉시청은 1드로우에서 춘천시청(스킵 김민지)을 상대로 5-3의 승리를 거뒀다. 특히 1점씩을 주고받던 흐름에서 막판 빅 엔드가 강릉시청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강릉시청은 2드로우에서 경기도청(스킵 김은지)을 6-4의 스코어로 꺾고, 3드로우에서 송현고(스킵 김지수)를 상대해 10-7로 눌렀다.

남자부 경북체육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 드로우에서 서울시청을 만나 타격전 끝에 12-7로 승리를 가져간 경북체육회는 2드로우, 3드로우에서는 경기도컬링경기연맹(스킵 정영석)과 강원도청(스킵 이기정→박종덕)을 만나 각각 10-2, 7-3의 큰 점수차로 승리를 거두었다.

강릉시청은 이미 1차전에서 최종 우승을 거둔 바 있었고, 경북체육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남자부 경기도컬링경기연맹과 송현고등학교가 전패 속 하위권으로 처진 탓에 2차전 최종 1위는 이미 3승을 확보한 경북체육회와 강릉시청이 가져가며 3차전 없는 국가대표 선발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했다.

도리어 3차전 종료 시점에서 2승 1패, 1승 2패를 달리고 있는 서울시청과 강원도청, 그리고 춘천시청과 경기도청이 2위 싸움을 두고 혼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 역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4차전 경기가 끝나며 그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경기 하나가 바꾸어놓은 혼전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경북체육회에 일격을 가한 서울시청.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경북체육회에 일격을 가한 서울시청. ⓒ 박장식

 
경북체육회와 강릉시청의 독주 양상이 갑작스럽게 바뀐 것은 1일 저녁 열린 더블 라운드로빈 2차전 첫 경기에서였다. 두 팀이 함께 고전을 펼치며 일격을 당한 것.

강릉시청은 춘천시청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고전했다. 특히 선수들이 샷이나 드로우에서 난조를 보이며 득점 생산에 아쉬운 상황을 연출하곤 했다. 강릉시청의 결정적인 샷들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서 하우스를 그대로 빠져나가거나, 원하는 스톤을 쳐내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반면 춘천시청은 경기 후반 강릉시청을 상대로 두 점의 스틸을 따내는 등 좋은 공격력을 펼쳤다. 결국 10엔드까지 간 싸움에서 강릉시청이 패배를 거두며 6-3으로 춘천시청이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와 동시에 강릉시청은 국내 경기 17연승 도전을 마감해야만 했다.

경북체육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북체육회는 서울시청을 만나 결전을 펼쳤다. 한 점씩을 주고받으며 신중한 가운데에서 경기를 펼쳤다. 7엔드까지 한 점씩을 주고받던 싸움은 경북체육회가 8엔드 두 점을 앞서나가며 균형이 깨졌고, 서울시청 역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9엔드 경북체육회에 맞서 서울시청이 한 번에 엄청난 점수를 내는 성과를 거뒀다. 하우스 안에 7개의 스톤이 놓여 있던 혼전 상황에서 이정재 스킵이 투구한 라스트 스톤이 경북체육회의 스톤만을 모두 빼내며 서울시청에 다섯 점을 안겨다 준 것이다. 이 스톤으로 경북체육회는 경기를 포기하고 악수를 청해야만 했다.

4드로우의 결과로 경북체육회와 서울시청이 3승 1패씩을 가져가며 경북체육회의 변함없는 1위 수성이 깨졌고, 강릉시청 역시 춘천시청과 3승 1패 전적을 나눠가지며 공동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두 팀이 이어가던 무패 행진이 2차전 첫 경기에서 깨져버린 것이다.

그런 충격을 뒤로 하고 2일 오전 이어진 5드로우에서도 혼전은 이어졌다. 남자부 경북체육회는 경기도컬링연맹을 상대로 9-6의 스코어로 승리했고, 강원도청은 서울시청에 8-3으로 승리했다. 순위 역시 경북체육회가 단독 1위로 복귀한 가운데, 서울시청과 강원도청이 3승 2패씩을 가져가며 공동 2위에 오르며 '수 싸움' 양상이 펼쳐졌다.

여자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자부는 춘천시청이 송현고를 상대로 6-4로 승리한 데 이어, 강릉시청도 경기도청과의 리매치에서 7-4로 값진 승을 거두며 두 팀이 모두 공동 1위 자리를 지켰다. 

최종전 '경우의 수'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강릉시청에 일격을 가한 춘천시청 선수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강릉시청에 일격을 가한 춘천시청 선수들. ⓒ 박장식

 
이런 만큼 최종전에서의 '경우의 수'가 중요해졌다. 강릉시청과 경북체육회의 국가대표 수성 확정인지, 다른 팀이 1위를 차지하며 또다른 싸움의 양상이 펼쳐질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여자부의 경우 최종전에서 만나는 강릉시청과 송현고의 경기에서 강릉시청이 승리를 거두고, 춘천시청과 경기도청의 경기에서 춘천시청이 승리하면 3일 열리는 순위결정전을 통해 승패를 가른다.

남자부 역시 경북체육회와 강원도청의 경기에서 강원도청이 승리하고, 서울시청이 경기도연맹을 상대로 승리하면 세 팀이 공동 1위에 오른다. 이렇게 되면 LSD(라스트 스톤 드로우)로 순위를 결정하고, 그중에서 1, 2위 결정전을 따로 치러야 하는 등 변수가 적잖다.

그런 만큼 국가대표행 '막차'를 잡으려는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춘천시청 김수진 선수는 "혜린이가 샷을 잘 한 덕분에 강릉시청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경기도청은 앞서 1차전에서 아쉽게 패했으니, 꼭 승리해서 3차전까지 이뤄내고 싶다"고 결심을 다졌다. 특히 김수진 선수는 "지금 전력은 70~80퍼센트 정도 올라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강원도청 박종덕 스킵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라운드에서 강원도청 박종덕 스킵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강원도청의 이기정 선수와 이기복 선수도 마찬가지이다. 이기정 선수는 "팀 구성이 새롭게 되었는데, 국가대표 선발전이 처음이었던 탓에 아쉬움이 많았다. 여자 팀과 교류전 외에는 경기를 치르기 어려웠으니 경험 부족도 컸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이기정 선수는 1차전에서 스킵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2차전 중간에 박종덕 선수에게 스킵 자리를 돌려주었다. 이에 이기정 선수는 "4인조에서 서드는 많이 해봤는데, 이번 대회 스킵으로 나선 것이 처음이니 아쉬움과 어려움이 많았다. 고민 끝에 종덕이 형과 이야기를 통해 다시 형이 스킵을 보게 되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럼 2차 대회 최종전에 나서는 각오는 있을까. 이기복 선수는 "누구보다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 앞으로도 기회는 많겠지만 특히 이번이 집중된다. 어떤 걱정 없이 잘 치르고 싶다"고 말했고, 이기정 선수 역시 "이런저런 일들 탓에 잡 생각이 많았지만 변명이 될 수 없다. 내가 부족한 것이라 생각한다. 최종전에는 부담을 내려놓고 후회 없이, 모든 힘을 쏟아붓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 대회 최종전은 2일 오후 7시에 열린다. 드로우 중 여자부 경기는 유튜브 '컬링TV'를 통해 중계되어, 국가대표 수성이냐, 또다른 혼전이냐를 두고 많은 스포츠 팬들이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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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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