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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출연한 세월호유족 김영오씨도 "아픔이 해소되고 상처 치유되길" 소감 
 
사진은 지난 6월 26일 열린 영화 ‘태안’ 상영회에서 구자환 감독(왼쪽)과 김영오 씨(오른쪽)가 상영에 앞서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과 김영오 씨 사진은 지난 6월 26일 열린 영화 ‘태안’ 상영회에서 구자환 감독(왼쪽)과 김영오 씨(오른쪽)가 상영에 앞서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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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양쪽(민간인 희생자, 자유수호 희생자)의 유족분들이 아직은 불편한 사이다. 궁극적으로 그분들이 화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전쟁기 충남 태안 민간인희생자들의 아픔을 그린 영화 '태안'을 연출한 구자환 감독의 일성이다.

6.25한국전쟁 전후로 태안반도의 최남단 고남면 영목항에서부터 최북단 이원면 만대에 이르기까지 억울하게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한과 희생자 유족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 '태안'이 유족들 앞에 선보였다.

<태안신문>이 주최하고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의 주관으로 태안작은영화관에서는 '아픔의 역사 바로알기 공동체 영화 무료상영'의 일환으로 영화 '태안'이 상영돼 70년 세월 동안 아픔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의 생생한 증언과 한이 스크린 밖으로 흘러나왔다. 무료영화의 첫 상영은 지난 6월 26일 시작됐으며, 앞으로 태안군 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세차례 더 상영할 예정이다.

'아픔의 역사 바로알기 공동체 영화 무료상영'은 태안문화예술곳간 '우리동네', 그리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영화 '태안'은 그동안 가편집본을 연출자와 출연자가 시사하는 '기술시사회'와 최종 완성본이 아닌 영상을 태안유족들 앞에서 선보인 적은 있지만 극장 상영 전 최종 완성본을 태안유족들에게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큐영화 '태안'은 1950년 7월 이후 같은 해 12월까지 부역혐의자와 보도연맹사건으로 희생된 1200여 명의 태안민간인희생자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1950년 당시 태안에서는 7월부터 보도연맹에 대한 학살이, 9월부터는 적대세력에 대한 학살이, 10월부터 12월까지는 부역혐의자에 대한 학살이 자행됐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 열린 영화 ‘태안’ 상영회에서 가세로 군수가 구자환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김영오 씨(맨 오른쪽)를 소개하고 있다.
▲ 민간인희생자 아픔을 다룬 영화 "태안" 상영회에 참석한 가세로 태안군수 사진은 지난 6월 26일 열린 영화 ‘태안’ 상영회에서 가세로 군수가 구자환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김영오 씨(맨 오른쪽)를 소개하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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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상영에 앞서 무대 앞에 선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은 짤막하지만 강한 메시지로 참석자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화해'를 키워드로 말문을 연 구 감독은 "한쪽은 국가가 보호해야 할 국민들을 법적 절차 없이 국가가 죽여 버린 것이고, 다른 한쪽은 국가가 의무상 보호해야 할 책임 있는 국민들을 보호하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는 양쪽 유족분들이 당장에 서로의 아픔이 있기는 하겠지만 반목할 수 있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구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드러내고, 이 영화가 각각의 유족분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유족들과 동질의 아픔을 가진 분"이라며 구 감독이 적극 구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화 '태안'에도 출연한 세월호 유민아빠 김영오씨도 구 감독과 함께 무대에 섰다.

김씨는 "'태안'이라는 영화로 아픔이 해소되고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치유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진심으로 (양측이) 화해 모드로 갔으면 좋겠다"며 구 감독과 궤를 같이 했다.

이어 김씨는 "'태안'이라는 영화가 그동안 한국전쟁의 실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고, 외부에도 진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영화 태안, #민간인희생자, #보도연맹, #부역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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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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