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에서 출가한 수행자로서 현재는 충북 청주에서 한국의 대중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바른 명상법으로 여러분도 이루고 싶은 일을 잘 이룰 수 있길 빕니다.[편집자말]
높은 목표를 갖고 수행해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 명상의 아홉 단계 높은 목표를 갖고 수행해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 현안스님

관련사진보기


명상을 한다면 삼매의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삼매는 산스크리트어로 '선정의 힘'을 뜻합니다. 명상이나 여러 수행법으로 선정의 단계가 높아지는 건 건물에 새층을 올릴 때 엘리베이터가 추가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높은 단계에서 더 높은 층으로 갈 수 있어 아래층보다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세상을 불교에선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욕계, 색계, 무
색계입니다. 욕계란 마음의 경계인데,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는 대부분 욕계의 경계에 있으며, 산란한 마음을 갖고 평생을 지냅니다. 여기에선 다섯가지 욕망이 급증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색욕: 또는 성욕. 인류에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는 욕구
명예욕: 인정과 찬양을 받고 싶은 욕망
식욕: 필요에 의해 음식을 먹기 시작하지만, 방종이 돼버리기도 함. 
수면욕: 몸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 더 많이 먹을수록 더 많이 자야  함.
재물욕: 흔히 이를 성공의 기준으로 봄.

마음이 욕계에 정체되면 집중이 어렵고, 선정의 힘이 없다고 봅니다. 장시간 어떤 것에도 마음을 모을 수 없습니다. 어떤 수행법이든 바르게 하면 비교적 쉽게 욕계에서 벗어나 색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초선은 첫 선정의 단계이며, 일시적으로 식욕, 수면욕, 성욕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욕구를 완전히 잘라내진 못해도, 초선에 들어가면 욕구가 잠잠해 집니다. 그러다 삼매에서 나오면 욕구가 재가동됩니다. 이를 "분리되어 생기는 환희로운 곳"이라고도 부릅니다. 처음으로 욕계의 집착과 걱정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안락을 경험합니다. 

그다음은 이선이며, "선정이 생겨 오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 불립니다. 이 단계에서는 앉든, 이야기하든, 걸어가든 초선보다 더 깊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계속하면 삼선에 도달할 것이며, "환희를 떠나서 미묘하게 안락한 곳"이라고 불립니다. 여기선 거친 생각이 멈추며, 참선하지 않아도 거의 항시 기분이 꽤 좋습니다. 이건 선정의 힘에서 오는 안락입니다. 

끝으로 색계의 마지막이 사선이며, "생각을 버려서 청정한 곳"입니다. 여기선 미세한 생각도 멈춥니다. 색계에서는 특별한 능력이 개발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미세한 집착이 있습니다.  

여기서 수평적 개발에 대한 위험성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각 단계별로 환상적인 안락이 있는데 특히 삼선에서 더 그렇습니다. 많은 이가 수직적으로 진전하는 대신 새로 발견한 능력과 안락을 즐기면서 머무르길 좋아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기분이 좋아지면서,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한 곳에 정체합니다. 앞으로 진전하려면 적절한 기술과 방법이 필요합니다. 정체를 피할 수만 있다면, 무색계로 벗어날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색계에서 무색계로 도약하려면 버려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게 매우 어렵습니다. 

무색계도 네 단계로 오정, 육정, 칠정 그리고 팔정이라 부릅니다. 불교 관점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이 단계를 넘어 구정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아홉 단계는 각 수준의 지혜와 관련이 있습니다. 예로 초선에 도달하면 한 형태의 지혜와 해방을 경험하며, 일시적으로 성욕, 식욕, 수면욕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이 정도는 바른 방법만 있으면 쉽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혼자해도 상관 없지만 더 멀리 가려면 반드시 뛰어난 스승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스승을 만나면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홀로 수행하면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고, 되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삼선에 도달하면 반드시 스승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삼선 이상 넘어가는게 매우 어렵고, 주로 삼선 수행자는 자신감으로 꽉 차 있습니다. 이게 삼선의 함정입니다. 삼선에선 자신이 다 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같은 자리에서 돌고 돕니다. 하지만 미리 준비시켜 놓으면 비교적 쉽게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 아홉 단계에 도달해야만 진정으로 출세간 지혜가 시작된다고 봅니다. 결가부좌로 앉지 않아도 구정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 이상 가고자 한다면 결가부좌로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정이나 그 이상에서는 그 경험이 진정으로 묘하고 불가사의할 것입니다.

태그:#선정, #삼매, #참선, #명상, #현안스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에서 영화스님의 제자로 출가했고,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정진하며 선 명상과 대승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